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 28 충남 예산군 예산읍 대회리
입학식을 마친 울 장남 뚱이가 영어셤을 치는 동안..... 혼자 노는 게 장기인 운전기사는 슬슬슬 돌아다녀 봅니다.
학교 꼭대기 가축동 있는 쪽으로 북방산개구리가 시끄럽습니다.
물이 고인 작은 이 도랑과 요 윗배미 논이 번식지가 되었습니다.
산에 살다가 지난 가을 내려온 녀석들이 물속의 돌과 나무뿌리, 낙엽 밑에서 겨울을 났죠.
버들이 자라는 이 웅덩이는 하늘이 적당히 려지고 물이 마르지 않는 좋은 자리네요.
북방산개구리보다 약간 더 부지런한 도롱뇽의 알은 이미 제법 자랐습니다.
개구리들은 사람이 다가가는 소리에 모조리 숨어버리고 움직임에 예민합니다.
편한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니 마음 급한 녀석부터 노래를 시작해 봅니다.
하나가 노래하면 나머지도 안심하고 질세라 따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미 많은 알이 낳아져 있습니다. 수컷들만 잔뜩 보이네요.
울음주머니를 부풀려 소프라노의 노래를 부릅니다.
암컷들은 이미 알을 낳아놓고 다들 안 보이는지라 남은 수컷들의 노래는 악쓰는 절규에 가깝습니다.
"끼꾸구구국"............. 자신의 섹시함을 알려 봅니다......
"꾸꾸구구국.."............ 내가 더 건강해요.
피를 끓게 하는 호르몬은 이들을 못 견디게 하네요.
상대의 성별을 원래 구분 못하는 건지, 일단 덮쳐봅니다.................마는,
" 아, 이 작자가 왜 이래?" 젠장 그도 수컷입니다.
암컷이 숨쉬러 나왔습니다. 잽싸게 덮쳐보았으나.............
그녀의 뱃속엔 이미 알이 없습니다..........
암컷을 자극하는 엄지손가락으로 아무리 조여봐야 허당!
색도 고운 암컷들은 이미 알을 다 낳은 뒤인지라 숨만 쉬고는 은신처로 들어가 버립니다.
건조한 날 바로 산으로 올라갈 수 없으니 비가 오는 밤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3월과 10월 밤에 비오거든 될수록 차 끌고 나다니지 마세요.
윗배미 논자리 웅덩이에도 막판 악쓰는 수컷들이 많습니다.
여기도 알을 낳아놨네요.
캐비어처럼 검게 보이는 알들이 몽글몽글 우무질에 싸여 있습니다.
흐름이 적은 웅덩이에 알을 낳는 북방산개구리들의 알은 자기들끼리만 뭉쳐있습니다.
알덩이를 뒤집으면 옅은 잿빛으로 보이는 난황이 보입니다.
동그란 알에서 난황이 많고 분열이 더딘 아랫반구를 식물극,
검고 분열이 활발한 반구를 동물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난황이 더 무거운지, 뒤집어놓고 한참 지나면 다시 식물극이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미 알들이 난할을 시작했군요. 알이 여러 쪽 할구로 분열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