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종종 '자기 얼굴형에는 무슨 색이 어울리느냐' 는 질문을 하는경우가 있디요.
참 난감한 질문이디요.
고럼 뭐라 답하십네까.
짱구를 빙빙 돌려서 되는대로 지껄이디요.
'아주마이는 얼굴이 기다락길고, 장작깨비모냥 뽀짝 말라설라무네 밝은 갈색으로 하시라요,
고럼 살쪄보여서 조습메다'
'아주바이는 얼굴살이 뽀예서 시커먼 색깔로 들이시라요, 고럼 아주 고급져보이갔습네다'
이로고 말디요.
고란데 동무들은 나름 전문가가 아닙네까.
고럼 대답도 전문가모냥으로 어느정도 뽄새나는 디답을 해줘야 고객들께 신뢰감이 생기지 않갔습네까.
염색은 색깔 아닙네까.
고객들은 색깔의 어울림을 묻는겁네다.
고객들이 색깔의 조화를 고민할적에는 낯바닥만 보고서 머리색의 조화를 해결할라고 하면 안됩네다.
몸 전체를 보아야합네다.
몸 전체색깔의 조화를 보아야 하는것이디요.
몸 전체색깔이라해서 나체를 얘기하는거이 아닙네다.
사람들이 일상생활할때 나체로 활보하고 다니는것이 아니니끼니...
몸전체 색깔이라는거는 의상색깔을 얘기하는것이디요.
머리색은 의상과의 조화가 첫째로 중요합네다.
모르갔습네다.
머리통만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야 고사람은 예외적으로 얼굴빛과 얼굴모양새만 따지면 되갔지만서도...
이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지비요.
2004년도에 내래 일본에 1년간 있다가 귀국한 적이 있었드래요.(요거 강원도말 아니네? 모르갔다야)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사람들이 전부 시컴헌 옷을 입고 다니더란말입네다.
내래 한국에서만 지냈으면 이런것을 캐치해내지 못했을겁네다.
생선가게주인은 자신의 몸에서 나는 생선냄새를,
미용사들은 자신의 몸에서 나는 파마약냄새를 지각 못하듯이...
당시 일본은 어딜가나 밝은 옷을 입고 다니는 시절이었는데,
한국은 이상하게도 대부분이 칠흑같은 의상을 입고 다니드라 이말입네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습네다.
이 의문은 금방 풀렸디요.
바로 헤어칼라에 있었습네다.
당시 우리나라는 헤어의 암흑시대라 할만큼 시커먼 색이 대유행하던 시기였습네다.
여자나 남자나 늙으나 젊으나 개나 소나 닭이나 말이나 전부 시커먼 색을 물들이고 댕겼지요(전라도말 아니네?넘어가자우)
이때 딱 깨달음이 왔습네다.
'아! 머리색은 의상색깔과 절대적으로 조화되는구나~~~!'
깨달음이 오자 90년대말 헤어카탈로그를 찾아 뒤적거려보았습네다.
내 예상이 맞았습네다.
90년대말은 밝은색이 대유행하던 시기였지요.
역시 예상대로 옷도 죄다 밝고 다양한 칼라였습네다.
이제 외국의 사례까지 뒤져보았습네다.
미국남자들은 갈색옷을 많이 입더군요.(와 점점 서울말이 돼버리네 미치갔다야)
갈색헤어에 잘 어울리는 갈색양복.
고럼 사람들이 색의 조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잘 알아서 머리색과 어울리는 옷을 입게 되었을까요?
아닙네다. 그런거 모르지만 까만색머리를 한 사람들은 이 옷 저 옷 입어보다 ,
까만색을 입었을 때가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린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파악하게 되어 까만색 옷을 즐겨 입게 되는 것이디요.
고렇습네다.
머리색은 의상과의 매치가 가장 중요합네다.
그에 비하면 얼굴형이나 얼굴빛깔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네다.
그래서 손님이 " 제 얼굴에는 무슨 염색이 잘 어울려요" 하고 물으면,
이젠 이렇게 대답해주는것이 손님에게 자기의 실력이 어필될것입네다.
"아주마이, 염색은 아무색이나 해도 상관 없습메다, 꼴리는대로 하시라요, 얼룩안지게 고르게만 색이 나오면 염려없습네다, 다만, 염색하고 나서 옷을 잘 받쳐입으시라요. 흰머리영감님들이 흰 옷이 잘 어울리디요? 반백신사는 회색옷이 잘 어울리디요, 고쓰족들 보시라요, 온통 검은 머리에 검은색의상이디요, 구미호는 어떻든가요?저승사자는 어떻습네까?, 이렇듯 염색하고 나서 저더러 핑계대지 마시고, 아주마이께서 사후 관리를 잘 하셔야 멋쟁이가 됩네다"
이제 조금 의문들이 해소됩네까?
속시원하지는 못하더라도 미용인생에 조금은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네다.
마지막으로 질문하나 드리갔습네다.
스님들이 와 회색옷을 입고 다니는지 아시겠습네까?
맞습네다.
대글빡 색깔이 회색이라서 자신도 모르게 회색으로 깔맞춤한겁네다.
스님들도 나름 응큼한 멋쟁이들이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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