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인천앞바다 섬 기행③> 덕적도
지난 6일 오전 8시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는 발 딛을 틈이 없이 여행객들로 꽉 차 있었다. 덕적도를 방문하기 위한 여행객들이 8시 45분과 9시 3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기위해 여객터미널 안을 꽉 메운 것이다. 정원 240명 만석을 이룬 고려고속훼리 씨프랜드호가 8시 45분 출발 9시 45분에 진리선착장에 도착했다.
우럭과 광어 그리고 육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갑오징어가 제일 먼저 관광객들을 맞았다. 2.5Kg이 나가는 자연산 광어가 4만원, 팔뚝만한 갑오징어가 1만원. 상상도 하기 어려운 저렴한 가격에 관광객들의 입이 절로 벌어진다. 이날 관광객 중에는 우럭과 광어 등 낚시 여행객과 비조봉과 국수봉을 오르기 위한 등산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덕적도라는 이름과 관련해 ‘덕을 많이 쌓았다’는 풀이와 크고 깊은 바다에 있는 섬이란 뜻의 우리말 ‘큰 우물’을 한자화했다는 두 가지 설이 유력하게 전해지고 있다.
인천항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섬은 면적 20.66㎡에 해안선의 길이가 36Km에 이르는 덕적면의 중심 섬으로 총 1천250명이 산다. 한때 1만명이 넘게 살던 덕적도는 1960년대 면사무소 소재지인 진리에 영화관이 2개가 있을 정도로 부흥했던 곳이다.
연평도에서 조기가 한참 잡힐 때인 60년대 인천항과의 중간 거점지로 덕적도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것. 당시 인천의 중심지인 중구 경동의 애관극장과 신포동의 동방극장 2곳이 있었던 것에 반해 덕적도가 얼마나 부흥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섬 인근에 소야, 문갑, 백아, 울도, 굴업, 지도 등 6개의 자도가 각각 위용을 자랑하며 모도인 덕적도를 받치고 있다. 옹진군에는 각 섬마다 대표적인 해변이 폼을 잡고 있으나 그 중 서포리해변이 옹진 해변의 ‘지존’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서포리해변은 경사가 완만하면서도 90만㎡의 넓은 백사장에 200년 이상 수령의 적송군락지와 해당화가 한데 어우러진 천혜의 휴양지다. 덕적도는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을 받은 서포리해수욕장을 비롯해 밧지름해변, 서포리 소나무 산책로, 곰바위, 능동자갈마당, 비조봉·국조봉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 서포리해수욕장 길이 2Km, 폭 50m의 곱고 깨끗한 백사장은 서해 제일의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주위의 200~300년이 넘는 노송이 병풍처럼 울창하게 형성돼 관광휴양지로 유명하다. 옹진의 지존임을 내세우는 해변에는 매년 피서객으로 발 딛을 틈이 없이 성황을 이룬다.
해변 주변은 서포리안 등의 펜션을 비롯해 민박, 텐트촌과 족구장, 테니스장, 자전거 대여점 등 위락 시설이 다양해 ‘레포츠 천국’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주변의 갯바위에서는 우럭과 놀래미가 많이 낚여 낚시와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밧지름해변 밧지름해변은 오염되지 않은 청록색의 바다이다. 해변 뒤쪽으로 비조봉이 솟아 있고 앞으로는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져있어 절경을 이룬다. 곱고 깨끗한 황금빛 모래사장과 수 백년 된 해송 600그루와 해당화가 잘 어우러진 바닷가다.
◆ 서포리 소나무 산책로 2007년 3월 서포리해수욕장 뒤편에 군이 관광객들을 위해 ‘서포리 웰빙 산림욕 산책로’를 만들어 개장했다. 서포리산림욕장은 손쉽게 해수욕과 산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몇 백 그루의 소나무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으로 산림욕을 하면서 산책까지 즐길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새롭게 떠오르는 관광코스다.
◆ 곰바위 서포리해수욕장 앞에 있는 문갑도와 백아도 사이에 떠있는 무인도인 각흘도에는 곰 한 마리가 외롭게 발톱을 세우고 있다. 이 바위는 곰이 앞발을 들고 포효하는 듯한 형상으로 묘하게 중국대륙 쪽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출렁이는 파도 위로 독특한 전경을 그려내는 곰바위는 선상에서 볼 수 있어 여행객을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 능동자갈마당 진리선착장에서 북으로 8Km쯤에 위치한 북리에 갈대군락지가 넓게 자리하고 있다. 능동자갈마당과 접해있어 갈대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낭만적인 해안 절경도 볼 수 있다. 늦은 가을이나 겨울철 관광코스로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비조봉과 국수봉 수 백년 된 적송림과 대나무 숲 터널을 지나 약 2시간(7Km) 정도 소요되는 등산로다. 비조봉 팔각정에 오르면 서포리 해변과 진리선착장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파랗게 보이는 바닷물은 외국의 어느 해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만큼 아름답다. 최근 등산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일출과 일몰이 과히 장관이다.
덕적도로 가는 배는 주중 2회, 주말 4회 운항하며 요금은 1인당 2만400원(인천시민은 50% 할인)이다. 카페리호는 대부도선착장에서 매일 운항한다. 기타 섬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옹진군 문화관광과(899-2251~4)나 덕적면사무소(899-3710)로.
◆ 깊은 역사의 인연, 덕적도의 매력 돋워덕적도는 원래 조선시대 연산군 시절에 사화를 피해 낙향하거나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이 서당을 열어 마을 아이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이 섬은 예로부터 교육열이 높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로 인해 ‘덕적도에 가서는 아는 체 하지 말라’는 말까지 생겼다고 한다.
또 덕적도는 삼국시대부터 백제가 중국으로 가는 교통로 상에 위치한 섬으로 고구려 및 신라에 정치적으로도 주요한 역할을 한 섬이다. 백제 근고초왕 27년부터 고구려에 의해 한강지역을 빼앗길 때가지 100년간 중국과의 교역 항로로 이용됐다. 연수구 옥련동 소재 ‘능허대’에서 출발해 덕적도를 거쳐 황해를 횡단, 중국 산동반도의 등주와 내주에 이르는 항로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 후 백제는 551년에 나제동맹을 맺고 한강유역의 옛 땅을 회복했으나 2년 후 신라군에 점령당했다. 신라의 한강유역 점령은 중국으로 직접 통할 수 있는 통로의 확보로 정치적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남양만에 당항성이란 요새를 설치해 중국의 남진, 북제와 사신을 교환하고 외교를 강화해 삼국통일의 기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