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설정을 깜박 잊었는데 일요일이라고 아무도 깨우지 않은 덕에 늦잠을 잤습니다. 부랴부랴 일어나 도시락만 싸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이경화님께 10분 정도 늦을 것 같아 죄송하다는 문자를 남겼는 데 일요일 아침, 길을 왜 그리도 막히는 지....
약속장소인 중심사 버스 종점을 1코스 반 정도 남겨두고 기사아저씨께서 차라리 걸어가는 게 빠르겠다며 문을 열어 주시더군요.
몇몇 분들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걸어가자며 내리시길래 덩달아 내려 열심히 뛰었는 데 잠시 후 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눈 앞에서 버스정류장으로 쏙~~!
정말이지 황당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다들 길이 막히셔서 조금 늦으셨더군요.
모래톱은 늘 정시에 모이곤 해서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갔는데 얼마나 마음이 편해지던지...오늘은 날씨도 그리 무덥지 않아 걷기에 그만이었습니다.
다들 모여 먼저 총선시민연대 유권자대회에 참여하여 길 양 옆에 서서 깃발을 흔들며 "4월 15일" "투표참여" 를 외쳤습니다.
잠시 후 오늘 일정을 위해 산에 오르려고 했으나, 환경운동연합을 인정해 준 건지, 모래톱 회원들의 출충한 미모(?)를 인정한 건지 신문에 찍을 사진을 찍겠다며 붙잡는 통에 일정이 다소 늦어졌더랬습니다.
중머리재를 지나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오솔길을 가다보니 지금까지의 보아왔던 것과 다른 무등산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용추폭포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무등산에 폭포가 있어봤자지"라는 생각이 은연 중에 있었는 데 물도 너무나 맑고 시원했으며 그 모습도 멋졌습니다. 1급수에만 산다는 도롱뇽 알도 잔뜩 있더군요.
용추폭포를 배경으로 꿀맛같은 점심식사를 한 뒤 계곡을 따라 제2 수원지까지 내려왔습니다.
도중에 맑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은 욕망이 많았으나...차마 상수원을 더럽힐 수가 없어 참고 또 참으며 내려왔습니다.(^.^);
용산마을에서 걷고 걸어 선교를 지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광주천 유수화 사업에 대한 여러가지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물길을 따라 다시 내려갔지만...물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쓰레기만 지천이더군요.
"광주천 상류에는 물이 없다." 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5시가 넘어서야 12번 종점...(현병순 선생님이 문제까지 내주셨는데 마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군요ㅠ,ㅠ)까지 와서 다음을 기약하며 남광주 시장에 가서 식사를 하며 일정에 관해 정리를 했습니다.
수육과 국밥, 막걸리를 먹으며 모래톱 사업에 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자세한 건 추후 회장님이 이야기하시겠지요??)
4월 25일 차없는 거리 행사 때 뭔가를 구상하여 하기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참여하기로 했고, 어린이 하천 교육과 관련하여 계절 및 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연을 하기로 했으며, 5월 모임은 2일 10시경(장소는 추후 결정)에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참 많이도 걸었습니다.
안 하던 운동을 하느라 다리도 많이 아프고, 내일 수업을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되지만...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산을 오를 수 있어 참 즐거웠습니다.
또 산행 도중 자주괴불주머니, 제비꽃, 꽃마리, 산자고, 현호색, 양지꽃, 별꽃, 복수초 등...아주 작고 귀여운 들꽃 친구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원래 제가 이름을 잘 못 외우는 데 예닐곱시간의 산행 도중 만나고 또 만나고 한 덕에 많은 이름들을 외웠답니다. 그래서 더욱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시간을 앞서가시는군요 4월 11일이었답니다...ㅎㅎㅎ
먼저 가지못해 죄송하구요 .가지못했어도 갔다온듯 눈에 그려지는군요. 더더욱 아쉬운 마음이구요 글 즐거웠습니다. 연락이 되지않아 못오시는 줄 알았는데 다행입니다.다음부터는 메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봄빛의 산길은 마치 소풍나온 듯 즐거웠습니다. 함께 하신 분들의 도란거리는 말소리, 흐르는 물소리, 향기로운 풀냄새.... 그리고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입은 물길. 어느것 한가진들 품어안지 않겠습니까? 7시간 가까이 걸으셨는데 월요일 체육시간은 잘~보내셨는지.^^
그러고 보니 날짜를 잘 못 썼군요. 11일로 고쳤습니다. 체육시간은 잘 보냈어요. 다행히 유연성 운동을 하는 시간이어서 몸을 확실히 풀었답니다.
무등산의 새로운 맛을 보았습니다. 한적한 오솔길 같은 맛, 키 작은 들풀들, 맑고 투명한 물흐름소리 참 좋았습니다. 광주천 상류의 실태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