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들의 책무
임병식 rbs1144@hanmail.net
얼마 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군인의 유해를 봉안하며 “우리의 영웅들이 돌아온다 "고 했을 때 나는 문득 ‘왜 미국이 강한 나라인가’를 생각했다. 그 말 속에는 고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이들을 절대 잊지 않으며 가벼이 대우하지 않는다는 의지가 읽혀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타국에서 자국 군인이 싸우다 죽은 유해를 찾아서 봉안하는데 온 정성을 쏟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만큼 애국심과 함께 한 곳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해서인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지 않은가 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을 하면 반드시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고 명예를 지켜준다는 확실한 약속. 그것을 실천해 보임으로써 언제라도 나라가 부르면 몸을 던지게 하는 의지를 가지게끔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아닐까.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어서인지 전사자 유해 발굴 소식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갖은 후 북한 지역에 있는 미군 유해 160여구를 송환받는다는 말이 들리고, 우리나라 문제인 대통령도 여건이 조성되면 DMZ 내 유해발굴을 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좋은 소식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한데, 그 소식을 접하면서 보다 시급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벌이다가 순국한 분들의 유해를 모셔오는 일이다. 아직 상당수가 외국에서 고혼으로 떠돌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분이 안중근의사와 홍범도 장군이다. 안 의사의 유해는 여순 감옥에 갇혔다가 순국한 후 그 인근에 묻혔으나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장소를 몰라 유해발굴을 못한 때문이다.
그리고 봉오동 전투의 영웅홍범도 장군 역시 스탈린 치하 불라디보스톡에 거주하다 1937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를 당한 후 현지에서 사망했으나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안 의사는 유언을 통해 말하길 ‘조국이 해방되면 고국에 묻어달라’라고 했건만 악랄한 일제의 은폐로 아직도 소원을 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이 흐른 탓에 시신이 묻힌 위치 마저 특정하지 못하여 찾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은 분명히 매장 기록을 가지고 있으련만 철저히 외면하고 은폐하여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만든다.
조국이 해방되자 백범선생을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은 애국지사의 유해봉환부터 서둘렀다. 그런 끝에 모셔온 분 중의 한분이 윤봉길의사다. 23세의 나이로 '장부출가 불생환(丈夫出家不生還)을 외치며 기개도 드높게 일본군 수뇌부를 단죄한 분이다. 죽임을 당한 시신은 당초 일본군 육군묘지 가는 길에 묻었다. 오가면서 철저히 짓밟겠다는 의도였다. 그들은 윤의사를 상해 홀커우(지금의 루쉰)에서 일본으로 압송하여 십자가 형틀에 두 팔을 묶여 죽인 후 암매장을 했다.
유해를 찾아낸 것은 극적이다. 유해발굴단이 일본당국에 “만약 유해발굴에 협조하지 않으면 인근의 무덤들을 다 파헤쳐 조사 하겠다”라고 으름장을 놓자 마지못해 협조를 한 것이다. 그리고 알려진 것으로는 중국 화북성 호가장에는 순국한 네분의 의사가 묻혀 있는데 고국에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단다. 그분들은 박철동, 손일봉, 이정순, 최철호 분 등 네분이다. 모두 20대로 후손도 없이 죽어서 고혼으로 떠돌고 있단다.
시급을 요하는 것은 또 있다. 해방직후 일찍이 효창공원에다 항일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으나 성역화를 입법해 놓지 못은 탓에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에 조성된 국립서울현충원은 그야말로 국가에서 잘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는 친일 반민족자 다수가 신분 세탁이 된 가운데 6.25때 공훈이 있다는 이유로 안장되어 예우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창용같은 사람은 김구선생 암살자인 안두희에게 직접 지령을 내린 자인데 보란 듯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일찍이 신채호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고. 공과가 섞여있다 하여 무분별하게 예우를 한다면 지하에 있는 애국선열들이 과연 납득할까.
아무튼 6.25전쟁이 끝난 지 오래되었으니 국군전사 유해발굴은 시급한 일이다. 하나, 조국해방을 위해서 풍찬노숙하며 분골쇄신한 영령들을 국내로 모시는 일과 독립 유공자가 잠든 효창공원의 묘역을 격식을 갖추어 국가가 관리하는 일도 시급하지 않은가 한다.
미국이 자국민의 유해를 발굴하는데 발 벗고 나서 예우를 다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지금 어찌하고 있는가’ 하는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독립유공자들은 누구를 위해 애썼는가. 자기의 안위는 헌신짝처럼 벗어 던지고 오직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분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하루 빨리 유해봉환을 서두르고 예우를 해드린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2018)
첫댓글 일부 공과를 내세워 무분별하게 예우를 한다면 지하에 있는 선열 뿐 아니라
살아있는 후손들도 국난을 당할 때 열심히 싸우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국민들이 애국의 모범인 것은 나라를 위하여 순국한 사람들은 최고로 예우하니
세계 최강국이 되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 속히 안중근의사 홍범도장군 유해도 고국으로 모셔 올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각별한 노력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김구선생을 살해하는데 관여한 김창룡 같은 자들은 속히 국립묘지에서 파묘를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미국이 자국의 국민이 전쟁터에 나가 전사하면 끝까지 추적하여 송환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왜 선진국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가 끝난지도 어언 70여년. 아직도 봉환을 하지 못하거나 안중근 의사동 유해가 어디에 묻였는지도 모르는
현실을 생각할때 답답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특히나 효창공원이 아직도 국립묘지처럼 관리되지 못하고 있음은 많이 반성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일제식민잔재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발본색원하지 못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 뿌리는 질기고 넓게 퍼져 각계각층에서 아직도 우리사회의 권력 상층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애국지사 순국열사와 조국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바친 꽃다운 청춘들이 이름모를 낯선 산하에 묻혀있는데 방치해온 지난 세월을 탄식합니다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 의로운 영혼들과 의인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이를 정확히 표현하자면 산 자의 책무가 아니라 정의로운 사람들과 정통성 있는 국가의 책무라 하겠습니다 더 이상 사이비와 쭉쩡이가 행세 하지 못하는 나라로 가꾸어 나가야겠습니다
순국선열들이 지금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방치된 현실이 답답합니다. 안중근의사는 죽으면 고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담겼건만 일제의 간악한 짓거리로 아직도 매장된 장소도 모르고 있습니다. 청산리 전투에서 김좌진장군과 함께 혁혁한 공을 세운 홍범도 장군도 카자흐스탄에서 유해를 봉환해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민족이 200년 밖에 안된 미국보다 못해서는 안되지요. 반드시 꽃다운 청춘을 받쳐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순국선열들의 유해 발굴과 고국으로의 이송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애국선열의 유해는 반드시 찾아내어 봉안해 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