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17. 8. 19. 토요일.
위처럼 쓴 뒤에 글 올렸다. 오늘이 며칠인지를 알려고.
그랬더니만 글 올린 날자가 나타났다. 8. 19.
나는 시간이 멈춘 곳에서 사나 보다. 하루의 날자도 모른 채 살고 있으니...
오늘 xx경제신문이 올린 기사를 인터넷으로 보았다.
'북 리스크 완화... 8월 위기설 불씨는 남아'
제목으로 다음 주 정부가 실시하는 을지훈련(8. 21 ~ 24.)과 북한 선군절(8. 25.)에 북미간 긴장감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면서 증권 코스피 숫자를 들먹거렸다.
나는 증권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코스피 숫자가 무엇인지를 전혀 모른다.
위 뉴스를 건성으로 읽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기자, 정말 열심히 근무하는구나. 무엇인가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일하는 체를 해야만이 봉급받는구나. 국민을 겁주고 을러야만 어떤 증권이 등락하겠구나. 조작된 가짜뉴스에 따라서 등락이 변화되어야만이 어떤 자는 이익 얻고, 어떤 자는 손실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올 8월에 들어와서 언론방송 매체에서는 한반도 위기설이 숱하게 난무했다.
우리나라 언론기관이 몇백 개인지는 몰라도 나한테는 별 것도 아닌 신문사들이 연일 위기설을 보냈다. 대다수의 국민은 겁을 먹었고. 정치단체에는 벌떼같이 준동하였고...
군수물자를 생산하고 파는 업자들, 무기 로비스트, 방산업체를 등에 업은 정치가 들이나 날뛰었겠지.
돈이 되니까.
그런데 말이다. 나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서 30년도 넘게 근무했던 터라 위 가짜뉴스들에 관해서 별로 겁을 먹지 않았다. 기자 습성을 조금은 짐작한다는 뜻도 되겠다. 공보관실에서 기자들을 자주 만났기에. 이런 기억들이 남아서인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가짜뉴스에는 별로이다.
잘 속는 사람이 있기에 거짓말이 나돌겠다.
그럴 듯하게 논리로써 말을 빙빙 꼬아서, 독자가 복합적인 해석를 스스로 하게끔 한다.
어디 이 신문사 하나뿐이랴. 지난 4월 위기설, 8월 위기설에 나돈 숱한 가짜들에 염증이 날 지경이다.
2.
어떤 시를 읽었다.
나로서는 이해불능이다. 도대체 무슨 말을 썼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말을 비비꽈서, 에둘러서 했기에.
마치 긴 머리카락인데도 한 열흘쯤 세수도 안하고 빗질도 안해서 머릿카락이 사뭇 엉킨 것 같다.
가위로 싹뚝 베어냈으면 싶은데도 자르지 않고는 한 올씩, 한 올씩 가리는 것 같다.
성질 급한 나로서는 가위로 싹뚝하고 싶다.
나는 텃밭농사를 짓는 촌사람이다. 그냥 삽으로 땅 파고, 호미로 흙을 긁어서 농사짓기에 그냥 눈에 뜨이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믿음이다. 작물의 잎을 보고는 식물의 건강상태를 재빨리 알아채리는 농사꾼이다.
이런 내가 어떤 카페에 들어와서 남들이 쓴 글, 특히나 시를 읽자면 때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마치 외계인 세상에 어쩌다가 들어온 이방인같은 느낌을 받기에.
아쉽다.
나는 1960년대 말, 문과를 선택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동생이 국문학과를 선택했기에 아버지는 형인 나한테 다른 학과를 선택하라고 했다.
나는 문학이 아닌 딱딱한 학과를 택했고, 직업도 딱딱한 곳에서 30년 넘게 했다.
이런 이유로, 문학적 소양이 적은 나는 작가들이 에둘러서 쓴 시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제, 국보문학에서는 '내 마음의 숲' 제24호를 발간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떴다.
나는 봄 가을에 발간되는 내 마음의 숲이 무척이나 좋다. 읽어서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많이 오르기에. 오자, 탈자가 적기에. 글을 많이 다듬었기에.
그래서 간밤에는 자정을 넘긴 2시까지 '내 마음의 숲' 제23호를 다시 읽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은 토요일.
아파트 남쪽 창문에 먼 곳에 있는 대모산 꼭대기가 보인다. 하늘빛이 흐리고.
그 너머로 나는 길 떠나고 싶다. 갯바람 부는 서해안 바닷가로.
오늘 오전에는 TV에서 보령지방 해변가 여행에 관한 영상이 떴다.
대천항,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조개를 파는 관광객들, 오천항 영보정, 해산물이 즐비한 횟집 등.
전남 광양 갯마을 출신 아내는 '맛있겠다'며 입맛을 다셨다.
나는 별로다. 텃밭농사를 짓는 건달농사꾼한테는 그냥 풀이 훨씬 낫다.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에는 '차세대 먹거리 식용곤충'에 대한 기사가 떴다.
미래에는 식량부족으로 영양가 많은 곤충을 먹어야 하며, 식품연구소, 정부기관에서도 곤충사육자에게 금전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글 썼다.
지상 130만 종 가운데 식용 가능한 1900여 종. 우리나라 식약처는 7종을 합법적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누에번데기,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 등이란다.
시골 사는 나는 또 빙그레 웃는다.
미래 식량부족에 대비한 곤충사업이라고? 조금은 황당하다.
내가 사는 서해안 중부 산골마을은 산자락에 붙은 밭들이 묵었다. 농사 지을 사람도 없고, 현재 농사 짓는 사람도 60대 후반, 70대, 80대의 늙은이가 주이다. 농사를지어야 별 수익이 안 되는데 등꼴 빼가면서 농사 짓지는 않는다. 짓더라도 자가소비 수준으로.
그런데 신문에서는 미래식량 부족하다며 곤충사육을 부추낀다. 내가 보기에는 조금은 장난질 같다.
굉장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농업 관련자가 만들어낸 일거리이겠지.
어떤 시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남의 글 읽는 나로서는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았기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특히나 틀린 한자가 나오면.
오래 전의 일이다. '고진감뇌'라는 숙어를 보았다.
최근에는 묘사(猫寫)를 보았다. 왜 고양이 묘(猫)를 썼지?
어떤 대상이나 현상 따위를 있는 그대로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으로 그려서 나타내는 단어는 묘사(描寫).
잡글 아무렇게나 긁적거리다보니 내 성깔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글 쓰다가는 눈 감았다. 서해안 야트막한 산 아래의 시골집, 텃밭은 지금쯤 어찌 되었을까?
멧돼지가 내려와 주인 없는 텃밭에서 그 풍신 난 작물을 망쳐놨을 것 같다. 고라니도 한 몫 더하고.
3.
'9발 장전 가능한 고무줄 샷건 총 만들기'
인터넷에서 위 제목을 보았다.
나는 할 말이 없다. 한번에 9개 총알을 날리는 새총을 만든 사람이 무척이나 그렇다.
이게 무슨 큰 기술이라고 신문에 낸 기자도 웃긴다.
내가 그 고무줄 샷건을 가진다면 새총을 만든 자의 얼굴을 정조준해서 쏘겠다.
한 발만 맞아도 죽일 수 있도록 힘껏 당겨야겠다. 9발 모두 맞추면 더욱 좋고.
왜 남의 목숨을 빼앗니? 작은 새가 너한테 해꼬지한 거 있니?
마치 초강대국이 약소국가를 침략하는 것과 뭐가 다르니?
너한테는 장난질, 놀이, 즐거움이겠지만 새는 하나뿐인 생명을 잃게 된다고.
2017. 8. 19. 토요일.
글 다듬기는 나중에, 보태는 것도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