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수확하고 나면 짚이 남는다. 예전에 짚은 농가에서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은 부산물이었다.
쇠죽 끓이는 주재료이기도 했고, 초가집의 지붕이 되기도 했다. 사료와 다다미, 짚신과 짚 공예품, 새끼와 가마니 둥 무궁무진한 쓸모가 있었다. 메주와 청국장을 띄울 때도 짚의 바실러스 균울 이용했으니 참으로 오랜 기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한 짚인 것이다.
겨울철, 농한기가 되면 우리 집 사랑채에는 匠人이나 약초꾼, 벌목하는 산꾼이 들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약초꾼들은 주로 복령(죽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약재)를 캐었고, 장인은 주로 대나무 가공이나 짚 가공 장인이었다. 몇 년에 한 번 씩 돌아가면서 왔다. 짚 공예 장인이 오면 우리 집과 이웃이 쓸 멍석을 짜 주고 갔는데 소쿠리 등 다른 용도의 생활 용구도 만들어 주고 갔다.
농한기인 겨울이 오면 짚은 부업거리이기도 했다. 가마니를 짜기도 했고, 새끼를 꼬아서 팔기도 했다. 쓰고도 남을 정도로 가마니나 새끼를 생산하면 내어다 팔아서 살림에 보태었다. 나도 학교 가기 전부터 새끼를 꼬기 시작해서 겨울이면 틈나는 대로 새끼를 꼬기도 하고, 가머니 짜기도 거들었다.
심지어 짚을 화장지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새끼를 꼬려면 짚의 아랫 부분을 털어 내는데 그러면 부드러운 짚 이파리들이 모인다. 그것을 모아다가 재래식 화장실에 두고 엿가락처럼 말아 휴지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참으로 쓸모가 많은 짚이었다. ㅎㅎ
여행을 하거나 도로를 달리다 보면 논이나 주위에 하얗게 둥그렇게 말아 놓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것은 원형 볏짚이라고 한다. 수집, 판매업자들이 농부들로부터 짚을 사들여 둘둘 말아서 랲핑한 것이다. 주로 소의 사료로 이용된다. 한 개의 무게는 개략 500kg 정도이며 개당 가격은 5만원 정도이다.
예전에는 소죽을 끓였었다. 짚은 셀루로스 성분이며, 조직이 치밀하여 초식동물이 여러 차례 반추해도 소화 흡수율이 낮다. 오래 삶아서 조직을 느슨하게 하여 소화흡수율을 높이려 삶는 것이다.
마찬 가지로 원형 볏짚에는 미생물을 주입하여 두면 발효가 일어나 짚이 아주 부드러워 지고, 소가 먹기 편하고, 소화 흡수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침부터 태장군이 비실거리는 우스개룰 올린다. 오늘은 구르메의 2018년을 결산하는 송년회 날이다. 신임 회장과 총무도 선출핦 것으로 에상된다.
나도 제사가 있어 거제에 와 있지만 뽈도 퉁퉁 부은 눈으로 불참을 알린다. 쌍꺼풀 수술을 했나? 안검 수술?
7시 송년회를 앞두고 조금 일찍 모여 공굴리기 하잔다. 당우회 소속의 구르메들이 큐파워에서 당구 한 겜 할 것이다.
드디어 송년회. 명예회원으로 이덕원 군을 천거하여 16명이 모였다. 시끌벅적함 속에서 그 동안 수고해 준 당귀 하키 총무에게 새로운 모자가 주어진다.
새해 회장을 맡게될 황대장의 신년 계획과 나누는 덕담 속에 구르메의 무술년이 저물어간다.
첫댓글 옥장군의 쌀 이야기 연재 등 1년 동안 좋은 글 잘 읽었소이다. 좋은 재능을 썩히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요.
누가 재능을 썩힌다고요?
십분 발휘하고 있능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