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사냥 고군산군도 2박3일 출사 후기
글/김장근, 사진/김용규
모처럼 빛사냥 출사에 객꾼으로 출사하는 기분으로 참여하였으나 회장님의 강력한 권고로 후기를 쓰게 되었고,
며칠간 고심 끝에 작품(?)을 완성하긴 했으나 희미한 기억으로 날린 부분도 많으니 이해하면서 읽어주기 바랍니다.
첫날(10월30일)
버스 출발 20분전에 15명 전원이 터미널에 도착했다.
옛날 초등학교 소풍 가던 날, 잠 못 자고 긴장하던 때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2시간 여 만에 군산에 도착, 비응항 버스를 기다리는데 감감소식이다.
아뿔사, 노선 표지판을 보니 반대방향에서 기다린 거다. 촌놈이 따로 없다.
버스를 택시로 변경하고 비응항에 오니 더욱 시간 여유가 생긴다.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서울에서도 못타본 2층 버스를 타고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신시도, 무녀도를 거쳐 선유도 리조트에 도착했다.
예전 같으면 비응항에서 배를 타야만 선유도에 올 수 있었다.
섬을 잇는 연육교가 놓여져 버스가 선유도까지 들어와 편리해진 점은 있으나 배를 타보는 정취를 맛 볼 수 없는 점은 아쉽다.
조미미가 부른 “바다가 육지라면”이란 노래도 여기서는 빛을 잃고 말았다.
리조트에 짐을 풀고 일정을 시작하려는데, 젊은 사장이 일정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회장은 저 사장 말 대로 하면 고생한다고 당초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
우린 대장을 신뢰하고 따랐고 결과에 만족했다.
오늘 코스는 장자도를 거쳐 대장도까지 다녀오는 것이다.
선유도에서 바라보니 바로 코앞에 장자도와 대장도가 누워 있다.
우리 말고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두 섬은 매우 작아서 장자도를 거쳐 대장도에 이르기까지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장자도로 건너는 붉은색의 예쁜 도보전용 다리와 최근 놓여진 차량전용 현수교가 나란히 서있는데
그 밑을 어선들이 긴 물줄기를 그리며 어촌과 바다를 오가고 있다. 한 폭의 그림이다.
장자도 마을을 지나 대장도로 향한다. 산이 섬이고, 섬이 산인 그런 섬이다.
산 이름은 대장봉(142m), 영돈, 문덕, 기찬, 용규를 제외하고는 모두 산에 오른다.
첫 날이어서 그런지 모두 혈기가 왕성하다.
정상에 오르니 망망대해에 점점이 늘어선 섬들과 함께 밝은 햇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한편 산을 오르지 않은 친구들은 중턱에서 묘령의 여인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는 전설이...
장자도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촬영하며 숙소로 향한다.
첫날 저녁은 리조트사장이 운영하는 횟집에서
승길이 가져온 몰트위스키를 잔에 따르고, 회장의 건배사 “2박3일”에 이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잔을 들고 건배사를 이어가면서 선유도의 첫 밤은 깊어만 간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부터)”와 “내 힘들다, 다들 힘내”,
그리고 문덕의 잔이 빌 때마다 핸드폰 문자 “바쁘냐?”가 등장해 잔에 잔을 더해갔다.
그 후 열혈 빛사냥들은 별을 찾아 어둠속으로 사라졌는데,
고흐의 별밤 그림처럼 빙글빙글 도는 별 궤적 촬영은 과연 성공 했을까?
리조트에서의 조촐한 2차는 끝날 줄을 모른다.
둘째날(10월31일)
새벽 5시 반이 지나고 창밖이 밝아오자 누가 경로 아니랄까봐 모두 잠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껴입고 바닷가로 나선다.
신시도 위의 하늘에는 붉은 기운이 감돌고 연이어 신시대교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른다.
모두 숨 죽여 기다리던 일출이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해는 솟아 오르고 그 붉은 기운이 드넓은 갯벌위로 퍼져 나간다.
이 광경을 보는 모든 이들은 행복했다, 그리고 이 아침을 즐겼다.
105동은 승길 상찬이, 106동은 태성과 내가 수고하여 라면을 끓였다.
칼칼하고 뜨거운 국물은 해장국으로 훌륭했다.
오늘은 중심섬인 선유도에서도 제일 큰 섬인 선유3구를 찾아 나선다.
선유도해수욕장을 옆에 끼고
옛날 이곳에 유배된 충신이 매일 산봉우리에 올라 북쪽 한양에 계신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망주봉(104m)을 바라보며 걷는다.
섬 주위 해변에 늘어선 어촌마을들의 풍경이 너무도 포근히 느껴진다.
해안에 깍아지른 듯 높이 솟은 망주봉 아래서 단체 사진도 한 장 찍고 이웃 선착장에 들어서니
“딸부자집”이란 수산물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KBS 인간극장 “어머니의 섬 5부작”에 주연으로 출연한 사람이 이 집 주인이다.
모두 이 어부와 인증샷 찍기 바쁘다.
즉석회 한 접시에 소주 한잔하며 들은 주인의 푸념,
“방송에 나가고부터 본업을 제대로 못해 안타깝다” 는 말을 들으니 방송의 힘을 이런 곳 에서도 느껴본다.
섬 일주 도로가 없어 남악산(156m)을 넘어야 했는데 상찬, 규봉, 위현을 빼고는 모두 우회도로를 택한다.
왼편에 보이는 그림 같은 선유봉과 장자도, 대봉도를 바라보며 산책길을 걷노라면 섬 끝자락에 몽돌해변이 나타난다.
서너 명의 방문객이 우리보다 먼저와 몽돌해변을 산책하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해변이기에 단체사진 한 장 찍는다.
3개의 산봉우리를 넘어 늦게 합류한 세 명은 힘들었노라고...
그러나 정상인 대봉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들만의 소유가 아니었던가.
몽돌해변의 납작하고 매끄러운 돌을 만져보면 촉감이 그리 좋을 수가 없다.
가져가지 못하게 경고판도 붙어있다. 그래도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돌 하나를 기념으로 가져왔다.
태성과 찬홍이 빠졌어요
오늘 저녁은 다른 횟집에서 더욱 풍성한 만찬을 즐겼다. 승구가 가져온 일본 소주를 마시면서...
10월의 마지막 날에 불러야 운치가 더한 노래 “잊혀진 계절”을 부르러 하나밖에 없다는 노래방을 찾았다.
다들 노래 실력이 만만치 않다. “친구야”를 마지막으로 우정을 되새기며 시월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마지막날(11월1일)
오늘도 빛사냥은 새벽부터 바삐 움직인다.
객꾼들의 새벽잠을 다 깨놓고 일출을 찍는다고 찬바람을 헤치며 나간다.
미세먼지인지, 황사인지, 안개인지, 희뿌연 하늘을 보면 일출 촬영에 실패할 것으로 생각 했는데
나중에 보니 어제보다 더 멋진 장관을 잡아 왔다.
이제 모두 전문가 수준에 도달 한 것 같다.
어제 아침 라면이 걸렸는지 백반집으로 안내해 든든하게 먹으니 기운이 솟는다.
선유봉을 휘도는 산책로를 따라 해변도로를 걸었는데 잘 닦은 길을 걸으며
건너편 섬들을 조망하며 걷는 경치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을 아침 해변 백사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그 위를 집라인이 질주하고...
귀경 길 오찬은 그 유명하다는 “군산짬뽕“이다.
군산에 도착해 내비를 보면서 한 참 걸어 찾아간 집은 ”복성루“ 이름값을 하는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30여분 기다려 들어간 것도 해피한 거라고 종업원이 일러준다.
근데 맛도 있었을까?
오후3시 정각 출발한 버스는 6시 반에야 우릴 반포 터미녈에 내려준다.
해단식을 겸한 저녁식사, 회장의 “2박” 선창에 모두가 “3일”로 화답한다.
2박3일을 기획하고 끝까지 차질 없이 잘 챙겨주신 회장님 총무님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첫댓글 좋아요. 최고입니다
앞으로 다른 글도 자주 좀 써주세요. ㅎㅎ
잘 정리된 여행기를 읽고 있는 동안 즐거웠던 시간이 새록새록 나네요!
한편 다음 여행기를 기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