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생활
-임진아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22년판
‘읽는 생활’에서 도전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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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면 그림, 에세이면 에세이, 시를 쓰게 되면 시 등 책과 관련해서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시도하는 일마다 열심인, 작가의 책과 관련된 열정적 면모가 엿보이는 에세이다.
저자는 책에 삽화를 그려 넣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책과 처음 인연을 맺었지만 그건 그의 책과 관련된 무한한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던 것 같다. 작가는 이후 에세이를 발간하기도 하며 그 영역을 넓혀갔지만 그 모든 시작은 책과의 인연, 즉 책을 읽는 생활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일상 속에서 책을 읽는 생활은 먼저 책방(서점) 탐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졌고, 이는 서고 정리라든지, 요즘 서점가의 트렌드의 하나인 책방 이벤트-작가와의 대화, 글쓰기, 독서토론 등-와 작가와의 만남 등으로 관심 영역이 뻗어나가다 급기야는 해외 유명 책방 순례나 책과 관련된 여행지 방문, 외국 작가와의 교류 등으로 그 공간이 더 한층 확대, 확장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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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과 관련된 공간적 영역 확장이 일상의 현실에서 주로 책방이라는 서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그가 사고하는 세계는 책의 표지나 내용 중에 삽입되는 그림(반드시 독서가 필요해지는 이유)에서 출발하여 책을 편집하고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과 그 책들이 서점에서 전시되고 판매되며, 판매되기 위한 직전과정 중의 하나인 책방 이벤트 등을 체험하고, 관련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사유세계를 공유하기도 하는 등 이 모든 일상이 다시 그녀를 통해 에세이나 그림으로 표현되며 그 깊이와 폭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
그러니까 그녀가 관심을 가지고 점차 넓혀가는 영역은 이 책 <읽는 생활>을 읽어가다 보면 다음과 같다. 각종 서적 출판과 표지 디자인, 삽화 그리기, 책방 운영, 서가 정리 및 기획, 독자들을 위한 각종 책방 이벤트, 글을 써서 책을 발간하는 작가들의 세계, 국내외 각종 서점 탐방, 끊임없는 독서와 이 모든 일상생활의 총합인 에세이 쓰기 그리고 이젠 시 창작 등의 문학적 영역 확대 등으로 매사 대단히 정력적인 여성이다.
일상 속에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며 꾸준히 서점을 방문하고 책을 사들이게 되며, 사온 책을 읽으며 글을 쓰게 되는데, 묘하게도 책 본연의 업인 독서 행위에 관해 글과 그림을 그리게 되는 선순환 과정의 무한 반복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독서를 통한 만족스러운 삶의 구현과 작품 활동을 통한 정신의 지속적 성장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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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작가의 탄생 과정과 그의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는 도전과 열정, 즉, 그 지적 여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겠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계속 응원을 보내야 할 것 같다.
(202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