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폭탄을 안은 엄마
제목이 무섭지 않나요?
숱한 그림책에서 표현되는 엄마는 늘 따뜻하고 사랑을 주기만 하는 존재인데
이 그림책에선 엄마가 무시무시한 폭탄을 안고 있다뇨
제목에서부터 긴장되는 느낌을 가지고 책을 한장 한장 넘겨 보았어요
워킹맘으로 일하는 토끼 엄마는 회사에서 손이안보일정도로 바쁜 업무를 보내고
호랑이 상사의 레이저 눈빛을 피해 어렵게 어렵게 퇴근길에 오릅니다
한장한장 넘길수록 엄마품속의 불붙은 폭탄의 분단위는 자꾸만 줄어드는데
비가오고 기차가 연착되고 엄마의 퇴근길은 쉽지않아요
촉박한 그 와중에 엄마는 슈퍼에 가서 아기토끼들을 떠올리며 우유를 사갑니다
이 부분에서 유안이가 "토끼는 당근을 좋아하는데 왜 당근말고 우유를 사?"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어봅니다.
저는 '엄마는 바쁜와중에 우유를 살 정신이 있을까?'가 궁금한 어른인데 단순히 토끼가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리는 유안이에요
"토끼지만 어려서 우유도 좋아하나봐 유안이처럼~" 대답해주고
다음장으로 넘어가니 폭탄이 터질시간이 되었고 지친 엄마토끼에게 아이들이 뛰어와요
"이제 터질것같은데!! 무슨일이 일어날까??" 유안이에게 물어보니
"폭탄이 터져서 다쳐서 죽어" 라고 무시무시한 답이 돌아옵니다ㅎㅎ 아이들에게도 폭탄이란 무서운 이미지겠죠?
지친 엄마가 이러저리 어질러진 집을 보며 아이들에게 폭탄같은 화를 낼까?
너무나 힘들었던 엄마의 체력이 폭탄처럼 터져 그만 쓰러져 버릴까?
유안이와 다음장을 마음껏 상상하게되는 페이지였어요
아주 긴박한 목소리와 말투로 읽어주니 유안이는 마치 눈앞에 폭탄이 있는 것 처럼 "으~~어떡해~~"하고 걱정하기도 했어요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
상상과는 전혀 다르게 엄마의 사랑이 펑 하고 터져 보고싶었던 마음과 사랑이 알록달록 쏟아지는 예쁜 폭탄이었어요
이부분에서 유안이와 저는 눈을 마주치며 아주 활짝 웃었어요
'에이~ 무섭지 않잖아~',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폭탄인데?' 라는 의미가 담긴 재미있는 미소였겠죠
"이게 무슨 폭탄이야??"물어보니 하트를 가르키며 "사랑이잖아~~" 라고 대답해주는 유안이
무섭고 부정적인 결말만 상상했던 제가 문득 부끄러워지는 페이지였어요
나는 평소에 일상을 보내고 하원하는 유안이를 맞이할 때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는가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엄마도 유안이 유치원 다녀올 때 사랑이 터지는 폭탄 가지고 갈까??" 물어보니 "응!!" 이라고 힘차게 대답해주는 유안이에게
"유안이도 유치원 다녀올 떄 사랑의 폭탄 들고 엄마한테 와!" 라고 말며 손가락 걸고 약속했어요
엄마의 사랑도 느낄 수 있지만
일상에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한없이 주고 한없이 바라는 사랑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사랑스러운 책이에요
제일 끝 부분 또 폭탄을 안고 퇴근중인 아빠가 그려져 있네요ㅎㅎ
"아빠 폭탄이 터지면 어떻게 될것같아?" 물어보니
"또 사랑이 터질 것 같아"라고 예쁜 대답을 해줍니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워킹맘인 친구들에게 이책을 선물해 주었답니다,
제 친구들도 저와 같은 반전과 사랑이 섞인 소감을 느꼈으면 해요ㅎㅎ
2. 왼손에게
제목이 편지의 시작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누군가 왼손한테 할 말이 있나봐"라며 읽기 시작했어요
유안이는 왼쪽 오른쪽을 구별할 줄 알고 오른손 잡이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주기 어렵지 않았어요
밥도, 글씨도, 숟가락질도, 궂은 일도 모두 도맡아야 하는 바쁜 오른손
'오른손이 너무 바쁘다~ㅠㅠ 힘들 것 같아~ '라고 대화하며 오른손의 마음을 생각하며 읽어 내려가다가
왼손이 오른손에게 삐뚤삐뚤 메니큐어를 발라주는 장면은 제가 너무 공감이 가 슬쩍 웃음이 났어요ㅎㅎ
오른손과 왼손이 싸우는 장면에서는 엄마 아빠 유안이 모두 양손을 마주보고 손싸움을 해보기도 하고
오른손이 다쳐 왼손이 가려운 부위를 혼자 긁지 못하는 장면도 서로 오른손을 잡아주며 똑같이 따라 해 보았아요
모기를 잡는 장면에서는 "아빠가 며칠전에 모기를 어떻게 잡았더라?" 물어보니
유안이가 큰 소리로 "짝!!!"이라고 외치며 박수를 쳐봅니다.
두 손만으로 장면장면 따라하며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 인것 같아요
책 말미쯤이 되면
어른의 눈에는 '왼손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의 눈에는 '오른손은 힘들겠다' 정도로만 떠오르나 봐요
아직 겪어보지 않은 입장이라 그런지 왼손의 불편한 기분은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는 눈치더라구요ㅎㅎ
오른손이 오른손의 할 일을 해 낼 동안 묵묵히 거들며 눈에 띄지 않게 자신의 역할을 하고있는 왼손.
오히려 책을 읽고 난 후 여운이 남는건 저였어요
모든 사람은 상황에 따라 능력에 따라 오른손이 되기도 하고 왼손이 되기도 하는것 같아요
때로 내가 오른손일때는 주위의 왼손들의 조용한 뒷받침은 생각 못하고 오만하게 굴지 않았나
떄로 내가 왼손일때는 나에겐 없는 오른손들의 능력을 부러워만하고 고맙다고 말한 적은 있었나 이러저러 참 반성이 되더라고요
(친구들 가족들 떠올랐지만 주로 남편이 제일 많이 생각났어요ㅎㅎ)
표지그림에 손 하나만으로는 양손의 그림을 완성해갈 수 없기에 서로를 그려내주는 모습처럼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우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답을 던져주고 있지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댓글 지금 여기, 소중한 순간들을 엮으며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이야말로 사랑✨🫶🏻✨사랑이죠😍🥰😍 좋은 그림책 한 권 한 권 알아가며 선물로 마음도 전하고🥹 넘 감동입니다💚 왼손에게. 만나신 이야기도 반갑고 뜻깊고요❤ 맞아요, 그래서 인생 그림책으로 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받고 있죠😊 드디어, 내일 만나네요!!! 반갑게 뵐게요~ 남은 오후 소소한 기쁨 발견하며 즐거이 누리다 유안에게 사랑 폭탄 안겨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