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나게 아침 먹고 아장아장 봄날들이 나온 우리 동글이 공주님, 이름이 둥글 원圓이예요, 그래서 별명이 동글이가 되었어요, 이런 곳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주신 부모님께 나중에 나중에 감사할 날이 잇겠죠.

이날 두 번이나 넘어져 바닥에 딩굴고 머리가 부딪혀 엄마 아빠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장수할 거 같아요!

촉이 난 고추모종을 모종판에 옮겨 뿌리는 현희님, 고추씨앗을 보며 고추는 어떻게 싹을 띄우는지, 궁금해 한 기억은 있지만, 이날 그 신비를 알게 될 줄은 몰랐네요, 볏씨처럼 고추씨앗도 며칠 물에 불러 놓으면, 촉이 나온다네요, 그 촉이 난 씨앗을 이렇게 모종틀에, 배양토를 깔고 뿌려 놓으면 싹이 난다네요.

화질이 흐려 잘 안보이네요, 자세히 보면, 볏씨처럼, 촉이 나와 있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농촌은 몇 개월 딸기 농사 지으면, 새차를 한대 뽑을 수 있어요, 지난 해, 녹색당 특별당비 만든다고, 우연하게 어느 아주머니네 딸기 수확을 도왔는데,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이, 자기 아들한테 일 도우면 차한대 뽑아 주겠다고 했더니 잘 돕고 있대요, 제가 봐도 요즘 아이들 답지 않게 어머니 농사일을 잘 돕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 촉이 나는 씨앗을 보고 있으니, 그렇게 돈맛을 안 아이들의 富가 얼마나 갈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실제로 그들은 지난해 새차를 한대 뽑았어요, 그 아이들의 富가 뿌릴 내릴 수 있게, 이곳에서 뭔가를 좀 배워 가야 할 듯한 느낌이 드네요.

생명의 경외하는 마음을 담은 듯한 현희님의 고운 손길

옥수수 종자씨, 흑찰옥수수가 아닐까 싶네요, 진짜 맛있는데.

수수 종자씨, 씨뿌려 수확해서 대보름날 밥해 먹으면 정말 맛나고 행복할 거 같아요.

양파 종자, 여기 저기 놓여 있는 종자씨들이 옛날 어르신들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같아요.
호율님은 아랫마을에 어르신 일손 도우러 가시고, 호율님이 만든 곤충채를 들고 아이를 따라 숲속 모험을 떠나 봅니다, 파브르곤충이야기 책을 읽고 있는 아이가 장수풍뎅이를 잡고 싶다 네요, 그 애들이 어디 사는 지도 모르거니와, 저도 어린 시절 곤충들을 잡고 놀긴 했지만, 뒤돌아 보니, 알게 모르게 잔인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아, 어머니는 몰라, 니가 안내해, 하고 아이 뒤를 따라 가 봅니다,

그렇게 아이를 따라 가다 만난 숲속 풍경이예요, 호율님댁 근처의 소나무빛깔이 유난히 아름다워서 소나무 새싹이 나서 그런가, 하고 물었더니 소나무 새싹은 여름에 난다네요, 이 곳의 소나무는 다른 곳의 소나무들과는 많이 다른 가 봐요.

그 옆길 따라 이렇게 커다란 무덤과 오래된 해태비석상이 있었어요, 해태가 어흥, 이 비문의 비밀을 열어 볼래, 하는 것 같아 자세히 봤는데, 한자 까막눈인 제겐 허씨성을 가진 분이 군수를 지냈다 정도 밖에 안열리더군요.

실컷 산책하고 와서, 저기 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잠시 낮잠 들었어요, 너무 아름답죠, 팽나무래요, 제가 사는 마을에도 이런 팽나무가 한그루 언덕에 있는데, 이렇게 아름답진 않은 것 같아요, 그 나무는 지금 천주교성지로 묶여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 때문에, 나무 아래 편하게 누울 수도 없어요, 살랑 살랑 차갑지도 덥지 않은 바람이 이불처럼 첫사랑의 입김처럼 온몸을 감싸 주더군요, 세상에 태어나 처음 느껴 보는 기분이었어요, 이대로 영원히 잠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일었는데, 아이가 뭐하나 싶어 눈을 떴어요.

제가 어릴 때 살던 마을 어귀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서 동네 아이들이 많이 올라 타고 놀았는데, 어른들은 볼때 마다 올라 가지 말라고 야단쳤지만 그때 우린 토토로아재를 만나고 있었던 거 같아요.

이 아이도 토토로아재를 만나고 있을 까요?
조금은 심심한듯, 실컷 놀고 와서, 현희님이랑 피자 만들었어요,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치즈를 먹고 싶다한 거 같은데, 호율님이 그 말을 잡아서는 진주에서 오는 길에 치즈를 한봉지 사오셨어요,

덕분에 피자빵 만들기 체험하는 아침.

동글이네 특산물, 마늘피자빵! 우리밀에 누가 직접 만든 토마토소스를 뿌리고, 마늘 어슷쓸기해서 넣고, 치즈 뿌려 후라이팬에 구웠을 뿐인데, 느끼하지 않고 얼마나 맛나던지, 김수한님 계시는 둔덕마을에서 염소 몇 마리 데리고 와서 키우며, 젖을 짜서, 직접 치즈를 만들면, 진짜 동글이네 특산물이 될 거 같은 예감!

현희님이 아기 젖먹이는 동안 자연스럽고 능숙한 솜씨로 김밥 자르는 호율님, 빨래널기하는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아버지가 이렇게 하셨냐고 하니까, 아니라네요, 아버지는 전형적인 경상도분이시라고, 스승님이 누구신지, 이 모습 보며 뿌듯해 하실 듯.

완성한 마늘 피자 짜르는 호율님의 고운 손, 또 먹고 싶다.

간밤에 수없이 반짝이던 별들이 낮에는 이렇게 꽃으로 지상에 내려와 있었어요

진주가는 버스가 서는 가회까지 호율님이 배웅을 해 주셨는데, 이 아주머니들이, 부부가 짐 무겁게 들고 어디가 하니, 호율님이 누나예요 했어요, 그러고 보니, 짧은 일박반나절을 친동생네 온 것처럼, 나도 모르게 편안하게 어울려 지내다 가네요, 돌아 오는 길에 생각했어요, 예수와 마리와의 삶이, 최제우의 삶이 이렇지 않았을까!
끝
The Green Road not taken 3.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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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호율이는 성인이라, 에베레스트님, 그냥 호율이 동네 낑기시는게 어떨까나, 원이 원이어메, 약초음식, 밥, 공짜로 무더기 주니까, 그동네 욕심없는 사람 살기 괜찮은 동네, 아침이 데리고 그냥 낑겨 사시이소. 호율이는 친구이나 내 스승이라, 많이 배우실수도있겠고,,,,,,,,,,,
사진 글 모두 아름답습니다! 실제로 어제 공판장에 합천 가회에서 나온 딸기가 있기에 동글이네 집 근처라는 반가운 마음에 한다라 사다 가족과 나눠 먹었습니다. 차 한대 뽑을 만큼 돈을 만드는 딸기가 되는군요...
오랜만에 영신씨의 당원집 방문기를 재미있게 읽었어요~소박한 삶이 정겹게 보여지고 그냥 이렇게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는게 별거 없는데 너무 할일이 많고 먹고사니즘을 벗어나지 못하는게 우리 인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