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 가락 하는 장마철 천마산 둘레길 조망을 찾았습니다. 얼마전 부산역에서 190번 버스를 타고 대부분의 버스가 다니는 송도 윗길 보다 윗편에 있는 해맞이로를 지나 송도로 오면서 바라보았던 남부민 산복도로의 조망이 인상 깊어 해맞이로 보다 더 윗쪽에 있는 소방용 도로 성격인 천마산로를 따라 감천항과 부산남항, 내항의 조망을 즐겨보기로 합니다 감천문화마을 맞은편 감정초등학교 옆 도로에서 시작합니다 예전의 천마산-장군산-진정산-암남공원 산행 코스의 시점입니다 (요즘은 반대편 서구 십리길쪽에서 많이 올라갑니다) 새로 만들고 있는 도로가의 카페 건물이 눈에 거슬립니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좋겠지만, 문화마을 경관을 다 가립니다. 아무리 법에는 저촉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나만 좋으면 된다'라는 식의 곤란한 발상입니다 감천항과 두송반도쪽의 경관이 바라보이기 시작하고 / 비도 찔끔 거리기 시작합니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 기억이 선명한 데 포장된 길도 낡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별 흔적도 보이지 않는 예전 등산로를 지나며 세우 내리는 도로를 사색과 함께 합니다 발 아래 안전에 신경을 덜 쓰고 사색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은 도로 따라 걷기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 따닥따닥 붙어 있어 수목대신 집들이 자라나는 사면을 바라봅니다 천마산 정상도 바라보고
멀리 문화마을 쪽도 바라봅니다. 중간의 '영동힐타운' 아파트 위치가 영 그렇습니다 쨍한 모습도 좋지만 비 내리는 흐릿한 모습도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ㅎㅎ 이 곳의 이름은 몇번이나 바뀌어 이제는 감천 문화 마을로 정착이 된 것 같습니다. 태극도 마을 -> 부산 산토리니 -> 부산 마츄픽츄 -> 감천 문화마을 태극도 마을의 유래는 6.25 때 피난온 증산도 분파인 태극도 교인들이 이 곳에 정착했기 때문입니다 한 때 몇만의 교인들은 우애 깊은 공동체 생활을 했었는 데 지금은 ... (6.25를 겪으면서 부산은 온갖 문화의 집합체가 되었습니다. 예술, 종교, 온갖 것들이 피난을 부산으로 했기에 비석마을과 같은 아주 서글픈 이야기도 있고, 밀면과 같은 음식도 생겨났습니다) 아무리 봐도 다른 집의 조망을 가리는 얌체 아파트입니다
꽤나 급한 경사의 도로 / 멀리서 보면 바다로 이어진듯한 도로를 지나 서른해도 전의 직장 다닐 때, 지금의 감천항이 아닌 한적한 어촌의 모습이었을 때 이 부근에 있었던 사장 비서집에서 배 터지게 회를 먹은 기억이 불쑥 떠 오릅니다 지금 잘 살고 있는 지 궁금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집착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바라보는 것은 현재이지만 상념은 과거를 헤메고 있습니다 제법 예쁜 약수암입니다. 이 곳 천마산과 수정산은 기가 센 곳이라 그런지 유달리 암자가 많습니다. 이 곳 천마산 주변만 해도 20개는 족히 넘는 것 같습니다 아랫편 냉장회사 옆쪽으로 가면 건너편 장군산쪽의 둘레길(부산 갈매길의 일부)을 갈 수 있습니다 철거를 하는 것을 보니 또 아파트를 지으려는 모양입니다 건너편 장군산-진정산쪽 눈에 익은 천마슈퍼 ... 천마산 조각공원에서 내려 오면 만나는 ^^ 어디서 만나도 반가운 택배차량 ㅎㅎㅎ 남항대교와 운무 자욱한 영도 / 이송도와 흰 여울길도 보입니다
남항동 빨간등대, 남부민동 흰등대
내항쪽이 바라보이기 시작합니다 자갈치 시장, 롯데 백화점, 영도다리
전깃줄만 잘 피하면 산 보다 조망이 훨씬 좋습니다 만디 버스 회차장 만디버스 비용이 10,000 - 조금 비싸군요 외지 관광객보다 부산 주민이 더 많이 이용하도록 해야 오래 유지될텐 데 ...
누리 바라기 전망대 지나고 ... 이 곳 부터는 전깃줄이 많이 없어 조망 사진은 그저 그만입니다 용두산 타워와 갈매기 모양의 자갈치 시장 문화마을 만큼이나 따닥따닥 붙은 경사면에서 살아가는 집들
하늘 전망대 지나고 어느새 운무 사라져 멀리 태종대 앞바다의 주전자섬도 보입니다
봄이면 예쁜 벚꽃으로 변신하는 아미산 바라보며 문화 학습관 지나 예술작품같은 골목길 지나 티벳불교 광성사 지나고 국수골목의 유일한 국수가게 지나면 산책길을 마칩니다 꿈꾸듯 살아가기 매일 살아가는 의미를 더하기 위해 숨은 것으로 부터 아름다움을 찾아내기 위해 비록 눈 뜨면 힘든 시간 기다릴 지라도,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도 그 누군가의 추억이기에 길 헤메는 강아지 보며 친한 척도 해보고 골목길 지나는 처자에게 눈 웃음도 흘리며
마음은 텅 비우고 가슴엔 그리움 가득 담아 반쯤 뜬 눈 아름다움 찍는 사진기 하나 들고서 그렇게 스치듯, 꿈꾸듯 살아간다 |
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예전에 20년전에 까치고개를 지나면서 처음 감천문화마을을 봤을때의 신기함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걸어서는 아니고 차로 가본곳들의 띄엄 띄엄 있으니.. 좋네요.. ㅎ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