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 외 가 댁
어 준 구
외할머니가 아니 계신 외가댁은
늘
조용하고 쓸쓸하다
그렇지만
일년에 한 두 번은
외증조모의 품을 찿아든다
솔고개에서
가끔있는
버스를 설레임으로
기다리고
신당에서 버스를 내려
어머니의 당부대로
누나는
대병 소주에
고기 한 칼을 산다
가끔 있는
마을을 지나
암소바위에 이른다
깊은 소가 있는 곳이지만
아래는
여울이 얕아
징검다리가 있다
겨울에
맨발로 건내자니
발이 꽁꽁언다
상노 이모님댁으로
줄달음을 친다
몸을
느끈한 구들과
화로불에 녹이고
다시 길을 나선다
큰길로 가면
공비가 들 끓었다는
깊고 깊은 월악산
송계 동창이 나온다
상노 앞
남한강은 깊고 푸르다
여름엔
천렵이 한창이고
물이 수정같고
샘물같이 시원하다
돌밑에 손을 넣으면
퉁과리가 움키어진다
손 조 심!
우린
뒷산 오솔길로 접든다
귓가를 스치는
자연의 계곡바람
산새들의 교태스런 날개짖과 지저김
저기로 도망가는 날랜 다람쥐
한굽이 넘어서면
옹기장이 저 만큼 보인다
산도 들도 붉은 조대흙이다
발에서
신발이 도망간다
산 중에
홀로
옹기장이는
갈라진 투박한 손으로
할아버지와 손주의
대를 잊는 사랑을 전하는
군밤을 굽는 질화로
시골의 정스런 손길을 맞닿게하는
한키가 넘는 항아리
정성으로
황토빛을 담아낸다
조릿대 울타리를 지나 외가댁에 접어든다
외증조모님께서 맨발로 나오시며
손을 덮썩 잡으신다
팔순의 연세시다
광속에 깊이 감추인
언 연시와 곶감이 나온다
아직은 어린 이모와 외삼촌들과
군불지핀 아궁이에
알밤과 밤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윷놀이를 한다
지금은
충주댐이 자리하고 있어
유람선이 오가고
월악산은 국립공원이 되어
송계 계곡엔
송림과 시원한 계곡물이
피서객을 부른다
어릴적 제천시 한수면 탄지리 외가를 생각하며(2001.05.26.)
첫댓글 전에 올렸던 글인데 다시 올립니다
수필로 써주신 지난날 어릴적 추억을 생각하시면서 쓰신 글이군요 !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지금은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수몰이 된 지역이 많아서 고향을 찾고 싶어도 흔적이 없는곳이 만을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