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는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 그녀는 내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만은 꼭 알아내야겠다. 신디가 입을 열었다.
"술 한 잔 해요. 난 또 스테이지도 해야 해."
가게로 가는 길에 깔린 어둠이 유난히 까맣다. 글로리아는 내 옆에 앉아 차창을 열고 머리카락을 흩날리고 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녀가 나를 위해 불러주던 without you를 듣는다. 눈물이 선율에 맞추어 흐른다. 정말 나 없이는 살 수 없었나. 회한의 쓰나미가 덮친다.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디는 나를 구석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말없이 독한 양주와 과일을 가지고 왔다. 그녀는 글로리아가 앉던 자리에 앉았다. 가게 안에 취객은 웃고 떠들었다. 그녀들은 누구 하나 웃지 않았다. 스테이지에 불이 들어왔다. 신디가 무대 의상을 입고 말했다.
"글로리아 대신 내가 부를께요. 당신을 위해 불러요 Without you"
나는 슬픔이 고여있는 몸에 독한 술을 부었다. 신디는 스테이지에 올라 내게 인사를 보낸다. 마이크 뒤에 얼굴을 숨기고 슬프게 노래를 시작했다. 힘들이지 않고 고음을 낸다. 글로리아는 헤리 닐슨 버전이었다. 신디는 휘트니 휴스턴이다. 눈을 감았다. 눈물이 배어 나왔다. 한 잔의 술을 더 마시자 글로리아가 잔잔히 노래를 시작했다. 신디가 손을 잡고 노래를 맞추었다. 글로리아의 친구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글로리아는 그날처럼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Without you가 끝나고 글로리아는 더 이상 무대에 없었다. 신디와 친구들은 그녀가 부르던 노래를 불렀다. 그녀들에게 글로리아는 댄싱 퀸이었다. 파이널 무대에 Dancing queen이 흐른다. 글로리아가 춤을 춘다. 어디에서나 그 춤이 끝나지 않기를......
돌아보니 글로리아가 앉은 자리에 신디가 있다.
"이제 날 사랑해줄 수 있어요?"
묘한 말이다.
"날 사랑했었나?"
"아니요 난 글로리아의 친구에요. 이제 시작할까 생각해요. 글로리아의 뜻일지 몰라서요"
갑자기 술이 올라온다. 신디가 뿌옇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