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트로이(Troy) 유적
트로이(Troy)는 소아시아반도의 서쪽, 다르다넬스(Dardanelles) 해협(海峽)에 가까운 히사를리크(Hisarlik) 언덕에 있던 고대도시이다.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트로이전쟁’의 줄거리(호메로스의 일리어드와 오딧세이)를 요약해 보면,
신들의 제왕 제우스(Zeus)의 부인인 헤라(Hera)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Athena),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Venus)는 서로 자기가 더 예쁘다고 언쟁을 하다가 제우스에게 묻자 곤란해진 제우스는 인간 중에서 제일 미남으로 꼽히던 트로이(Troy)의 왕자 파리스(Paris)에게 가서 심판을 받으라고 한다.
헤라(Hera)는 먼저 파리스에 접근해서 자신을 뽑으면 부귀영화와 절대 권력을 주겠다.
아테나(Athena)도 슬쩍 다가가서 나를 뽑아주면 모든 전쟁에서 승리와 명예를 주겠다.
아프로디테(Aphrodite)도 몰래 다가가서 나를 찍으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주겠다.
파리스는 누구를 찍었을까요?
세 여신은 인간의 모습으로 바꾼 다음 파리스에게 다가가서 사과를 한 개 건네주며 셋 중에서 제일 예쁜 여자에게 주라고 하자 파리스는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건네주었다.
화가 난 헤라(Hera)와 아테나(Athena)는 쌩하고 돌아서서 사라지며 ‘어디 두고 보자’... 그리하여 비극이....
너무 길고 복잡한 이야기(그리스-로마 신화)라 생략하고,
결국,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요청하여 아르고스(Argos)의 아가멤논(Agamemnon)왕의 동생 메넬라오스(Menelaos)의 아내였던, 당시 제일 아름다운 여인으로 꼽히던 헬레네(Helene)를 꾀어 트로이로 데리고 돌아오자 화가 난 아가멤논 왕은 동생의 아내를 구하기 위하여 군대를 조직하여 트로이로 쳐들어 오는데...
이때 참전한 전사들은 아킬레우스(Achileus)와 오디세우스(Odysseus)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수 없는 전투들이 등장하는데 결국 인간들의 싸움은 신들의 농간(弄奸)에 놀아난 인간의 비극이었다.
트로이(Troy) 성은 너무 견고하여 깨뜨릴 수가 없자 신탁(神卓)에 빌었더니... 신탁에 따라 나무로 말을 만들고(木馬) 그 속에 정예병을 숨기고 모두 배를 타고 해변을 떠나 멀리서 동태를 살핀다.
트로이 병사들이 신기하여 이 사실을 보고하자 모두 나와 보니 나무로 커다란 말(木馬)만 만들어 놓고 돌아간 것으로 보이자 일부는 태워버리자, 일부는 성으로 가지고 들어가자고 한다.
그런데 너무 커서 성문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성(城)의 한쪽 귀퉁이를 조금만 허물고 끌고 들어가자....
할 수 없이 신관을 불러 앞에서 제를 올리고 신탁에 귀를 기울이더니 ‘신이 불태워 버리라고 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바다에서 엄청나게 몸통이 굵은 뱀이 나와서 신관(神官)을 칭칭 감더니 한입에 삼켜버린다.
결국, 트로이 성문 옆을 허물고 목마를 끌고 성안으로 들어가서 큰 잔치를 벌이는 동안 멀리 바다에 동태를 살피던 배들이 다가오며 보니 성 위에 횃불을 흔드는 모습이 보여 쳐들어와서 결국 트로이 성을 함락한다.
그런데 모든 것이 신들의 장난이었는데 누가 그것을 알겠는가?
결국 아킬레우스(Achileus)는 발뒤꿈치에 활을 맞고 죽는데 그것이 바로 아킬레스건(Achilles 腱)이고 오디세우스도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엄청난 고난을 겪는 이야기가 바로 ‘일리어드와 오딧세이’이고 이 트로이(Troy) 유적이 바로 그 이야기의 근거지이다.
파리스 왕자와 세 여신 / 트로이 목마 / 영화의 한 장면(트로이 목마) / 트로이 성곽 유적
호머(Homer)는 호메로스(Homeros)가 정식 명칭으로, 그리스의 고대 유랑시인이었다는데 생몰(生沒)연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서사시(敍事詩) 형식으로 두 편의 시를 남겼다고 알려졌는데 바로 ‘일리어드(Iliad)와 오딧세이(Odyssey)’이다.
이것은 그리스·로마의 신화로 분류되는데 일리어드는 트로이전쟁 이야기를, 오딧세이는 전쟁 후 귀국하며 겪는 그리스 이타카(Ithaca)의 왕 오디세우스의 서글픈 이야기가 줄거리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내용을 확인하고자 고고학자들이 트로이 지방을 발굴했는데 수없이 많은 고고(考古) 유물유적들이 끊임없이 나와서 놀랐다고 한다.
이후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Heinrich Schliemann)은 트로이전쟁이 사실과 부합된다고 주장했지만 여러 가지 측면으로 볼 때 역사적인 장소는 맞지만, 트로이전쟁이 사실이었다는 것은 과장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 과연 누구 주장이 맞을지....
6. 파묵칼레(Pamukkale)와 히에라폴리스(Hierapolis)
파묵칼레 자연온천 / 원형 경기장 / 성 필리포스(St. Philippus) 성당 유적
파묵칼레(Pamukkale)라는 말은 ‘목화(木花)의 성(城)’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파묵칼레 뒷산에는 거대하고 하얀 석회석(石灰石)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어서 목화 꽃같이 흰색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 준다.
이곳은 탄산칼슘이 과포화(過飽和)된 따뜻한 지하수가 단층(斷層)의 고지대에서 흘러나온 것이 이 지형의 조성원인으로 본다고 하는데 35~36도의 따뜻한 지하수가 수천 년이 넘도록 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렸고, 물에 포함되어있던 석회 성분(또는 미네랄 성분)이 지표면에 퇴적되어 부드러운 회색 석회질로 뒤덮인 것이다.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는 파묵칼레 산의 정상 중간지점쯤에 있는 사적지로 로마(Rome) 시대에 온천 도시로 번영을 누렸다고 하며 당시의 유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또 언덕 꼭대기에는 예수의 12사도 중 한 명인 성 빌립보(St. Philippus)의 순교(殉敎)성지와 기념성당 유적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