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예수 성심 대축일이 있는 6월을 예수 성심 성월로 지정하고 축일 을 기념한다.
또 성시간과 기도회 등을 통해 성심의 신비를 묵상한다.
예 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성경에 근거하고,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보편적으 로 받아들인 교회의 전통적 신심이다.
성시간의 유래와 의미
프랑스 성모방문수녀회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1647~1690) 수녀는 1673년부터 1675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예수 성심의
환시를 체험했다.
이때 예수는 상처받은 성심 을 위로하는 방법으로 첫 금요일 영성체와 매주 목요일 밤 중에 예수의 수난을 기억하며 예수와 괴로움을 같이 할 것을 가르치셨다.
이는 ‘첫 금요일 영성체’와 ‘성시간’이라 는 두 개의 주요 신심 행위가 생겨난 중요한 계기가 됐다.
알라코크 수녀는 환시 체험 후 당시 고해 사제였던 예수회 클로드 드 라 콜롱비에르 신 부와 함께 성시간 신심을 활성화했다.
같은 예수회 사제였던 로베르 드브로스 신부가 단체를 창설하면서 신심 전파는 더욱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비오 8세 교황이 1829년 성시간 신심 실천을 전대사와 함께 인준했다.
1933년 비오 11세 교황은 성시간에 참여한 자로서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고 교황 지향대로 기도하는 이에게 전대사를 허락하는 등 신심을 장려했다. 성시간은 마태오복음 26장 40절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겟세마니에서 번민과 고 통 속에 기도하던 예수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고 했던 말씀이다.
알라코크 수녀에게 발현한 예수는 불꽃 가운데 있는 성심을 보이시며 상처받은 성심을 위로하는 것으로서, ‘죽음의 고통에서 고민하는 예수와 함께 지내며 기도하는 것’이 성 시간의 주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핵심은 예수 성심께 바치는 공경과 보속이다.
사람들을 지극히 사랑하셨기에 큰 고통을 받으셨던 예수 성심을 관상하고 묵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시간은 성체현시(聖體顯示)와 함께 예수 수난에 대한 묵상, 장엄 기도, ‘성 토마스의 성체찬미가’와 ‘예수 성심께 천하 만민을 바치는 기도’, 성체강복 등으로 이뤄진다.
공동체에서나 개인적으로 할 수 있고, 시간은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 때가 권장된다.
이홍근 신부(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는 「예수 성심 신심과 성시간」에서 “성당에서나 가정에서나, 들에서나 일터에서나, 여행 중에는 기차나 배 등 어디에서나 되도록 조용 한 마음으로 겟세마니 동산의 기도를 본받아 한 시간 동안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 하면 좋다”고 조언한다.
예수 성심 신심의 발전
그리스도의 마음에 공경을 드리는 근거는 신·구약성경과 교부들, 교황들의 가르침에서 볼 수 있다.
호세야, 이사야, 예레미야 등 구약의 예언자들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을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 혹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충실한 사랑으로 서술했다.
이는 신약에서 등장할 메시아의 희생적 사랑을 미리 보여주는 예표이기도 했다.
교부들은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 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 (요한 7,37-38)는 말씀을 해석하면서 예수 성심을 초자연 은총의 근원이라고 했다. 예 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을 때 옆구리를 찔려 피와 물이 흘러(요한 19,34 참조) 내린것을 두고 교부들은 예수 성심을 초자연적인 은혜의 보고로 비유했다.
즉, 피와 물은 성체성사로 풀이하며 하와가 아담의 옆구리에서 나왔듯이 새 아담인 그리스도로부 터 교회가 탄생했다고 했다.
예수 성심을 통해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통찰했던 인물로는 성 베르나르도, 성녀 제 르트루다, 성 알베르토, 성녀 가타리나 등이 꼽힌다.
성 요한 에우데스는 예수 성심 공 경을 공적 예절로 발전시켰다.
17세기 이후부터 교황들은 예수 성심 신심을 승인하고 널리 보급했다.
비오 6세 교황 (재위 1775~1799)은 예수 성심 신심에 반발하던 얀센주의에 대적하기 위해 1794년 예 수 성심 신심을 공적으로 옹호하는 교서를 반포했다.
그 후 비오 9세 교황은 1856년 성 심 축일을 전 세계 교회 축일로 확산시켰다.
레오 13세 교황은 1899년 5월 전 인류를 예수 성심께 봉헌하는 내용의 회칙을 발표하고 6월 11일 예수성심께 전 인류를 봉헌했다. 성 비오 10세 교황은 매년 이 봉헌을 갱신하도록 했다.
‘성심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비오 12세 교황은 1956년 성심 축일이 보편교회 전체로 확대된 100주년을 기념해 회칙
「물을 기르리라」를 반포함으로써 예수 성심 공경의 교 리적 근거와 기원을 신학적으로 제시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도 교황들의 예수 성심 공경에 대한 강조는 계속됐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예수 성심과 성체성사를 영성의 중심으로 삼았다.
성 요한 바오로 2 세 교황은 회칙 「인간의 구원자」(1979)에서 구원의 원천인 하느님 사랑이 그리스도의 성심을 통해 나타나고 실현됨을 밝혔다.
또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1980)에서 “성 심 신심은 현대인이 하느님 자비를 고백하는 가장 합당한 방편이며, 교회의 선교 사명 을 수행하는 가장 탁월하고 필요한 길”이라고 했다.
가톨릭 신문 2019년 6월 2일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