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깡Lacan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은 꼭 그렇게 난해한 문장으로 쓰여야 하는가. 10여 년을 임상에서 활동해온 정신과 의사가 쉽게 풀어낸 라깡과 정신분석의 핵심 개념. 저자는 40편의 영화를 통해 이미지에 관한 정신분석적 사고를 소개하고, 무의식과 욕망에 관한 진실을 들려준다. 그리하여 자신의 욕망을 직시함으로써 주체로 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글을 쓰는 동안 벗어나지 않으려 했던 원칙으로 '정신분석학과 영화 미학의 관계', '영화를 통한 정신분석 담론의 확장', 그리고 '정신분석적 영화 비평의 시도' 등을 삼았는데, 자끄 라깡의 개념을 중심으로 한 정신분석과 정신분석을 이론으로 전유하였던 영화, 이 둘 사이의 다양한 화학적 작용과 반응을 실험하고 있다. 심리학이 난리다. 심리 실험이니 심리 테스트 같은 심심풀이 심리학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현대인들이 겪는 ‘관계의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심리학 붐boom을 말함이다. 그러나 타인의 심리를 안다는 것을 우리는 그가 나를 좋아하도록, 혹은 내가 파는 무언가를 사고 싶도록 만드는 마법 상자쯤으로 여기게 하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 관계에는 ‘공식’이라도 있다는 듯이. 심리학의 과학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공식’에 맞추어 관계를 조정control해가는 동안 정작‘나는 누구인가’라는 핵심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 질문은 쉽지가 않다. 질문을 던지는 것도 어렵지만, 그 질문에 답하기는 더욱 어렵다. 주체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이 품고 있는 욕망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무의식의 욕망이다). 그러니 우리 자신도 우리 삶에 대해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정신분석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그러나 좀더 공부해보자고 책을 뒤적이려 해도, 정신분석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을 대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20여 년 사이에 라깡학회가 창설되고 프로이트Sigmund Freud 전집이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일반 독자에게는 ‘무슨 말인지 알아먹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렵다. 저서보다는 그에 관한 해설서가 더 많이 나와 있는 라깡Jacques Lacan만 해도, 그렇다. 그의 글쓰기Ecrits가 유독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라깡’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은 꼭 그렇게 (정말 내용이 어려워서 그런 것인지, 번역서라는 한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난해한 문장으로 쓰여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10여 년을 임상에서 활동해온 정신과 의사 박시성 교수가 라깡의 카우치 위에 영화를 올려두고 정신분석의 핵심 개념과 정신분석적인 글쓰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책은 마흔 편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이미지에 관한 정신분석적 사고를 소개하고, 무의식과 욕망에 관한 진실을 들려주고, 그리하여 자신의 욕망을 직시함으로써 주체로서 설 수 있음을 소개한다. 영화의 서사를 넘어서 형식, 이미지나 미장센, 인물의 구조, 영화음악이나 편집 방식 같은 요소들이 상호 작용해 생산하는 의미론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 말미에 소개된 ‘정신분석학과 영화’에 대한 정치한 이론적 설명과 본문에 소개된 용어들을 정리된 이해에 도달하도록 하는 개념 사전이 라깡 정신분석학을 한층 친근하게 만들어준다.
목차
목차 |
책을 내며 | 라깡의 카우치에서 영화를 읽다
프롤로그 | 영화, 무의식의 이미지
욕망을 이미지화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무의식의 언어, 욕망의 기호 무의식의 이미지는 욕망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멀홀랜드 드라이브 문자, 육체, 욕망 그리고 죽음 필로우 북 타자의 욕망을 침범하는 위험 악몽탐정 정신병의 미학 환각, 실재의 얼룩 네이키드 런치 타자 또는 대상: 공포의 근원 장화, 홍련 정신분열의 숭고한 아름다움 스파이더 폭력이라는 향락 폭력의 풍경 엘리펀트 폭력사회를 향한 고통스런 분노 말죽거리 잔혹사 돌이켜야 할 돌이킬 수 없는
무의식의 지식은 욕망에 관한 주체의 진실을 알고 있다 주체와 소외 기억의 파편에 갇힌 존재의 무게 21그램 시간의 단절, 관계의 단락 브로큰 플라워 낯선 삶에 대한 소외와 우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조각난 육체, 분리된 자아 육체의 파편과 파리의 꿈 플라이 죽은 자의 회상: 환영과 진실 거미숲 조각난 자아 데드 링거 욕망의 궤적 유전자 시대의 오이디푸스 코드 46 노인, 소녀를 만나다 활 죽음에 이르는 길 타임 투 리브 안다고 상정되는 이미지 편집증적 불안에서 불가능한 화해까지 랜드 오브 플렌티 진실이 거짓말하는 곳 스위트룸 시각의 주체에 관한 실험과 게임 히든
욕망이란 항상 타자의 욕망이다 미끄러지는 욕망의 시니피앙 복제된 욕망의 데자 뷔 팜므 파탈 보통 사람들의 유치한 일상 극장전 섬, 욕망의 상처를 치유하는 곳 루시아 결여로서의 욕망 질투의 모호한 대상 시간 치정에 얽힌 도착증의 멜로드라마 나쁜 교육 채울 수 없는 갈증, 소외와 결여 흔들리는 구름 사랑 담론과 욕망의 변증법 사랑은 환영이다 해변의 여인 삐딱한 비주얼 러브 스토리 형사 타자의 시선과 욕망의 담론 친밀한 타인들 성 차이의 시각적 공식 ♀와 ♂의 소통 불가한 욕망 6월의 뱀 포르노그래피 농락하기 섹스 이즈 코미디 그 어머니들이 사는 법 귀향
주체는 환상을 건너 재구성된다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이름으로 괴물 할머니를 기다리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위반의 즐거움 꿈꾸는 육체, 위태로운 청춘 몽상가들 금자씨에게 구원은 필요없다 친절한 금자씨 인간 마을의 추악함: 가장과 허위 도그빌 욕망을 주체화하기 건반과 손가락 사이 피아니스트 섹스, 자동차 그리고 죽음의 욕동 크래쉬
에필로그 | 정신분석적 실천의 다면성
욕망과 환상의 이론 라깡의 정신분석학은 영화와 어떻게 만나는가
용어사전 | 라깡 정신분석의 개념들 더 읽을거리 | 라깡과 영화, 고찰의 연대기 |
------------------------------------------------------------
목차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ㅋㅋ
사실 말의 주술적 기능에 대해서 다룬 책을 못찾았어요.
근데 이 책 초반에 언어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이 책을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양한 이론들을 대략적으로 훑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_+
(게다가 영화 평론까지 있네~어떻게 써야하는 지도 알 수 있을 듯!)
그래서 자신이 써보고 싶은 걸 택해서 글을 씁시다~!
(참고문헌을 찾아보면 각자 읽어야할 책들도 알 수 있겠죠?)
여하튼 다양한 의견을 내주세요.^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