|
옛날 농담이 있다. 맛을 설명하기 어려우면 '닭고기 맛'이라고 말하라고. 그러나 치킨이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옛날 치킨은 맛도 좋고 비쌌다. 작가 마크 샤츠커(Mark Schatzker)가 책 "도리토 효과(The Dorito Effect)"에서 밝혔듯이 1948년 치킨을 더 두툼하게, 덜 맛있게 만들기 위한 경연을 벌이면서부터 이 모든 것이 바뀌게 되었다.
오늘날 치킨 맛의 밋밋함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 보라.
캔자스주 맥퍼슨타운에는 크레비엘스 미츠(Krehbiels Meats)라는 정육점이 있다. 그곳에서 얼마 전 치킨을 구입했던 한 할머니가 눈물을 흘렸다. 일반 치킨보다 다리는 더 길고 가슴은 작으며 피부는 더 노랗고, 등 뒤에는 70대 할머니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닭의 품종 이름인 'Barred Rock'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이 품종의 닭은 1950년대 이후 거의 사라진 품종이지만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길러졌다. 방목되면서 풀, 잎, 씨앗, 벌레 등 부리로 쪼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었다. 할머니는 이 치킨을 사서 위치타까지 남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가 흥분하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48년의 결혼 생활 동안 치킨은 언제나 실망만 안겨 줬기 때문이다. 문제는 닭고기와 만두였다.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였지만 할머니가 그걸 만들 때마다 남편의 평은 항상 똑같았다. "어머니가 해주신 것처럼 맛있지 않아."
할머니는 요리법을 바꿔보았다. 다른 재료도 사용해 보았다. 그러나 수십년 동안 남편의 평가는 변함이 없었다. 결혼 생활이 거의 반세기나 되었는데도 남편은 여전히 어머니의 치킨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운명처럼 여겨졌다.
이유야 어떻든 할머니는 크로비엘스 정육점(Krehbiels)에서 구입한 'Barred Rock' 품종 치킨으로 한 번 더 치킨과 만두(dumpling)를 만들어 보았다. 이번에는, 남편이 깜짝 놀랐다. 만두를 입에 넣더니 50년 동안이나 기다렸던 얘기를 토해낸 것이다. 보더니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놀랐다. “이게 바로 어머니가 해주셨던 치킨과 만두 맛이야!" 라고.
할머니가 울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 이야기다. 할머니는 이 닭을 키운 농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보닭을 키우는 선한목자양계장의 Frank Reese라는 농부였다. 한 번도 만난적도 없고 얘기를 나눈 적도 없던 농부였다. 할머니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무나 감사해서 그냥 전화드리고 싶었어요."
전혀 예전 같지 않은 맛
할머니의 실수는 할머니의 조리법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조리기구나 오븐, 만두피의 두께, 육즙, 사용한 소금과 향신료의 양, 수돗물의 경도, 가정 요리사가 의심할 만한 그 어떤 것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동안 문제는 치킨 자체의 맛에 있었다.
이는 우리가 자주 듣는 불평이다. 예전과 같은 맛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과거의 장미빛 추억으로 또는 미뢰가 잘못되어서 그런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게 잘못 된 게 아니다. 음식이 바뀐 것이다.
치킨이 밋밋해진 것은1948년 3월 메릴랜드주 이스턴에서 시작되었다. 이 때의 거대한 행사에서 수십년 동안 수프, 육수, 닭찜의 맛이 결정된 것이다.
내일의 치킨(Chicken of Tomorrow) 콘테스트는 하워드 피어스(Howard 'Doc' Pierce)가 생각해낸 행사인데 그는 당시 가장 큰 식료품 체인 중 하나인 A&P Food Stores의 전국 가금류 연구 책임자였다.
치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1940년대 후반은 최고의 시기이기도 했지만 또한 최악의 시기였다. 막 끝난 제2차 세계 대전은 양계 농부들에게 좋은 일이었다. 적색육이 배급되면서 미국인들이 먹는 치킨의 양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피어스는 치킨소비의 급증이 내려앉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피어스는 그런 일을 막고 싶었다.
1940년대의 치킨은 오늘날과 같지 않았다. 오늘날 기준으로 볼 때 비쌌고, 치킨은 종종 계란 산업의 부산물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크기로 나왔다. 어린 브로일러 치킨(broiler chicken)이 있었는데 어떤 것은 무게가 700그램밖에 안될 정도로 작았다. 이 치킨은 너무 부드러워서 브로일러라는 조리기구로 구워야 했다. 다음에 나오는 것이 프라이어(fryer)였다. 조금 더 크고 덜 부드럽지만 여전히 작았다. 프라이어 다음에는 로스터(roaster)가, 마지막으로 파울(fowl)이 나왔다. 파울은 노계로 너무 질겨서 수프와 스튜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화요일 저녁 빠르고 쉽게 식사를 염두에 두었다면 브로일러나 프라이어가 필요했었다. 둘 다 필요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돈도 들었을 것이다.
피어스는 이 나라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부드럽고 큰 가슴을 가진 닭의 꾸준한 공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A&P는 1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완벽한 모습의 닭 밀랍 모형을 전국에 보냈다. 가장 빨리 자라고 밀랍모형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닭들을 키워내는 사람은 누구나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1946년과 1947년에, '내일의 치킨' 지역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닭들은 1948년 전국 대회에 초청되었다. 이렇게 하여 25개 주의 31,680개의 계란이 메릴랜드의 부화장으로 가게 된 것이다. 일단 부화된 병아리는 동일한 우리에서 최소 20%의 단백질, 3.5%의 지방 및 7%의 섬유질이 함유된 비밀 사료로 키웠다.
12주 하고 2일이 지난 후, 이 닭들은 결승선을 넘게 되고 도살되었다.
내일의 치킨
호감이 가지 않는 밝은 조명 아래서 닭은 털이 뽑히고 크기의 균일성, 피부의 질, 길이, 가슴의 두께와 크기, 그리고 부화율, 사료 효율 및 평균 중량과 같은 특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우승은 캘리포니아 밴트레스 부화장이 차지했다.
평균 3.75파운드(1.7kg)의 덩치에 사료 효율은 3.17점으로 닭 1파운드당 3파운드가 조금 넘는 사료가 들었다.
이것이 "개선"이라고 부르는 농업형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선은 이미 수십 년 동안 느린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1923년에 닭을 4.7의 사료 효율과 2.2파운드(1 kg)의, 비교적 작은 살아있는 "브로일러" 무게로 만드는 데 16주가 걸렸다. 1933년에는 같은 브로일러가 몸무게가 0.5파운드 증가했는데, 그렇게 하는 데 2주가 덜 걸렸다.
1943년에는 브로일러가 12주에 평균 3파운드(1.36kg)가 되었다. 그러나 이 밴트레스 치킨은 놀라운 점이 있었다. 다른 치킨들보다 대략 1파운드(450g) 정도 더 무거웠을 뿐만 아니라, 적은 사료로 어떻게든 그렇게 큰 체중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기적의 닭들이었다.
이 기적의 닭들은 어떤 맛이었을까? 아무도 모른다. 심사 위원들은 맛을 측정하지 않았다. 콘테스트의 포인트는 결국 밀랍모형을 닮은 닭을 만드는 것이었다.
내일의 닭 대회에서 적용된 바로 그 원칙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치킨과 만두의 맛을 파멸로 이끌게 된 것이다. 닭은 육종을 통해 바뀔 수 있다.
성장 속도와 살찐 정도는 빛의 속도나 양성자의 전하처럼 고정된 물리적 법칙이 아니다. 어떤 수탉을 어떤 암탉과 교미할지 선택함으로써 닭의 유전자를 바꿀 수 있다. 부모와 다른 – 훨씬 다른 – 병아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 유전자는 계속 변했다. 1951년에 내일의 치킨 우승닭은 1948년보다 2주 빨리 살찌게 되었고, 1955년에는 1951년 우승 닭이 그저 평균에 불과했다. 1973년에는 8주 반으로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피어스가 우려했던 것처럼 치킨 소비는 실제로 감소했다. 그러나 그 후 치킨은 더 싸고 통통해졌으며, 그 닭을 먹는 것이 반등하여 50년대 초반에는 전시 수준으로 다시 올라갔다가 50년대 중반에 능가하게 되었다.
1967년에 미국인들은 1948년보다 두 배나 많은 치킨을 먹었고, 2006년에는 닭고기가 너무 싸고 풍부해져서 1948년에 먹었던 양의 거의 5배를 먹게 되었다.
피어스의 꿈이 영광스럽게 실현된 것이다. 치킨이 1위다. 이전에 쇠고기를 선호했던 나라가 이제 매년 260억 파운드(1180만톤)의 닭고기를 먹는다.
치킨은 싸다. 1948년에 파운드당 60센트에 팔리던 치킨이 1968년에는 39센트로 떨어졌습니다. 1948년에 5파운드 치킨이 3달러였다. 이는 저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달러로 환산하면 치킨 한 마리에 30달러에 해당한다. 2015년에는 슈퍼마켓 치킨 가격이 7달러다. 오늘의 치킨 가격은 내일의 치킨 콘테스트 때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모두 브로일러다. "프라이어" 및 "로스터"와 같은 단어가 아직도 조리책에 있긴 하지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거대한 애기를 먹는다. 가금류 과학(Poultry Science) 저널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이 브로일러만큼 빨리 자란다면 “6.6 파운드(3kg)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무게가 2개월 후 660파운드(30kg)이 되는 것이다.”
닭이 먹는 것
우리는 이 "개선"의 대가를 치렀다. 1961년 "프랑스 조리기술 배우기"의 공저자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는 치킨이 "그 자체로 맛있어야 버터 구이, 소테 또는 그릴로 조리해 먹는 것이 절대적인 기쁨을 준다."고 하였다.
37년 후, 마크 빗맨(Mark Bittman)은 "조리백과"(How to Cook Everything)에서 치킨을 "완전히 밋밋하고" "본질적으로 백지"라고 묘사했다.
가축화된 경력의 처음 99.9925% 동안 닭은 풀, 잎사귀, 씨앗, 벌레, 생쥐, 개구리, 고기 조각, 죽은 토끼, 심지어 뱀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를 먹었다. 녹색 먹이와 야외 수렵이 없으면 닭은 병에 걸려 죽었다. 아무도 그 이유를 몰랐다.
지난 세기가 시작될 무렵, 크리스티안 에이크만(Christiaan Eijkman)이라는 네덜란드 의사는 자신의 닭이 백미만 먹였을 때 각기병에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러나 병든 닭에게 현미를 먹였더니 회복되었다. 에이크만은 현미에는 백미에 없는 건강 유지에 중요한 본질적인 것이 숨어 있음에 틀림없다고 가정했다.
몇 년 후, 폴란드의 생화학자 카시미르 펑크(Casimir Funk)는 현미의 갈색으로 보이는 부분인 쌀겨를 알코올과 인텅스텐산으로 처리한 후, 마법에 가까운 소량의 물질만 남겼다. 이 물질로 그는 각기병에 의해 죽기 몇 시간 전의 비둘기를 치료할 수 있었다. 펑크는 이 혁신적인 물질을 "비타민"이라고 불렀다. (사실, 그것은 오늘날 티아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B1이었다. 이 영양소는 지난 50년 동안 콜리플라워와 콜라드와 같은 야채에서 절반으로 고갈되었다.)
영양 연구는 결코 똑같지 않다. 비타민 덕분에 구루병, 괴혈병, 각기병 및 펠라그라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치료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예방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에이크만은 노벨상을 받았다. 펑크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에이크만은 그 덕분에 자신이 연구하던 새들이 그 세기가 끝나기 전에 테디베어 인형을 채운 헝겊같은 맛이 나게 되리라는 것을 거의 깨닫지 못했다.
가금류 과학자들이 닭의 생명에 필수적인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및 기타 미세한 물질의 목록을 밝혀냄에 따라 사료 제조업체는 이를 닭 사료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닭은 더 이상 밖에 나갈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완전한" 식단을 위해 양배추나 식탁 부스러기 또는 죽은 두꺼비를 먹을 필요가 없었다.
1940년대 후반에 새롭고 중요한 사료가 가금류계에 출시되었다. 바로 "고에너지 사료"다. 닭이 그들의 조상보다 두 배나 빨리 자라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했다.
그러나 아무도 크게 생각하지 않은 바꿔치기가 있었다. 고 에너지 사료는 칼로리면에서는 이점이 있지만 맛은 잃게 되었다. 사료는 일반적으로 옥수수, 밀, 기장, 대두 등의 종자를 혼합한 것이다. 일부 종자(예: 육두구)는 맛이 좋지만 닭에게 먹이는 종자는 맛이 없다.
육류의 맛은 그 동물이 먹는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닭이 먹는 음식의 향미 성분은 닭의 조직으로 이동한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생체 분배라고 부른다. 양파를 먹는 젖소의 우유에서 양파 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유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닭에게 주는 음식은 전혀 맛이 없다.
사전 향미제 거짓말
왜 소비자들은 아무 맛도 없는 치킨을 견디고 있는가? 그 이유를 알게 되면 식품 산업의 "향미 솔루션"에 감사를 드릴지도 모른다.
치킨 너겟, 치킨 소시지, 치킨 패티, 치킨 버거, 치킨 스트립, 치킨 커틀릿, 치킨 키예프 등 판매되는 모든 치킨의 거의 절반이 "추가 가공"된 제품인데 여기에 "사전향미료"가 많이 첨가된다.
머리 속에 한 번 그려보라. 세프 모자를 쓴 한 남자가 너겟을 시식한 다음 공장 반대쪽으로 달려가면서 “오레가노 더 넣어! 오레가노 더!”라고 외치는 모습을.
조미료는 트럭에 실려 치킨 공장에 도착하고 큰 종이 자루에 담겨 일종의 향미료 창고에 매리네이드 분말, 빵가루, 반죽 자루와 함께 저장된다. 사용할 때 봉지를 뜯어 넣기만 하면 된다.
닭을 번식하고 키우는 것이 아무리 복잡하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쉬운 부분이다. 현대식 치킨의 맛을 내게 하는 데에는 마늘, 오레가노와 같은 인지할 수 있는 물질, MSG 또는 가수분해 효모와 같은 인지할 수 없는 물질, 그리고 "천연 향미료" 또는 "인공 향미료"라고 하는 알 수 없는 비밀 물질 등 세 차례 조미료가 들어가는, 향미 솔루션이 필요하다.
풍미 솔루션을 만들려면 고급 유기, 분석 및 합성 화학과 공학, 신경 과학, 심리학, 정신 물리학, 민족지학, 인구 통계학, 분자 생물학, 금융, 식물학, 경제학, 생리학, 심지어 감정까지 결합하는 과학적 노하우 클러스터가 필요하다.
맹탕 치킨이란 점을 우리가 왜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지, 지금 우리가 재배하는, 밋밋하게 느껴져야 할 모든 음식이 왜 맛이 좋은지, 그리고 영양 및 풍미가 감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그런 것을 원하는 이유는 풍미 솔루션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많은 음식은 거짓일 뿐만 아니라 그것도 아주 솜씨 좋은 거짓말이다. 현대 음식은 인간이 해왔던 거짓말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거짓말일 수 있다.
Mark Schatzker의 "The Dorito Effect: The Surprising New Truth About Food and Flavor"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