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영월역 만큼 사실적으로 지어진 한옥역사가 없지요. 개찰
구 안에 들어서서 예비답사때 많은 도움을 주신 허숙 역무원님께 인사를
드리고 우리의 첫 목적지인 고씨동굴을 가기 위해 덕포시장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깁니다. 영월역 앞은 도로공사를 하느라 복잡한 모습이로군요.
걸어가면서 doggystyle님과 철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오늘걷는이길
이님과 여행에대한 이야기도 나누어봅니다. 우리는 이내 한산한 덕포시
장 버스정류장 앞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대전에서 오신 오늘걷는이길이님
(오늘의 연장자이십니다)과 사모님, 그리고 doggystyle님과 인사를 나누
게 됩니다. 물론 모두가 소개를 다시 하게되고..
잠시후 고씨동굴로 가는 시내버스가 도착합니다. 이차를 놓치면 한시간
을 기다려야 하지요. 영월시내를 벗어나고 차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단양으
로 흘러드는 서강의 모습이 한결 시원하게 비춰집니다. 왼쪽으로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영월화력발전소가 나타납니다. 오래되서 그런지 음
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강을 따라 꼬불꼬불한 길을 약 15분 정
도 가면 이내 고씨동굴 앞에 도착합니다. 식당과 민박이 많이 들어서있
어 항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는 '강원토속식
당'등 여러 식당에서 이 지방의 별미인 칡국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
씨동굴 입장권을 끊어보니 12:30 입장이로군요. 기념으로 한장씩 가졌으
면 했지만 13명 치가 한장으로 끊어지지요. 이것도 자원절약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 한장의 표는 별리(조폭토끼라고도 합니다.)님이 차지하
시는군요. 무서운 분이죠...ㅋㅋㅋ
시간이 남아서 한가한 곳에서 다시한번 모두가 모여 각자소개와 사진찍
기, 음료수 마시기로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동굴입구에는 예비답사때 정보제공, 입장권구입등의 도움을 주셨던 이재
인님이 동굴 입장객들을 지도하고 계십니다. 나이드신 분들도 아이들로
돌아간듯..^^ 고씨동굴의 가치와 하이바를 착용하고 옷에 흙이 묻지 않
도록 바지를 양말위로 올리는 것과 안전한 관람을 강조하십니다. 참고적
으로 전 하이바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재인님께서 가을의 축제를
또 추천해 주시는군요.
고씨동굴은 임진난 당시 의병장 고종원의 일족이 난을피해 동굴로 피신하
였다고 하여 고씨동굴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약 4억년의 역사를 가지
고 있으며 24종의 생물이 서식하며 80년대부터 국민관광지로 개발되었다
고 하는군요. 처음에 들어서는 곳은 고씨일가가 피신해 있던 곳으로써 거
실로 이용된 곳입니다. 동굴입구가 상당히 좁군요. 하이바를 착용할 걸
하는 후회가 생깁니다. 벌써부터 천장에 부닥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조
심하며 가야지요. 고씨동굴에서 가장 먼저 본 천연의 조각상은 누부상으
로 정말로 나체여인을 연상시킵니다.
동굴의 출구는 따로 없어 들어가는 손님과 나가는 손님이 길이 좁은 곳에
서는 열차가 교차운행하듯이 서로 기다리는 불편함이 있지요. 오작교, 오
백나한상등 자연이 조각해 놓은 작품이 그럴 듯한 이름이 붙여져 있군
요. 때때로 들리는 시원한 물소리는 시원한 동굴안을 더 시원하게 해줍니
다. 이렇게 저렇게 가다보니 동굴종점까지 오게 되었군요.(여기서 유일하
게 오늘걷는이길이님의 선글라스를 벗은 모습을 보았다는) 여기서 기념사
진을 찍고..나올때는 서둘러 나와봅니다. 하지만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나오기도 만만치 않군요. 김형심님과 백우님이 열심히 따라 오시고..제
가 너무 빨리 나왔는지 중간에 쉴때 보니 모두가 모이는데도 시간이 걸립
니다. 이렇게 동굴관람이 끝나고 동굴앞에서 다시 단체사진, 남자, 여자
이렇게 사진을 찍다보니 버스 한대가 영월로 지나가고 있군요. 그래도
2:00차가 있으니까하고..안심을 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갔지만 이게 웬걸
버스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버스의 출발지인 하동이라는 곳에서 1:50,
2:00로 차가 운행되고 여기고씨동굴까지도 원래 10분정도가 소요되는데
방금 지나가 버스도 너무 일찍 지나가고, 2:00버스는 분명 시간표에는 있
는데 오지 않으니 유령버스인 모양입니다. 암튼 오래 기다리게 해 드린
일행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약 한시간정도를 기다려 영월행 버스가 도착합니다. 중형버스의 아담함
에 지역이 특성을 살린듯한 도색으로 별리님은 버스가 이쁘다고 감탄을
하시고..
전 일단 장릉기사식당에 전화를 걸어 아까 버스를 기다리면서 체크한 메
뉴를 준비해 놓을것과 인원수와 차량이 영월터미널에 올것등에 대해 이야
기합니다. 음..터미널에 도착하고도 시간이 좀 걸려 장릉기사식당에서 제
공한 차량에 올라 장릉식당으로 향합니다. 여기는 보리밥집으로 유명한
곳이며 매스컴도 여러번 탄 곳이죠. 박준규님도 전에 한번 들르신 적이
있으시고..사람이 많이 모이는 날인지 음식이 나오는데도 시간이 좀 걸립
니다. 모두들 식사를 맛있게 드시고..여러 나물과 야채, 된장찌개를 버
무려먹는 보리밥맛을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식사가 끝나면 커피를 한잔씩 서비스로 마시고, 봉고차로 다시 청령포까
지 데려다 주십니다.
청령포는 조선시대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쫓겨나 영월에서 처음 두달간 유
배생활을 했던 곳이죠. 그해 홍수가나서 어가가 잠기어 단종은 영월관아
에 객사로 쓰이는 관풍헌으로 가서 생활하다가 결국 수양대군 세조의 사
약을 받고 1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여기는 삼면으로는 강이 휘돌아가며 뒷면으로는 산이 가로막혀 있어 그야
말로 절해고도의 유배지였던 것이죠. 오늘도 단종의 슬픈 넋을 아는지 모
르는지 강은 청령포를 휘돌아 유유히 흘러가고..
어쨌든 아침에 비가왔을때 가장 걱정이 된 곳이 여기였는데 서울과는 달
리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있군요. 여기는 지금도 배를 타고 건너야 합니
다. 입장료를 13000원짜리 단체 입장권을 끊지만 이것도 역시 별리님의
차지.--;;그 전에는 줄로 연결된 쇠고리로 배를 이동시켰지만 지금은 모
터배가 다니고 있습니다. 바로 선착장을 뜨자마자 배를 돌려 짧은 찰나
의 뱃여행에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이내 배아래로 보이는 푸른빛의 강물
은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합니다.
준규님이 머 문화유산이니까 설명해 보라고 하는데 이미 웬만한 내용은
자료집에 나와있는 상태고 뿔뿔이 흩어져 있고 하여 대신 단종어가를 향
하여 고개를 숙인 소나무가 이야기를 합니다. 예비답사 왔을때 어느 할아
버지와 다니면서 이야기나눈 내용인데 어가 주위에 수기의 소나무가 또
어가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지요. 어가 정면에 완전히 허리를 굽힌 소
나무가 있고 좌우로 6그루 정도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버려진 단종의 시
신을 장릉에 묻어준 영월호장 엄홍도와 끝까지 단종을 죽음으로서 지켰
던 사육신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어가 주위를 맴돌면서 여러 사진을 남기는데 만물의 주방장님은 고개숙
인 소나무 앞에서 엽기적인 사진을 남기고 아미짱님과 이유진님의 여기
저기 포즈를 잡으며 사진을 기다리면 하는 한마디, '누군가는 찍어주겠
지'라고 하며 연신 사진남기기에 열을 올리십니다. 어쨋든 '누군가는 찍
어주겠지'는 오늘의 명언이 되었습니다. 어가 뒷면으로는 아까 달려왔던
태백선 철길이 보입니다.
어가에서 노산대, 망향탑쪽으로 가다가 언덕을 오르기 전에 관음송觀音松
이라는 다른 나무들과는 돋보이게 커 보이는 소나무가 있는데 단종의 슬
퍼하는 가련한 모습을 다 지켜본 나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망향탑은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이곳으로 유배되어 한양을 그리워 하다가
쌓은 탑으로 전해지며 노산대는 단종이 울적한 마음을 달래던 곳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후대 사람들이 단종의 심정을 헤아리며 만든 구전인
듯 합니다. 노산대 위에서 본 태백선 철길에는 마침 광주로가는 무궁화
호 열차가 힘차게 내달리고 있습니다.
청령포에서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이제 갈 시간이 다 되었군요.
영월역에는 넉넉하게 도착해야 하기에 콜택시를 4대 부릅니다. 좀 늦에
배가 일행과 떨어져 출발하는데 마침 우리를 발견하시고는 다시 배를 돌
려주시는군요. 선착장에 도착하니 벌써 택시가 기다리고 한대당 5000 하
여 영월역으로 이동합니다. 택시안에서 간단하게 계산도하고..
영월역에서는 역에서의 특별한 이벤트 스템프찍기가 한창입니다. 저야 저
번 답사때 모두 마친 과정이기는 하지요..하하하^^;;
영월역에서는 헤어지게 되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군요. 먼저 오늘을 걷
는 이길이님과 사모님이 장릉을 들렀다가 이따가 대전으로 가는 열차를
이용하신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안홍규님은 여기에서 1박 했다가 다른 곳
으로 여행을 가신다고하고..doggysytle님은 제천에서 조치원가는 열차로
갈아타신다고하고..이렇게 오늘의 여행이 끝을 맺어가기 시작합니다. 만
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다음 정모를 기약하고..
5:45기차시간이 다 되어 영월역 플랫홈으로 나갑니다. 오늘따라 열차가
좀 늦는군요. 열차안에서도 아미짱님과 유진님의 '누군가는 찍어주겠
지'씨리즈는 계속되고..별리님은 사진을 별로 안좋아하시는군요. 전에도
우리카페 회원인 유모양에게 필름을 빼앗긴 적이 있지만..
원주역에서는 역시 우리카페 회원이신 정광휘님(아침에 개표하셨던분)이
삼각김밥과 음료수로 저녁을 제공해 주시는군요. (그날 원주역 앞 편의점
의 삼각김밥이 동이 났다는..)
이렇게 오랜만에 실시한 정모는 성공적으로 끝나갑니다. 우리가 탄 #528
열차는(준규님의 애마이기도 하죠.) 원래도착시간을 넘기어 청량리여에
도착합니다. 오늘 다행스러운일은 비가 오지 않았다는것 한마디로 비를
피해다닌 셈이죠. 이걸로 우리카페의 주인장님과 제가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셈인가? ^^* ㅋㅋ
이번 정모여행에 참석해 주신 회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
며 이번 여행기를 마칩니다.
*교통편
청량리->영월 #521 무궁화호 7800원(1인기준)
영월(덕포)->고씨동굴 대영운수 950(1인기준)
고씨동굴->영월터미널 대영운수 950(1인)
터미널->기사식당->청령포 장릉기사식당차량제공
청령포->영월역 택시 5000원(1대당)
영월->청량리 #528 무궁화호 7800원(1인기준)
*도움주신분들
-영월역 허숙 역무원님, 고씨동굴 이재인님, 장릉기사식당, 청령포사무소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
카페 게시글
기차여행(강원도)
NO.38[가자 철마야]영월(고씨동굴, 청령포)-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 제 13차 정모(2003.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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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봤습니다 새삼 다시 기억 나네요
ㅋㅋㅋ
누나!!!내 사딘주세욤....아직도 현상이 안됬다는 것은 거짓말이고...내 사진 보구시포...ㅠㅠ
헉! 나두 당했다.--;; ㅋㅋㅋ
ㅠㅠ내사진 보구시포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