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독서지도에 대한 글입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읽는 만화책 '유리가면' 을 건성으로 한두페이지 열어보고는 "유익하지 않은 책이니 보지말라 그럴시간에 성경좀 읽어라" 고 푸시(^^)했던 적이 있었다. -그후 그렇게 말한 내가 참 무식했음을 회개했다. 책도 다 안 읽어보고...
그후 아이들이 그렇게 흥미있어하는 그 만화책을 들여다 보았다.
그것도 14권 시리즈를 모두... 그리고는 아이들의 세계를 조금 이해할수 있었고 그 책을 중심으로 토론도 할수 있었다.
다 읽고 나서 혹시 초등 고학년-중등정도의 자녀들에게는 읽혀도 괜찮은 책이란 생각을하였다. 부모와의 대화로 적당히 걸러준다면...
두서없이 적은 만화책 감상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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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을 읽고…….
미우치 스즈에의 만화책 14권 시리즈
가타지마 마야, 히메가와 아유미, 하야미 마스미, 츠키카게 치구사
발음하기 어려운 일본이름을 접했다.
‘정열’ 순진, 깊은 사랑, 돌봄, 우정……. 그중에서 한 가지 정열이란말로 주제를 잡고 싶다.
마야의 불우한 어린 시절 연극에 대한 내재된 동경으로 가출, 그의 연극을 향한 열정으로 시작되어 부침의 과정 끝에 연극계의 지존의 자리로 성장하게 된다.
결론이 없다.
대부분의 순정만화 마지막 이음이 순수한 사랑의 결합이라고 한다면 세상의 모든 연애소설과 그 무엇이 다르리. 그래서 작가는 여운을 남긴 것 같다. 그것이 독자의 상상에 맡긴 결말이었다 해피엔딩으로 가지 않을까?
문화적인 면에서 일본 문화의 넓이와 깊이를 보여주었다. 연극계, 그리고 거기에 나오는 어느 정도 실제적 샘플을 가지고 있을 하드웨어(극장,학교) 등……. 그리고 십대들의 정신적 꿈의 세계인 무대 위의 인생, 성취와 도전과 경쟁과 질투의 인생을 대리 경험할 수 있게 하여 책을 보는 독자가 연극을 보는 관객의 입장과 배우의 입장으로 호흡을 하게 했다. 뛰어난 심리적 복선이 있는 만화다.
종교적인 면에서 일본의 문화 안에 존재하는 퇴락한 교회의 이미지가 자주 차용된다. 반면 일본문화의 정신적 뿌리를 탐구해 나가면서 그 결론으로 불교적 샤머니즘 혹은 정령 숭배적 혼합주의 의 색채를 많이 도입하였다. 연극배우의 최고목표로 홍천녀란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그 홍천녀란 매화나무의 정령으로 민족과 지역의 수호신의 개념 곧 애니미즘적 샤머니즘으로 보편적인 선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13권-14권) 이런 면은 문화적인 종합적 시야가 아니면 자라나는 어린세대에게는 해석자체가 무리일뿐 아니라 진리에의 혼돈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체’(스크린작업)로 걸러내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주인공 소녀의 입장에서 그 연극에의 노력의 동기가 누군가의 인정욕구와 성취욕에 있다는 것은 인간의 가치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마슬로의 욕구의 단계를 비추어보면서 인정욕구 그 다음의 단계, 곧 자아실현의 욕구- 나는 그것을 진리이신 예수그리스도와 의 관계에서 찾고 싶다- 그 차원으로 나아가기엔 주요 독자층의 연령의 한계였을까 작가의 세계관과 영성의 한계였을까. 아마도 후자이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만화에 연극이란 장르를 도입하여 고전문학의 셰익스피어 작품이라든지, 휴매니즘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헬렌 켈러 이야기(기적의 사람) 등을 박진감 있고 흡인력 있게 다루어 독자의 관심과 기억에 여운을 길게 주었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읽는 책이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위에 언급한 휴매니즘적 주제들은 보편적인 선의 요소로서 결코 저평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야를 비롯한 주요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목표를 향한 열정은 모든세대에게(나에게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연극을 위해 쏟는 노력, 그 연기를 혼연일체로 하기위해 대사를 외우고 그 주인공의 캐릭터에 몰입하며 마음뿐 아니라 몸의 훈련을 위해 뛰어드는 도전들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은 연극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했다. 유리가면- 그것은 연극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의 삶의 특성을 절묘하게 표현한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