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人政)』 「선인(選人)」은 주로 관리의 선발과 임용, 평가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고험’은 일반적으로 ‘신중히 생각하여 조사하다’란 뜻이나, 여기서는 ‘실상에 부합하는 공정한 평가’를 뜻한다. 공무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혜강(惠岡) 최한기의 고언(苦言)이다. 혜강의 글은 이렇다. “단지 자기 한 마음의 좋아하는 것으로 자기와 다른 것은 버리고 같은 것은 취하며, 또 더러운 풍속이 숭상하는 바에 따라 거기에 거슬리는 것은 버리고 합하는 것만 취하게 된다면, 일시적인 고정(考定)이 비록 아무런 해가 없을 듯하지만, 크게는 정치의 체통이 무너지고 작게는 현우(賢愚)가 구분되지 못한다. 왜 그런가? 인재를 고험하는 것은 국가가 다스려지느냐 다스려지지 못하느냐를 고험하는 것이지, 한 개인의 영고(榮枯)를 위하여 고험하는 것이 아니다. 이 뜻을 들어 고험하면, 권세도 겁날 것 없고 원망과 허물도 고려할 것이 없다. 그러니 오직 지극히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는 마음으로, 당당히 빛나는 하늘 화창한 태양 아래 서야 하는 것이다.[只以一心所好。捨異取同。又以汙俗所尙。去違收合。一時考定。雖若無害。其於大而治軆壞損。小而賢愚未辨。何哉。人器考驗。乃國政治不治之考驗。非爲一人榮枯之考驗。擧斯義而考驗。則權勢不足畏。怨尤不足恤。惟以至公無私。立於光天和日。]” 관리의 선발과 평가는 늘 신중하고 공정해야 한다. 잘못된 관리의 선발은 그 폐해가 고스란히 백성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혜강은 또 같은 책에서, 백성들이 바라는 정치와 바라지 않는 정치를 비교하여 이렇게 적었다. “백성들은 누구나 조정에 어질고 뛰어난 인재가 등용되기를 바란다. 아둔하고 약삭빠른 자들이 등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조선 후기의 혼란스러운 정치 현실 속에서, 혜강이 측인(測人), 교인(敎人), 선인(選人), 용인(用人)으로 인사(人事) 문제를 망라한 『인정』을 저술한 까닭은 무엇일까? 어쩌면 올바른 인사 행정을 통한 인도 정치(人道政治)의 이상을 꿈꾼 것은 아닐까. 『인정』은 일종의 정치 교과서였던 셈이다. 정치의 본령은 안민(安民)이고, 안민의 요체는 용인에 달려 있다. 이 이치는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