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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
저:최상대
출: 학이사
독:2013년 12월 26일
• 금강산 여행을 갔을 때다. 출입국관리소를 거쳐 DMZ를 지나는 버스 안은 사진 촬영도 할 수 없는 긴장과 침묵의 순간이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스케치였다. 촬영 금지 구역은 있어도 스케치 금지구역은 이 세상에 없었다.
•우리의 선현들은 비어있고 고요하며 다투루지 않는 삶의 방식을 세상사의 교훈으로 생각하고, 무위자연사상을 건축과 생활공간 속에서 실천해 정신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왔다. 경관이 좋은 곳은 누와 정자를 만들어 현실 목적기능만이 아닌 우주 자연을 교감하고 향유하는 고도의 정신 사이버공간을 구축해 활용했다. 산수가 뛰어난 조용한 산기슭의 향촌의향교는 배움의 장소이면서 선현을 받들고 수양하고 도의를 실천하는 종합공간이었다.
• 영화 타워링(The Towering infenmo)에서 소방관 마이클(스티브 맥퀸)은 건축가 로버트(폴뉴먼)에게 건축가들은 최고 높이 오르는 경쟁만 할 뿐 정작 그 안의 사람들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분노한다. 그럴지언정 세계의 도시들은 기념비적인 마천루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 검단동에 컨벤션센터가 세워졌고 봉무동에 패션 비즈니스 센터와 패션 스트리트가 포함된 대규모의 패션어패럴 밸리 조성 계획이 시작되었다. 신천은 수변 휴식공간과 도시 순환도로로 변신하였다. 도시 전체는 지속적인 조경화 사업으로 찜통도시의 오명에서 탈출하였고, 세계 10대 솔라 환경도시로도 인정받았다. 전국에서 유례가 없었던 담장 허물기 운동의 전개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도시 이미지 변신과 함께 가로경관을 변화시미며 녹지도시, 환경도시로 변신하게 되었다. 이런 움직임에는 가까이의 생활환경, 주거환경, 가로환경의 조성에 관공서가 아닌 시민의 몫이 분명 있다. 최소비용 최대이익의 싸구려 건축수준을 벗어나야하고 아름답고도 품위가 있는 건물과 간판 하나하나에서부터 미적요소와 환경요소를 시민 마인드에서 갖추어야 한다.
• 쉽게 도시를 떨치고 낯선 새로움을 찾아서 내달릴 수 없는 일상이다.
• 낮섦과 새로움이 보인다. 항상 보아왔던 건물과 앞산을 낮은 시점 다른 앵글에서 비켜보는 새로움이 있고, 석양 무렵 역광으로 나타나는 차창 화폭엔 볼품없는 것과 초라함이 생략된 아름다운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있다. 밤의 야경과 물의 반영 또한 과거 없었던 정경이다.
• “요즘엔 평당 설계비를 dfj마씩 받습니까? 평당 공사비는요? 아판트 가격이 오를 것 같나요? 우리 아이가 건축가를 희망한는데 장래가 괜찮을까요?”
최근 들어 많이 받는 질문, 그것도 건축이라는 분야에 상당히 예의를 갖춘 질문이다. 건축에는 경제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도 있음을 말하려들면 의아한 분위기로 바뀌어 버린다.
부동산 투자 수단으로서의 건물, 그이 대상이 되는 건축설계에도 유행이 있고 제한적이다. 국적불명의 러브호텔이 유행했고, 경관 좋은 곳에는 가든이라 불리는 고기집 식당이, 불가마 찜질방, 일률적 기능 형태의 원룸 다가구주택이 유행했다.현물성 투자와 수익의 급급함에 건축인허가도 그에 따라서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만 있을 뿐 문화라고 할 틈이 없다.
•건축은 정지된 음악이다. 괴테는 시각으로 보이는 건축을 청각으로 감지되는 음악에 비유하여 예찬하였다. 기능과 조형성의 차원을 넘어서 인간의 심상으로 감지되는 3차원의 감성, 즉 음악적인 화음과 리듬의 조화, 선율의 아름다움이 동결되어 건축에 담겨있다. 그 화음과 선율에는 연주(건축물)하고 감상(사용자)하는 상호 교감의 정서가 형태로 존재한다.
•오지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는 현대판 슈바이처의 소식을 듣기도 하고, 철거민과 노동자 등 소외 계층을 위해 투쟁하는 인권 변호사를 가끔 본다. 최근에는 영세민 무주택 가정과 제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집을 설계헤 주고 지어주는 봉사활동이 소개되고 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부지가 확보되어야 하고 설계와 감리, 인. 허가, 건설 등 많은 시간과 인력, 도이 들기 때문에 개인의 의지만으로 실천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영세민 무주택자에게 집을 지어준 세계적 운동인 ‘사랑의 집짓기 운동(Habitat For Humannity)’은 이런 어려운 문제를 뛰어넘어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몸으로 실천하는 인도주의 운동이요, 공동체 회복운동이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백만장자가 된 미국 변호사 밀러드 풀러 부부는 물질만 추구하는 의미 없는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진정한 삶, 나 아닌 우리를 위한 삶을 살고자 전 재산을 헌정, 가난한 사람들에게 안정적이고 건강한 삶을 위한 집을 지어주는 사역을 자청했다. 그의 노력이 모태가 되어 1976년 새게 해비타트운동이 시작됐다. 이후 76개국에서 10만 채 이상의 집이 세워졌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인사와 대기업의 후원으로 확산됐다.국내서도 1992년 공식기구로 발족, 전국 7개 지회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집짓기 운동을 펴고 있다.
•지금도 채워져만 가는 우리의 도시와 국토,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여백의 땅, 이 여백에 무엇이 어떻게 채워질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후일의 자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와 동일할 것이다. 조화롭게 잘 채워지고 적당히 비워놓는 것, 그것은 정신적 문화적으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도시와 국토환경일 것이다.
•대구 청라언덕
언덕이란 말에는 정감이 있다. 먼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고향마을 뒷동산 언덕, 봄이멵 앙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여름의 나무그늘 아래로는 솔바람이 시워했다. 은밀함으로 오르던 사춘기 시절의 뒷동산 언덕은 다시는 오를 수 없는 마음속의 언덕이다. 푸른 담쟁이 청라언덕은 역사와 문화, 근대건축과 낭만이 있는 도시의 언덕이다. 언덕을 오르는 3,1운동 계단에는 비장한 독립정신의 숨결이 베어있다. 최근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근대역사골목’이 시작되는 곳으로 언덕 아래애는 계산성당과 시인 이상화와 화가 이인성의 문화 흔적들이 약전골목과 서성로, 북성로, 경상감영의 대구읍성 원형으로 이어진다.
청라언덕은 파리 몽마르트나 아테네 이크로폴리스처럼 많은 사람들과 많은 건축물들이 아닌 시간과 문화로 채워진 공간의 언덕이다. 한여름밤 청라언덕 음악회의 선율이 정감을 더하는 우리 도시의 언덕이다.
• 우리는 흔히 도시, 세계화, 발전, 경제라는 단어에서는 빠름, 속도를 연상하고 자연, 지역, 문화, 보존에서는 느림과 여유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국가와 도시 발전의 중심을 보면 자연 훼손이 뒤따르고 지역 발전은 정부 정책과 연계되어서 후순위로 멸려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세계화 또한 국제사회의 합의와 협력의 상관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하는 시대다. 빠른 정책의 결정으로 신속하게 실천하느 속도주의를 지향할 것인가. 아니면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 후 부작용이 없는 신중한 느림의 실천, 또는 포기도 해얗 랄것인가의 이분법적 갈등 사이에서 속수무책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가 이런 논란 속에서만 머뭇거리고 있을 때 사막의 도시 두바이는 불과 3년 만에 도시 안에 새로운 생태환경까지도 인공적으로 창조하며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미래도시로 탈바꿈하였다. 속도와 여유가 균형을 이루는 그러한 발전이 꼭 필요한 것이다.
• 건축 설계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설계 프로젝트 진행의 주제가 되는 키워드 하나씩 정하도록 했더니 만흔 학생이 소통을 택했다. 도시와 자연, 외부와 내부, 도로와 마당, 빛과 바람 등 물리적 요소의 도입과 전개를 통해 서로 융합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들이 정작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건축적 표현을 통한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었을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열린 공간은 점점 사라져가고 닫힌 공간에서 생활이 늘어 가고 있다. 아파트 주거가 느어나지만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공동 주거공간이 아니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단절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도시에서는 이웃이라는 마을 공동체가 사라진 것이다. (요즘은 시골에서도 그렇다) 사람들의 생활도 은폐되고 서로 불신하다보니 곳곳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하여 감시를 한다. 함께 어웅ㄹ리는 공간도 밀폐된 노래방과 찜질방이 주를 이룬다, 컴퓨어 안의 카페에서 만나고 홈페이지나 블로그로 자기만의 집을 만들고 넘나든다. 열린 공간, 서로가 함께 맞닿고 교감하는 생활 가운데에서 사람들 마음도 물과 바람처럼 막히지 않고 잘 통할 것인데. 나를 중심으로 하는 생각 이전에 상대방을 먼저 배려한다면 뜻이 서로 통하고 오해가 없어질 것이다.
• 나무를 살펴보면 작은 가지에서 큰 가지, 상부에서 하부에 이르는 구조역학의 균형미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강의 물길도 상류와 하류의 흐름에 따른 순리를 보여준다. 강약과 고저를 거스르는 법이 없다. 바로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적 순응이다.
•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는 기초를 고정하지 않고 흔들림에 내맡기는 공법이 많고 기둥 구조를 바다 해초와 같이 유연하게 만들어서 지진 시 흔들림에 내맡겨 부러짐을 피하기도 한다. 강성으로의 대응이 아니라 유동의 질서를 흡수라는 것이다. 생태와 자연환경에 겸허히 순응하는 것이 천재지변을 막는 길이다. 소설의 상상력이 사실적 배경으로 만나는 공간이다.
• 명문대학 캠퍼스에는 기업 도는 기부자의 아호를 딴 기념관과 연수, 강의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이름 알리기가 목적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의 대학에도 나누고 지워할 수 있어여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에린 메이커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잃어짐으로 소중해지는 것들이 있다.
•조선 후기 정조가 수원 화성을 축조할 때 여러 부속 건축물에까지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는 것을 보고 신하들이 “성이란 튼튼하게 쌓으면 그만이지 단장은 왜 합니까?”반대하자
“아름다운 것이 강한 것이다. 아름다운 것이 곧 힘이다.”며 축조를 강행했다. 그로부터 200년 후 아름다움의 힘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튼튼하기만 한 성을 쌓았다면, 오늘날 화성이 후세들로부터 사랑받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었을까?
• 김해는 가야역사문화도시, 부산은 국제영화제와 광복로, 포항의 테라노바 디자인 구축, 광주의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안양의 공공미술 아트시티를 도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개발에서 소외되어 그동안 가치 없이 여겨졌던 옛 건물과 좁은 골목까지도 도시 고유의 도시문화 콘텐츠로 거듭날 기회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는 다시 인간을 만든다. 아름다운 건축과 도시는 인간의 아름다운 심성을 만들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
•강은 인류 문명의 원천이자 국가 발전의 젖줄이었다. 나일가이 이집트 문명을, 라인간은 독일의 부흥을 상징했듯, 한국 경제 약진을 한강의 기적으로 비유했다. 가끔씩 업무로 타 지방을 가면,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 대신 여유로운 낙동강변 국도를 택한다. 강을 다라 달리다 보면 낮고 길게 이어지는 산의 실루엣과 새 떼의 군무,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강변은 농약병과 비닐 등 온갖 쓰레기로 뒤덮여 있고 모래 채취선이 할퀴고 지나간 강바닥은 상처투성이다. 강은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이면서 다이옥산 페수를 내보내는 하수도이기도 하여 우리는 병든 강을 내버려두고만 있었다.
4대 강 정비 사업이 완공되었다. 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첫째 목표는 경제가 흐르는 강이다. 강은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는 역할부터 해야 한다. 지역산업의 활성화와 지역관광자원의 개발과 함게 치수관리와 방재역량의 강화 또한 급선무이다. 홍수에 안전하며 깨끗하고 풍부한 물이 흘러 건전한 하천 생태계를 유지하고, 쾌적한 휴식공간시설 조서에 투자할 시기이다. 둘째는 문화가 흐르는 강이다. 지역의 역사문화지원을 활용하는 문화공간과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4대 강 유역에는 360여 개의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녹색환경을 기초로 한 지역문화 경관을 권역별로 특성화하고 도시를 떠나 맑은 강변에 새로운 문화공간과 주거 fwj 시설 원주거단지, 첨단산업단지, 공연 전시시설, 스포츠 마라톤, 사이클 코스)d를 개발하면 이는 곧 경제 활력으로 연결될 것이다. 세계는 지금 저탄소 녹색성자의 그린 레이스 시대이다. 개발되어야 할 지역은 최소화하고 환경정비가 필요한 지역과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보전하는 지역을 구분해야 한다. 오늘날 흐르지 앟는 것은 정치와 경제만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문득 낮은 마음,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마음, 강의 마음이 절실해진다.
• 파주가 출판도시로 건축가에게 기획과 설계를 맡기며 작성한 계약서는 단 한 줄 ‘도시 전체의 조형미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것뿐이었다. 당시 이 일을 두고 언론에서는 위대한 계약서라고 일컬었다.
• ‘예술인들이 꿈꾸는 지상의 아름다운 마을’이라 일컫는 헤이리 마을의 시작은 모 방송인을 주축으로 한 음악 감상 모임이 도시를 벗어난 동호인 마을을 꿈꾸면서였다. 먼저 건축ㅌ코디네이터를 신임하여 전체 배치와 도로망 계획 등 사전 분석 후 위치를 결정하였다. 헤이리 마음 앞에 고은 시가 걸려있다.
“나는 이곳에서 혼자가 아닙니다. 나는 이곳에서 당신의 당신입니다.”
•플래밍이 실험 실패로 창가에 내버려둔 배양균 접시에 먼지가 날아들어 생겨난 곰팡이에서 패니실린을 발명한 것도 우연함이 가져다 준 결과였다. 인생은 우연한 기회에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서회하고 추락하기도 한다. 그래서 설명하기 힘든 일이나 합리화를 위해서 행운이나 운명이란 단어를 사용하낟. 하지만 생각하지 못한 행운이 정말로 우연히 발견될까. 세렌디피티라는 말에서는 ‘행운을 발견하게 되는 우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연이라기보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해야 맞다. 기적 같이 느껴지는 행운이 우리를 찾아준다.
•전통 주거 요소인 마당과 대가족이 드라마 무대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우리 정서에 자리하고 있는 보편적 주거형태에 대한 공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집 안마당은 세면과 빨래, 김장은 물론 가족들의 대화 감정표출도 일어나는 다기능 공용공간이다. 여름밤 평상에 누워 별을 헤는 사색의 공간이기도 하다. 가을에는 마당처럼 넉넉한 가슴이 되어보자.
•여름의 건축공간으로는 대청마루가 단영 으뜸일 것이다. 땅에서 적당히 높은 기단과 누마루 구조는 더워진 치열에서 벗어나고 뒷문을 열면 바람 같이 열려 자연 통풍이 된다. 틔어진 앞 공간으로는 먼 산의 경관이 가득 들어오고 뒷마당 후정의 근경이 가깝다. 한국의 전통건축은 대체적으로 마당을 중심으로 집이 배치된다. 집 안에서는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좌우 방들이 배치된다. 즉 비어진 마당과 마루의 공간을 가운데 두고 집과 방들이 채워진다. 그 마당과 마루는 다목적 생활공간이다. 소쇄원의 광풍각, 구미 채미정은 사방의 들 문을 오리면 방은 사라지고 집 전체가 마루가 되어 사방의 자연과 소통하는 우주 공간이 되는 건축이다. 병산서원의 주공간인 입교당 대청마루에 앉아본다. 만대루 누마루 시각적 틍을 거쳐서 강줄기와 앞산을 교감하게 된다. 암격한 좌우대칭, 위계질서의 서원건축이지만 마당과 마루로 통하여서 공간은 자유롭고도 개방적이다. 매캐한 모깃불에 구워먹던 옥수수,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 대청마루 모기장 안에서 잠이 들던 그 시절이 그리운, 유난히도 무더운 여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