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자연스레 화제는 재테크 얘기로 흐른다. 재테크하면 주식과 부동산은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손님으로 손꼽힌다.
아마도 한번쯤은 주식과 부동산 중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투자 방법은 무엇인지 의문을 품어봤을 법 하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논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부동산 수익에 대한 인식과 실제간 간극:행동경제학적 해석'이다.
기존의 경제학적 접근으로는 대표적 자산인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인식과 실제의 차이의 원인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를 최근 경제학에서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행동경제학적으로 해석했다.
논문에서는 기존의 주류 경제학은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어 사람들이 ‘모든 상황’에서 ‘모든 요소’를 충분히 알고 있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반면 행동경제학에서는 제한된 합리성을 전제한다. 즉 실제는 주어진 여러 조건과 상황을 모두 고려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식하는 과정에서 이성뿐 아니라 감성도 일정 정도 개입함을 보여준다는 것.
잦은 주식 마이너스 수익률에 상실감 커
이 논문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들의 자산 관련 수익성 및 안정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보다 부동산의 수익성 및 안정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 자산별 수익성과 안정성에 대한 인식과 실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부동산과 주식의 수익률에 대한 인식과 실제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주식의 월 평균 수익률이 1.8%이고 서울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평균 0.98%로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행동경제학의 가치함수로 변환한 수익률로 환산해 보면 오히려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이 1.20%이고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2.34%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지수의 경우 시장 환경에 따라 플러스 수익률과 마이너스 수익률을 수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플러스 수익에 대해서는 큰 변화를 못 느끼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익보다 더 큰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2001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가 주식보다 절반 가까이 적었다.
2001년 이후 주식의 경우 월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을 보인 경우가 40회였으나 부동산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을 보인 경우가 24회로 절반 가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아파트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총 누적수익률은 주식보다 높지 않지만 손실회피 측면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주식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인식하게 된다고 해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실제와 부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된다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민성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들이 부동산에 대한 수익을 과대평가하는 경우 부동산 투자가 과열되기 때문에 수요ㆍ공급 위주의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제와 근접한 인식을 시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안도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