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루도비코 (전 광주 중재자이신 마리아 세나뚜스 단장)
오래 전부터 이른 새벽에 묵주기도를 바친다. 해가 뜨기 전까지 20단을, 해가 떠 있는 동안 20단, 잠들기 전까지 또 20단을 바친다. 하루에 60단 이상 바치는데 부담 없이 기쁜 마음으로 생활화하고 있다. 인자하신 성모님 자녀로서 묵주기도의 위력과 넘치는 은총으로 당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정신으로 살다 보니 두려움이 없다. 묵주를 사랑하는 나에게 성령님이 오셔서 도와주시니 언제나 부자가 된 마음뿐이다.
묵주기도를 바치다가 잠에 취해 몸이 기울다가도 다시 바치는 내 정성에 감동해 감미로운 눈물이 흐를 때 더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 달콤한 눈물이 어두운 내 영혼을 정화해 준다. 성모님을 부르며 묵주기도를 바치는 기도 시간은 일과 중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며, 생명처럼 보배로운 순간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아내와 기도하며 감사의 시간을 가진다. 집에서 또는 등산길에 계응을 나눠 바치노라면 잔병은커녕 젊음으로 변화되는 감동을 받는다. 초목과 바위, 이름 모를 산새와 벌레들까지 내 기도를 응원해 준다. 아내는 최고의 기도 파트너다. 성모님은 우리 부부가 무거운 삶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있을 때 자녀를 지켜주시고 흔들리지 않은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도와주셨다. 오늘까지 성모님께 의탁하며 묵주기도의 삶을 산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은총이요 영광이다.
레지오 인생은 참 아름답다. 레지오는 내 생명이다. 2인 1조로 활동하며 동료와 묵주기도를 바치면 기쁨이 넘친다. 두 사람은 만나면 묵주기도로 직무가 시작되고 마침도 묵주기도로 한다. 묵주기도를 바치는 이는 '사랑의 사람'으로 태어난다. 나는 옷마다 묵주를 넣는다. 지갑은 없어도 되지만 묵주가 없으면 기력마저 약해지는 것 같아서다.
고등학교 교사 재직 시절 점심 때면 운동장을 돌며 묵주기도를 바쳤다. 나를 따라다니던 제자들이 묵주를 선물해 달라고 졸라대서 수십 개는 나눠 줬다.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수도자 한 분이 찾아왔다. 그때 나에게 묵주를 선물 받은 제자라며 본인 말고도 수도자가 된 사람이 더 있다고 했다. 묵주기도의 에너지는 무적함대와 같다. 핵무기보다 훨씬 강한 무기라고 한다. 지향하는 모든 것이 희망으로 변화된다. 그 누가 묵주기도의 그 위대한 위력과 은총을 다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주님께서는 어린이처럼 매달리며 기도하라고 하셨다. 환희의 신비 5단을 바칠 때 성모님을 무려 112번을 부르며 기도하게 된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이 성모님을 어린애처럼 부르며 기도하는데 들어 주시지 않을 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정성을 가득히 모아 애틋하게 갈구하는 마음의 기도, 영혼의 기도가 바로 거룩한 묵주기도다.
몇 해 전 나는 배가 부어오르는 중병에 놀라며 걱정했다. 차분히 깊은 밤까지 엄지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묵주기도를 바치며 치유의 은총을 청했다. 치유될 것을 확실히 믿고 매달렸다. 그리고는 서서히 건강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은총을 받았다. 이 은총에 어떻게 보답해 드릴까를 묵상하며 오늘도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매일 첫 5단은 은인들과 대자들을 위해 바치는데, 그 덕분인지 대자 가운데 냉담교우가 한 사람도 없다.
냉담교우 세미나를 하다가 알게 된 사실은 냉담교우 대부분이 묵주기도 바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교리 기간에 묵주기도 지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묵주기도는 불쌍한 영혼을 살리는 생명수다. 먼저 선교 대상자를 향해 묵주기도를 화살에 달아 쏘아 보내면 입교하겠다는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았다. 묵주기도는 모든 것을 성취하고 결국 승리하게 한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묵주를 보면 갖고 싶고, 묵주기도 하는 신자를 보면 친근감이 든다고 말한다. 묵주는 사랑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500만 신자가 한반도 평화와 한민족을 위해 묵주기도를 한다면 결국 휴전선 철벽이 녹아 흐르지 않을까. 휴전선 철벽을 녹이는 한 방울의 기름이 바로 묵주기도 한 단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