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드디에 벨기에다. 오늘 나는 영국과 유럽대륙사이를 기차를 타고 건넌다. 영국과 유럽대륙사이를 오가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하나. 유로스타를 이용하는 것.
유럽은 무엇보다 철도시스템의 천국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부산에서 시작한 철도가 신의주를 거쳐 러시아 망망대해같은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동부유럽을 거쳐 런던까지 닿을수 있다는 계획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 간단한 여권심사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자유롭게 범법자가 아닌이상 쉽게 국경사이를 넘나들을수 있는 참 편리한 철도시스템을 갖추었다.
유로스타는 바로 런던과 벨기에 및 암스테르담이나 파리 등을 연결하는데 영국과 유럽대륙사이의 '도버해협'을 해저아래뚤린 터널로 관통한다. 대부분의 유럽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두울. 유로라인.
유로라인은 버스다. 버스로 영국과 유럽대륙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이다. 여기서 잠깐, d어떻게 버스가 바닷길을 건너 유럽대륙으로 넘어갈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바로 유로라인은 영국을 출발하는 배안에 버스가 들어갔다가 유럽대륙에 도착하면 버스를 대륙에 토해낸다. 값이 저렴하나 무엇보다 잠자리가 부족하다. 좁은 버스좌석에서 그것도 잠이 들라하면 버스는 배에 오르고 (버스가 배에 오르고 내릴때는 버스에서 내려야 한다.) 잠이 들법하면 버스는 배에서 내려 대륙에 도착한다. 불편하지만 이 방법도 상당수가 이용한다.
셋째. 이지젯을 이용하는 방법.
이지젯은 저렴한 항공을 말한다.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쉽게 매우 쾌적하게 비행기로 편하게 간단히 대륙에 도착할수 있다.
어쨌든,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 워털루 역으로 향했다. 워털루 역안에 들어가면 거대한 유로스타 입국심사대가 있다. (나름대로 외관이 괜찮으므로 사진찍어두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아쉽다 ㅋ ) 감탄. 영국을 떠난다하니 아쉽다. 정들법하니 또 하나의 세계로 넘어간다.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꼭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게 이것저것 참 좋은 기억들을 새겨준 나라다. 무엇보다 나 한국에서 낮선 외국인들을 만날 때 이들 이상으로 친절히 대해줄것이라고 나에게 스스로 약속을 했다.
유럽대륙내의 철도를 이용한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나, 유로스타는 여권을 보여주고 비행기를 타기전처럼 소지품검사를 받아야 한다. 근래에 들어 유로스타도 테러의 대상대열 상위권에 든다고 한다. 유럽대륙으로 넘어갈 때 해저터널을 통과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한번 터뜨리면 그 피해는 결코 미국 9.11 테러사건 못지 않을것이기에....
피곤해 잠이 들었다. 자다 보니 웬지 몸이 으스스하다. 깨어보니 터널안. 대략 20여분을 터널을 통과한다. 참고로 해저터널이라고 기차밖으로 바다가 보이고 물고기와 온갖 산호초가 난무할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그저 기차를 타고 가다 보는 터널일뿐이다. 그러나 그 터널을 건너는 동안 '확실히' 몸이 으스스 한기를 느낌으로 말미암아 이곳이 바닷속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오후 2시 5분 브뤼셀에 도착했다. 영국시간으로 계산했다면 1시 5분이었다. 그러나 대륙으로 넘어오는 동안 한시간의 시차가 발생하므로 기차를 탄 우리 일행은 한시간을 잃어버린 것이다. 무척 찝찝하다. ^^
브뤼셀 미디역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브뤼셀 관광을 하기전 해야 할 중대한 일이 있다. 바로 유레일 패스와 야간열차를 예약하는 것.
- 유레일 패스 : 패스 하나로 자유자재로 기차를 타고 갈수 있다.
그러나 TGV나 ICE, 유로스따 이탈리아 같은 초고속 열차는 제외된다.
- 야간열차 : 이른바 쿠셋이라고 하는 침대열차다. 나라와 나라사이를 넘나드는데 대부분
짧게는 7-13시간까지 걸리므로 효율적인 여행을 위해 침대차에 누워 자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방법이다.
브뤼셀 미디역에 도착한 우리는 경악했다. 이곳은 전쟁터였고 아수라장이다.
수많은 관광객들 - 장담하건데 그중 65% 가량은 코리안, 대한민국 대학생들이다. - 이 영국에서 넘어와 야간열차 예약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예상외로 야간열차 자리는 없다. 나라와 나라사이에 야간에 이동하는 열차는 1대인데 그 열차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니 당연히 없을 수밖에.... 도시와 도시를 경유해 돌아가고 여러 수십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그곳 좌석마저 없다. 큰일이다. 여행일정상 정해진 날에 우리는 반드시 그 도시를 가야 했기에 조마조마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심 끝에 내일 오후에 도착해야할 암스테르담을 포기하기로 한다. 암스테르담에서 다음목적지인 독일 뮌헨으로 가는 야간열차는 결코 찾을수가 없기에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암스테르담은 숙소가 없이 잠깐 관광후 야간열차로 뮌헨에 가려 했기에 다행이었다.
참고로 야간열차 쿠셋에 대한 예약은 인원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유럽 기차역 승무원들은 자기 마음대로인 면이 강해서 자기가 좋으면 예약해줄수도 있으나
가령 인원이 많으면 귀찮아서 예약을 안해줄수도 있다. 참고하도록...
3시간반만에 우리는 3군데 예약을 마쳤다. 3군데 야간열차 예약비로만 개인당 120 유로가 나갔다. 한화로 대략 16만 8천원. 한푼이 아쉬운 몸만 믿고 떠나온 배낭여행객에겐 치명타를 입히는 금액이다. 그러나 어쩌랴 이곳은 대한민국이 아닌 유럽 벨기에인 것을...
야간열차 예약을 위해 같은 여행사 소속으로 온 일행 스무명은 완전히 갈라졌다. 이유인즉 서로 친했던 무리들끼리 찢어져 야간열차에 대한 예약을 고민하던중, '전쟁'이 얼어나서였다. 우리일행이 먼저 저들일행보다 야간열차를 예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저 일행은?
-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 - 나도 그랬다. 인간의 영악하고 무서움이란..... ㅠㅠ...
6시경에야 우리는 브뤼셀 호텔에 도착했다. 점심도 못먹고 가난한 배낭객들에 배에선 울음소리만 처량할뿐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야간열차 예약을 위해 고심하던 10명은 이젠 파리에서 떠나는 날까지 함께 하게 됐다. 모르는 외국인들과 같이 하는 잠자리보다는 6명이 정원인 야간열차 쿠셋에서의 같은 일행이 훨씬더 의지하기 쉽고 편하기 때문이리라...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100년된 홍합요리집 레옹을 찾아가기로 했다. 벨기에의 대표적인 요리는 홍합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해산물에 대해선 별로 좋아하지 않아 크게 호감이 가질 않았다.) 추적추적 내리다 말다 하는 비를 맞으며 레옹을 찾아나선다.
브뤼셀 시 중심편에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 서울 신당동 떡볶이 촌처럼 홍합전문 요리집들이 거리에 쫘악 즐비하다. 우리가 지나갈때마다 웃으며 나와 서투른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외친다. 몇몇 잘생긴 '삐끼'들은 우리 일행의 여자들을 향해 씽긋~ 윙크를 날려주며 '낮선 유혹'을 건넨다.
드디어 도착했다. 우리는 야간열차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해서 최대한 아껴먹기 작전을 펼쳤다. - 유럽 음식점의 기본은 먼저 음식을 시킨뒤 그 음식이 나오기 전 음료를 시키는게 기본 예의 사항이란다. 물이던 콜라던 맥주던... - 그러나 우리 일행들 절대 음료를 시키지 않는다. 왜냐 한푼이 아쉬운 사람들이기에... 주문받던 종업원 황당하기 그지 없다는 표현을 한다. 열명이 들어와 얼씨구 하던 그의 모습, 마치 오래된 신문지빛 같은 얼굴....
냄비에 나온 20유로짜리 홍합요리.... 그러나 그 맛이란....
( 한국 동네 포창마차에서 먹는 홍합이 훨씬 더 훌륭하고 훌륭하다. )
길드하우스를 지나 그 유명하다는 오줌싸개 동상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게 웬걸,...
유럽의 3대 썰렁중 하나라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 대체 어떻길래? 직접 찾아가 보기를...
- 오줌싸개 동상은 브뤼셀을 대표하는 형상으로 국빈이 브뤼셀을 방문할때는 항상 이 동상에 옷을 선물한것만 3만여점에 이를만큼 국보급 동상이다. -
실망과 기대를 뒤로 한체 이번엔 오줌싸개 소녀상을 찾아 나선다. 쉽게 예기하자면 소년상의 찍인셈이다. 그러나 이런... 브뤼셀 시민들조차 소녀상의 위치를 아는 이가 드물다.
소녀상을 찾는데만 무려 2시간정도를 소비했나 보다. 우리가 소녀상을 찾아가던중 여럿 시민들과 만났는데 그들의 영어실력은 예상외의 수준급이다. 한 아저씨는 우리보고 이렇게 까지 물어본다. '그래, 불어로 해줄까 영어로 해줄까?'....
정말 영어는 세계의 공통어이다... 공부 열심히 해야지...
소녀상을 본 우리들 또다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런..... 이런... 뜨아아....
영국과 마찬가지로 브뤼셀 시민들 역시 비오는데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가 브뤼셀이 있는 동안도 날씨가 워낙 변덕이 심해 죽쑤듯 해가 떴다 비가 왔다 한다. 그들은 늘상 그런것인데 상관할바 아니라는 듯 태평히 비를 맞으며 시내를 활보한다.
우리 일행들과 마니 친해졌다. 일행중 나와 동갑내기 여자애는 이대 대학원에 다닌다 했는데 같이 꼭 짤즈부르크에서 모차르트의 발자취를 다듬어가자고 약속했다.
벨기에 상당히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의 정서도 그렇고, 도시에서 느껴지는 문화도 그렇고.,. 물론 나 자신이 런던에서의 모든 것이 100% 서구권같이 다가왔던 것이 크게 작용했을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밤에 브뤼셀 시청이 있는 그 유명한 그랑플라스 광장에 모였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100만불짜리 야경을 찍기 위해서다.
사력을 다해 승한군 100만불짜리 야경을 찍는다. 근데 나중에 사진 보니 그냥 그런데? ^^
돌아오는 길에 이지에브리씽 pc방에 갔다. 걸려있는 lcd 모니터 삼성 샘트론 옛날 모델들이다 ㅋ ㅋ 한시간에 약 2유로 정도 = 2800원꼴 흑 비싸다. 선진국들이 있는 유럽이 이렇게 후진 인터넷 환경을 갖추었는데 우리는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