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치료&불황··· 빈털터리로 직원 소유회사에 취직했더니”
오래 전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에이미 후오트 씨는
희소한 자가 면역 질환을 진단받았습니다.
다행히 회사와 직원이 함께 돈을 내는
퇴직금 계좌가 있어서
비싸기로 악명 높은
미국 의료비를 충당할 수 있었어요.
‘다행’이라고 한 이유는,
미국에선 퇴직금 지급이 의무가 아니라서
퇴직금을 못 받는 노동자들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되기 때문이죠.
잘나가는 항공우주 회사의
중간 관리자로 일하던 후오트 씨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치료 후에도 오랫동안
침대에서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그 무렵 불황이 찾아와
남편마저 실업자가 되었고
부부는 빈털터리로 지내야 했어요.
2011년의 일입니다.
병세가 호전된 뒤 에이미 후오트 씨는
일자리를 알아봤습니다.
경력과 연관이 된 직업을 구하다가
어느 항공기 부품 판매업체의
기술 관리직에 지원했어요.
당시 인사 담당자와 나눈 대화를
후오트 씨가 회상합니다.
“자기 회사는 ESOP(이솝)이라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를 실시한다고 했어요.
당시에는 직원 소유기업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어요.
어쨌든 저는
한 푼도 남지 않은 퇴직금 계좌를
다시 채우면 그만이었으니까요.”
후오트 씨가 입사한 항공우주 부품업체
프로포넌트(Proponent)는
30년 가까이 ESOP을 통해
500명의 직원들이
자사 지분 100%를 보유 중입니다.
지분은 무료로 제공되며
은퇴할 때 퇴직금과 함께 보상받을 수 있어요.
직원들은 소유주로서 회사 이익을 나누고
목소리도 존중받습니다.
후오트 씨는 여기서
일종의 ‘문화 충격’을 경험합니다.
“프로포넌트의 직장 문화는
지금까지 일했던 회사들과
너무 달랐어요.
대기업에서 일할 때 저는 그저
기계 속의 톱니바퀴에 불과했습니다.
프로포넌트에서 저는
회사의 중요한 구성원이었어요.
경영진은 회사의 재무 상황을
사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했습니다.
입사하자마자 CEO가 찾아와서
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일종의 ‘재정적 충격’도 경험합니다.
“2년 만에 급여 외에 처음으로
ESOP 계좌 명세서를 받았어요.
퇴직금보다 내 명의의 주식 가치가
훨씬 많더군요.
퇴직금은 제가 회사와 함께 돈을 내지만,
ESOP 자사주는
한 푼도 지불할 필요가 없었어요.”
관리직인 후오트 씨는
회사의 종업원 소유권 위원회에 들어갔고
직원 소유주들의 참여를
지원하는 업무까지 담당했습니다.
종업원 소유권을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에 가입해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ESOP 기업의 위력을
진짜 실감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였습니다.
“코로나 위기 당시 항공 여행이 중단되면서
영업이 급격하게 위축되었어요.
다른 회사였다면 저는 해고되었을 테지만
우리 경영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서로 30%씩 급여를 삭감하고
번갈아서 휴가를 썼어요.
지방 정부와 협력해
여러 지원제도를 활용하며 위기를 넘겼죠.”
직접 겪으면서
종업원 소유권을 지지하게 된
에이미 후오트 씨는
워싱턴DC의 의원들에게도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답니다.
“예전에 저는 2년마다 직장을 옮겨서
승진을 거듭하는 것에 익숙했어요(능력자^^).
그런데 프로포넌트에서는
12년 넘게 일하고 있고,
은퇴할 때까지 떠나지 않을 계획입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종업원 소유권은
직원 참여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춘대요.
ESOP 기업에서 일하는
여러 종업원 소유주들도
저와 생각이 비슷할 거라고 믿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6300여 개의 ESOP 기업에서
1400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후오트 씨는
종업원 소유권의 장점이 많지만
노동자 소유기업이 많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하며 밝힙니다.
“처음 인사 담당자가 이야기했을 때
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직원 소유권은 제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조만간 모든 노동자가
자기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를 바라요.
누구든 자사 지분을 가지면
회사의 성공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거든요.
제가 경험한 것처럼 말이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합니다~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s://ecodemo-communicaitor.tistory.com/
문 의: sotong2012@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