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때 하동군수였던 이항녕 박사(77)는 50년 만에 하동을 찾아가서 자신의 친일행각을 사죄, 우리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던졌다. 그는 '나는 민족과 민주의 반역자였다'는 것을 실토함으로써 50년 간의 마음의 짐을 벗었다고 고백했다.
"바르게살기운동 하동군협의회의 초청을 받아 지난 10일 하동국민학교 강당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경성제대)을 졸업하고 1941년에 하동군수로 부임, 1년간 재직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덕성을 바로잡아야한다는 내용의 강의를 부탁하는데 나 같은 부도덕한 사람이 그런 강의를 할 수 없고,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제시대 군수노릇할 때의 죄를 참회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나와 함께 군청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참석해 있었고, 군을 대표하는 분들 5백여 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사과한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그 당시 공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죽창을 들고 다니면서 군민들을 괴롭히던 사실을 사죄했습니다. 나는 하동군수로 1년 간 있다가 창녕군수로 3년 간 있었는데 그때는 징용 징병 학병을 보내기 위한 일을 했습니다. 그때 그렇게 집을 떠나야 했던 이들 가운데는 목숨을 잃었던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나는 일본의 앞잡이로서 그런 일을 저질렀던 나쁜 죄인이었습니다."
같은 민족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살풍경한 불안의식을 심어주었던 과거를 참회하는 노학자의 양심선언이 우리 사회에 조용한 파문을 던져 주었던 것은 아직도 친일문제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
"나는 해방이 된 후 민족 앞에 속죄해야겠다는 생각에 승려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만해도 벌써 아이가 다섯이나 되는 등 처자가 딸려 있었기 때문에 혼자서 이 문제를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산 범어사 밑에 있는 청룡국민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밤에만 범어사의 하동산 스님 밑에서 뼈를 깎는 듯한 고행의 수행생활을 했습니다. 나는 일제시대 때 주욱 공립학교를 다니다가 관리가 되었으며 민족의식이 약했는데 해방이 되고 나니까 일제의 앞잡이노릇을 했다는 게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습니다. 그후 학계에만 몸담은 이유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이 박사는 그 후 친일에 대한 부끄러움을 여러 차례 글로 써서 발표, 속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1961년에는 4개월 간 경향신문에 [청산곡]이라는 소설을 연재했다. 그 소설은 일제 때 군수를 지내던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민족 앞에 나쁜 짓 하던 일들을 상세히 기록하면서 민족반역자임을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이들을 가리켜 '만화세대'라고 비판했다.
"나의 참회가 이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는 보도를 보고 나 자신도 놀랐습니다. 아마 세태가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분위기이고 남의 잘못만을 들추어내기 좋아하는 분위기인데 자기의 잘못을 스스로 들추어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해방 46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일본에 관한 것들이 청산되지 않아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민족 앞에 심어주었다는 점 때문에 파문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일제가 청산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붙어있던 이들이 반민법으로 처단되었다면 용서받고 새출발을 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친일자 처벌이 매듭되지 않았던 거지요. 지금 우리는 과거에 매달릴 때가 아닌데 결국 그런 것들이 민족의 정력낭비를 시키고 있는 셈이지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지금도 늦지 않으니 청산할 것은 청산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일제 때 고관을 지냈거나 돈을 많이 모았던 이들은 잘못했음을 민족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이 박사는 일제의 청산은 부역자들의 사죄가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정부 역시 미온적인 사과형태만을 취할 게 아니라 '독일처럼 홀딱 벗고' 있는 그대로를 밝히면서 한국민족 앞에 깊은 사죄를 해야 과거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보존하느냐 철수하느냐의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총독부의 건물도 일제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총독부 건물만 해도 그렇습니다. 반일감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만약 일제가 청산되었다면 그 건물은 우리 민족의 수치를 담은 한 건물로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족정기 면에서 정기를 바로 찾았다면 실용주의 측면에서 그 건물을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제가 청산되지 않았던 것은 역대정권에 책임이 있다는 책임전가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이승만대통령이 친일파를 옹호했고 민주당 정부가 친일파를 대거 등용함으로써 친일세력의 숙청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친일행각자들의 대거 정치참여가 민족정기를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습니다. 부도덕한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이 국민 앞에 용서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그 위에 서서 정치를 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덕성의 회복이 안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는 80년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 조선일보에 [나를 손가락질 해다오]라는 칼럼을 발표하고 홍익대학 총장자리를 떠나 당시 지식계에 파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의 친일행각 사죄발언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50년 전의 사죄로 충격을 받아야하는 과거지향적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첫댓글이항녕 박사는 진정 조국의 사람같습니다.설령 순간적인 판단 착오나 욕심으로 극악한 일을 했다해도 스스로 먼저 반성하는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인간다운 모습이며,,친일 매국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행동인 것입니다....자신들을 영웅으로 조작하고 있는 조선, 동아,,,여타 개 자식들은 즉각 회개하라..돌로 쳐죽일.!!
바꾸는 일, 특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진정 '용감한' 자라 믿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생각,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자존심, 불안함 등을 극복해야 가능한 것이기에.... 진정 아름답고 강한 분께 경의를 표하고 이런 분들이 많은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첫댓글 이항녕 박사는 진정 조국의 사람같습니다.설령 순간적인 판단 착오나 욕심으로 극악한 일을 했다해도 스스로 먼저 반성하는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인간다운 모습이며,,친일 매국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행동인 것입니다....자신들을 영웅으로 조작하고 있는 조선, 동아,,,여타 개 자식들은 즉각 회개하라..돌로 쳐죽일.!!
친일을 햇다는 사람이라 좀 뭐한 느낌이 들지만 아직 이나라에는 친일을 사죄하지 않고 얼굴에 철판을 깐채로 당당히 살고 있는 쓰레기들을 보면 이 분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전정한 인간다운 사람입니다.
바꾸는 일, 특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진정 '용감한' 자라 믿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생각,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자존심, 불안함 등을 극복해야 가능한 것이기에.... 진정 아름답고 강한 분께 경의를 표하고 이런 분들이 많은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런 글은 수구 반역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안타깝네요--;;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며 아름다운 행동이십니다.
이항녕씨와 같이 매국한 사람은 국가앞에 사죄하는 것이 마땅한 일 아닌가요? 그래서 이 글이 빛을 보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동정해서는 안됩니다. 인정하는 것은 몰라도...
나를 손가락질 해다오...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뉴라이트추종자들이 이글을 봐야하는데
존경합니다.. 고통받으신 분들도 용서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