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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연재만화에 박대리는 사회부적응자라는 연재만화가 있습니다.
오늘 주제는 집값이더라구요.
댓글이 와장창 달렸는데, 집값을 정확히 꼭 찍은 댓글이 있어요.
[몇 억 오르고 몇 천만원 떨어지면 그건 떨어진게 아니죠..ㅎ]
아파트 사는 것으로 너무 폄하하지마라. 나는 값이 오른 헌 아파트를 샀다가 지금 낭패보고 있는 거다.
이런 말씀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차이가 있습니다.
첫 분양받고 계속 오르는 거 기대하다가 집값 떨어지는 거 보고 패닉에 빠진 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 사서 들어갔다가 소위 상투 잡고 추락하는 이, 이 두 사람의 처지는 다르겠죠?
다를까요?
글쎄요...... 제가 보기엔 다를 바 하나 없어 보입니다.
한 사람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비싸게 샀지만 더 비싸게 팔려고 했고,
이문 붙여서 팔려고 계획한 건 변함이 없는데요?
2008년 10월 28일 mbc PD수첩에, 억장 눌리는 아파트분양사기사건이 방영되었습니다.
“우리 집이 사라졌어요” - 350억 아파트 분양 사기사건
사건의 경위는 간단합니다. 조합아파트 조합장이 법적으로 보장(웃기는 말예요)되어 있는 19세대의 임의분양분 세대를 이중삼중으로 사기 계약한 사건입니다.
사기당한 사람들의 무너진 표정과 울음, 비통, 한숨이 가슴을 참 답답하게 만들더군요. 사기 친 조합장과 시행사 대표는 구속되었다는데, 모쪼록 순리대로 풀어서 억울한 피해자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주길 바랍니다.
지자체장, 시공사(알만 한 사람은 아는 D건설), 국토해양부, 그 어디도 뾰족한 답은 안해줍디다만......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는 사기라는 행위 자체에도 분이 났지만 사기 친 사람이든 사기 당한 사람이든 관계된 사람이든 모두 다 집을 오로지 돈으로만 따지는 상황에 더 화가 났습니다. 돌 맞을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집을 집이 아니고 돈으로만 생각했으니 저런 사기도 칠 수가 있지...싶더라구요.
당사자들의 말은 이랬습니다.
‘부동산에서 좋은 게 있다고 사라고 해서...’
‘D사가 짓는 거니까 잘 지을 거라 생각했죠’
‘대형건설사가 아니면 잘 안 믿어주니까...’
‘우리도 몰랐다니까요! 위치 좋지, 브랜드 좋지, 그게 사기라고는 생각했겠어요?’
이게 집이랍니다. 좋은 거, 돈, 대형건설사, 브랜드, 위치...... 이런 말들은 상품에나 쓰는 말입니다.
그렇죠. 집은 상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기를 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원래 이 값인데 당신에게는 싸게 주겠다. 그러니 사라. 대형건설사가 만든 거니까 믿어도 된다. 나중에 되팔면 값이 꽤 나갈 거다. 브랜드 값이란 게 있잖냐.
사기 치는 사람은 집으로 돈 벌 궁리만 합니다. 집이란 게 최고로 비싼 물건이니까 한탕만 잘 치면 엄청난 돈이 굴러오거든요. 건강식품 사기 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사기 당하는 사람 역시, 집으로 돈 벌 궁리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들어가서 살죠. 전문투기꾼도 아닌데, 집 사서 이리저리 굴리는 사람 어디 많나요? 들어가서 살기는 살죠. 하지만 그거 나중에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는 기대 없이 그 돈 주고 들어가서 살겠어요? 도대체 아파트 값이 얼마인데요. 평당 천만원은 예사고 평당 2천, 3천만원까지 갑니다.
다들 건축공사비는 얼추나마 아시죠? 2006,7년까지 못지으면 평당 300만원, 잘 지으면 평당 350만원이라고 업자들이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아마 평당 400만원 정도 부를 거예요. 집주인들은 그것도 비싸네 싸네 업자와 다툼을 하고 그럽니다. 그러면서도 평당 2천만원짜리 아파트는 못 사서 안달입니다. 대형건설사가 지으면 더 하죠.
왜 그러겠어요? 자기가 집 지으면 평당 400만원에도 졸도하면서 도대체가 어떻게 지었는지도 모르는 아파트는 어째서 평당 2천만원에도 전 재산을 다 쓸어 넣죠? 이게 상식으로 납득되는 짓일까요?
네, 납득됩니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되팔면 돈이 되니까! 평당 천만원이든 2천만원이든 그것보다 더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으니까! 바로 장사꾼의 셈법입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사는 겁니다. 그래서 사기를 칠 가능성이 아파트에는 늘 상존하고 있고, 그래서 억장 눌리는 절망도 아파트에는 늘 상존하고 있는 겁니다. 장사니까!
집 이야기에 돈만 있습니다. 이게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집의 본질입니다. 집은 돈이다!
집이 돈이니까 돈으로 벌어지는 온갖 추악한 일들이 집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집이 돈이니까 이제 사람들은 집에서 안식과 평화와 행복을 만들 수가 없는 겁니다. 집이 돈이니까,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누일 공간을 돈과 바꿔먹었으니까, 사람들의 영혼은 피폐하게 세상을 떠돌면서 방황하는 겁니다. 집이 돈이니까 세상이 이렇게 무너져버린 겁니다.
그러므로 집 = 돈 이라는 등식을 집 = 삶 이라는 등식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삶이 무너져버린 그 이들의 억울한 눈물과 한숨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사기꾼들은 계속 등장할 겁니다. PD수첩에 제시한 해법인, 아파트 건설의 감시감독권 강화가 이 사기극을 몰아낼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하면 병이 낫나요? 잠시 가라앉을 뿐이지. 빈뇨증 환자에게 오줌 자주 안 싸는 처방만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빈뇨를 유발한 원인은 계속 진행될 거고, 그예 환자는 더한 고통에 시달릴 겁니다. 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일련의 사건사고들을 그 근본에서부터 수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기꾼들을 잡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아파트 건설 감시감독 강화를 할 것이 아니고, 아파트를, 더 나아가서 집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일입니다. 이 일만이 무너진 우리의 삶을 추스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집은 돈이 아니고 삶입니다.
- 세 번째 생태 이야기 : 시골집짓기 두 번째 / 집은 삶이다 1-
건축은 무엇인가.
이렇게 무엇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질문대상의 근원을 알고 싶다는 뜻의 질문이다.
건축은 무엇일까.
업자나 부동산 투기꾼은 서슴없이 이렇게 대답한다. 건축은 돈이다.
건축을 배우는 학생들은 대단히 숭고한 답을 한다. 건축은 예술이다.
건축직 공무원은 이런 대답을 할 거다. 건축은 골 때리는 민원이다.
건축 전문가들에게로 가보면 대답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설비전문가에게 건축은 신경계고 구조전문가에게 건축은 뼈대고 건축디자이너에게 건축은 캔버스이다.
정치가들에게 건축은 정치자금조성원이자 표밭이다.
문화계에 있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이런 대답도 나올만하다. 건축은 쓰레기다.
아파트 덕분에 졸지에 집을 잃은 도시빈민에게 건축은 한恨 덩어리일 거다.
건축이 무엇인가를 말하기 전에 우선 제일 중요한 용어정리부터 하자.
1.
건축은 한자말로는 세우고 쌓는다는 뜻이고 건설은 한자말로는 세우고 베푼다는 뜻이다. 둘다 비슷하다. 국어사전에 보면 건축과 토목을 통칭해서 건설이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
서양말로 따져보자. 건축은 archtecture, 건설은 construction engineer다. 글자가 완전히 다르다. 뜻도 그래서 다르다. architecture는 다른 파생 뜻이 거의 없다. 그저 architecture다. construction은 해석, 구조 등의 의미가 강하다. 말하자면 construction은 architecture의 구조를 해석해서 세운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우리말로는 거의 차이가 없고, 오히려 건설 속에 건축이 들어가 있는듯한데 서양말로 보면 construction은 architecture 속에 들어가 있다. 우리말과 서양말이 완전히 다르다.
이 완전히 다른 뜻풀이가 현상을 갈라놓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즉, 우리 땅에서는 건축은 그저 건설의 한 분야에 족하므로 건축을 굳이 해석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에 의해 건축과 건설이 짬뽕이 되었고 혹은 건축=건설이 되었고 건축은 기술적 측면만 남게 되었고 기술이기 때문에 돈에 강력하게 종속되었다.
결론은 이렇다. 건축은 기술이고 돈이다.
2.
집. 서양말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는 house다. 우선 서양말부터 따져보자. home은 물질로서의 집이 아니고 집에 담겨있는 정서를 뜻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에 반해 house는 물질로서의 집을 의미한다. home과 house는 비슷한 말 같지만 전혀 비슷하지 않다.
이에 반해 우리말의 집은 아주 묘하다. 집은 물질로서의 집이기도 하고 정신으로서의 존재이기도 하고 정서로서의 따스함이기도 하다. 그래서 집을 house로 번역해버리면 그 말 안에 담겨있는 부드러운 것, 따스한 것, 말랑말랑한 것은 다 빠져나가버리고 만다.
이런 뜻이 있기 때문에, 많은 건축가들은 살림사는 집 뿐만 아니고 병원이든 상업용건물이든 공공건축물이든 모두 집이라고 표현한다. 왜냐하면, 모든 건축물에는 사람이 깃들여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있으므로 정신과 정서가 있고, 이것이 있는 한, 건축은 물질덩어리가 아닌 집이라는 거다.
이 두 개의 용어정리에 의해, 앞으로는 우리가 보는 모든 건축물을 집이라 칭한다. 집이라고 불러야 왜 세상이 이 꼬라지가 된 건지 설명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다시 질문을 하나 하겠다.
그러면, 아파트는 집인가.
대답은 이 글의 끝에서 하자.
임석재(주: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 이 땅에서 보기 힘든 건축평론가. 그의 저서들은 건축학도 뿐만 아니고 건축을 하는 이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도움과 경고를 주고 있다)는 건축은 예술과 공학과 인문학의 경계에 걸쳐 있는 것이라 했다. 맞는 말이다. 좀 더 부연하면 건축은 예술과 인문학과 공학의 세 면으로 이루어진 사각뿔의 꼭지점 위에 아슬아슬 균형을 잡고 있어야 하는 분야다. 바닥을 이루는 한 면은 물론, 당연히, 현실이다.
이러니, 건축은 늘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하다. 건축이 망가져서 꼭지점에서 굴러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엉망진창이라는 증명이 되고, 또한 건축이 망가지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이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건축은 당대의 질환을 드러내는 병증이며 또한 당대의 질병의 원인인 이중성을 갖고 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지금 병 들어있다고 본다면 당연히 건축도 따라서 병들어 있을 것이고 건축이 병들어 있는 원인을 발견하고 이것을 제거하면 우리 사회의 병은 치료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것을 조목조목 살필 필요는 없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병 들어있다는 것을. 그것도 심각한 중병에 신음 중이란 것을. 그리고 또한, 건축이 썩어서 내다버릴 수밖에 없는 불량식품인 것 또한 어지간히 눈 밝은 이는 다 알고 있다. 그건 모른다쳐도 아파트가 개판인 것은 다 알고 있다. 일단, 가격이 개판인 것은 누구나 안다.
건축이 병들어 있다는 증거는 한가할 때 조목조목 대도록 하겠다. 이 증거만 나열해도 한국사회의 병증은 모조리 다 분석할 정도의 분량은 족히 된다.
자, 이런 판이니, 사람들이 집을 짓는다고 하면 돈부터 따지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그런지 사람들은 참 이상한 짓들을 한다. 제 가족이 살 집을 지으면서도 싸게, 빨리를 외친다. 그래서 진득한 설계기간을 참지 못하고 집장사들과 허가방(구청 앞에 가면 무슨무슨 건축사 사무소 등등의 허가방들이 우글우글하다)들이 합작해서 우물떡 내놓는 붕어빵 도면으로 후다닥 공사부터 해치운다. 이 대목에서 건축의 정신성이니 뭐니 이런 거 따지면 이상한 놈 된다. 그런 건 헤이리 마을에 가서나 따지라지 흥! (그렇다고 헤이리 마을이 엄청 고양된 정신성을 갖고 있는 마을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 헤이리의 집들이 서구 여러 건축가들의 작품을 정교하게 모방한 짝퉁마을인 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이러니 원판이 제대로 만들어질 리 없다. 대충대충 아파트 비스무리하게 만든다. 집 꼬라지하고는.... 원래 원판이 볼품없으면 화장빨을 붙이게 되어 있다. 온갖 현란한 장식들이 덕지덕지 붙는다. 화장이 제대로 찐하면 천박하다며? 그래서 여기도 천박, 저기도 천박한 집들이 줄줄이 나온다. 게다가, 이 집들의 원형은 아파트다. 아파트란 놈 정말 징그럽다. 안 그럴 도리가 없다. 세상 모든 것이 작심하고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위대하고 착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고 정감있고 세련되고 인간답다는 걸 돈 처들여 세뇌시키고 있으니 방법이 없다. 이 땅의 모든 얼짱훈남훈녀들은 죄다 아파트 광고에 나와서 우아를 떨고 있는 중이다. 이런 판에 세뇌 안당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다. 그리하여, 아파트 식의 집들이 온 세상에 가득하다. 화장빨 내세운 집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원래 머리에 든 거 없이 명품과 화장빨로 치장한 인간일수록 모든 것들은 돈으로 바뀌게 되어 있다. 심지어 인간의 가치도 그 인간이 얼마나 버느냐로 점수를 매긴다. 마찬가지로, 정신성이라고는 애초에 생겨먹지도 않은 집들은 잔뜩 치장한 마감재로만 승부를 건다. 그러다보니 얼마짜리냐가 집의 가치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어버렸다.
결국, 이런 말이 나온다.
나 집 샀어.
얼마야?
나 집 지었어.
얼마 들었어?
건축은 당대의 시대정신이라고 앞서 말씀드렸다. 건축을 이렇게 취급하는 건 바로 그 시대정신이 이렇다는 거다.
얼마야?
이 한마디로 다 요약된다.
무슨 엉뚱한 소리야 하실 거다. 한번 증거 대 볼까?
나 그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그래? 뭐하는 사람이야? 그 사람 돈 잘 벌어?
옆집 아들내미가 성공했대!
그래? 얼마나 벌었는데?
이번에 일 대단히 잘 풀렸어.
오, 축하해! 이제 돈 잘 벌겠네?
이번에 아파트 들어가.
그래? 몇평이야? 얼만데?
새 차 뽑았어.
차종이 뭐야? 얼마 줬어?
생태마을 들어갈 거야.
너 미쳤어? 굶어죽으려고 그래? 그런데 거기 가려면 얼마 들어?
애 학원 아무래도 옮겨야 할 것 같애.
어떤 학원으로 옮길 건데? 거긴 학원비가 얼마야?
증거가 더 필요하신가?
이런 판국이니, 생태가 앞에 접두사로 붙어도 마찬가지다.
생태주택(주택이란 말도 참 요령부득의 말이다. 앞으로 집이라고 쓰겠다)도 마찬가지다.
온통 물질에만 신경이 집중된다.
황토, 통나무, 볏짚, 뭐 이런 것만 나온다. 황토가 뭐고 통나무가 뭔가. 볏짚은 또 뭔가. 이것은 물질이다. 철근콘크리이트보다야 낫다고 하지만 이걸 정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물질일 뿐이다. 더 이상은 나가지 않는다. 물질을 생태물질로 하면 생태집이 된다는 거다. 정말 그럴까? 생태물질로 도배를 하면 정말 생태집이 될까?
그럼 아파트도 황토, 통나무, 볏짚, 이런 걸로 만들면 생태아파트 되는 거네? 그래서 그런가? 자연을 닮았다는 아파트 광고도 나오는 판이다. 심지어 하늘까지 만들었노라고 구라 빵빵 치고 있다.
미안하지만, 물질로는 생태집을 만들 수가 없다. 황토 아무리 써 보시라. 그 집이 사방이 꼭꼭 막혀있다면 그거 생태집 아닌 거다. 현관문 걸어 잠그면 난공불락의 성채가 된다면 그거 생태집 아니다.
그래도 물질, 물질 하니까 우선 물질로만 생태집을 챙겨드리겠다.
생태집을 만들자면 세가지의 물질이 필요하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물질. 집 짓는 재료에 관한 거다. 잘 아시는 나무, 풀, 돌, 흙, 이런 거.
또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 에너지라고도 한다. 보일러로 표현하면 좀 쉬우실려나? 심야전기보일러, 군불 때는 아궁이, 화목보일러, 태양열보일러, 지열, 풍력보일러 등등.
나머지 하나는 집을 이루는 것이라기보다는 내 보내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겠다. 똥 오줌을 어떻게 버릴 거냐, 물 쓴 건 어떻게 할 거냐.
이 세 가지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가 생태집을 만드는 물질 조건에 해당한다. 시골집, 특히 귀농하려는 이의 집이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첫 번째 관문에서 주저앉는 거다. 시골땅 말아먹으려고 귀농하는 거 아니지 않는가.
여기서 특히, 대단히 주의할 점이 있다. 이건 흔히 알고 있는 상식과 현상이 완전히 다른 건데,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집 지어놓고 좌절한다. 재료의 특성을 잘 못 알고 있거나 완전히 거꾸로 알고 있기 때문에, 혹은 비용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제부터 이 말씀을 드릴 참인데, 세부사항에 들어가기 전에 이것부터 말씀드리겠다.
원래, 생태는 비싸다. 유정란 한 알이 일반 계란의 세배 이상 비싼 것처럼. 생태집 지으면서 흙이니 나무니 주변에 흔한 건데 그게 왜 돈 들어! 하지 마시라. 생태집을 이런 물질로만 생각한다면 대단히 비싼 집이 나온다. 그래서 집을 물질로 만들지 말고 정신으로 만들라고 말씀드리는 거다. 어쨌건, 물질로만 생태집을 만들려면 돈 미리미리 많이 벌어두시라.
글을 진행할수록 하나의 소주제로 쓰는 분량이 길어진다. 할 말이 많은 건지, 요약이 잘 안 되는 요령부득의 글쓰기를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 글은 집은 삶이다 2 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