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관하지 말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2015년 11월 14일 민중 총궐기 집회 물대포 사건.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이 외에도 기억해야 할 날들이 많다. 그래도 오늘은 이 3가지 사건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이정모 장관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의 “창의적인 허세”와 “과거로 자꾸 되돌아가기”를 읽은 후 나는 그 뒤의 챕터를 읽을 수 없었다. 과거의 비참했던,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되짚으며 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힘쓰지 않았던 나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당장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책임을 져야 할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 무지한 사람들에게 분노했기 때문이다. 분노했고 슬펐고 아팠고 숨을 쉬기 힘들었다.
세상이 미쳤다. 미쳤었고 미쳤고 미칠 것이다. 당장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궁극적인 해결은 하지 않으려 하는 정부, 정말 미친 것 같다. 어른들은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걸까?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정말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걸까?
책임을 지기 어렵다고 말하는 어른들, 장관들, 대통령들, 공무원들. 물론 책임지기 어려울 것이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자기의 잘못을 고백하고 책임을 지면 자기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되며 비난 받을 것이고 그 사건의 총괄자, 우두머리는 그냥 잘 빠져나갈 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예 책임이 없다고 말하긴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누구라도 용기를 내서 책임을 지려고 했으면,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그래도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사건일 거라고 믿는다. 우리, 계속 기억 하자. 너무나도 꽃다운 나이에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너무나도 많았을 텐데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 그래도 어른들 말을 믿고 순종했던 학생들은, 배 안에 남아있던 학생들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세월호 진상 규명.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아직 진행 중이다. 끝까지 관심을 가져보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래도 끝까지 관심을 가지며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vpmuU8Y5Q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더딘 이유 - 뉴스타파
2015년 11월 14일 민중 총궐기 집회 물대포 사건. 이 사건을 모르는 청소년들도 많으리라 짐작해 본다. 너무나도 부끄럽고 슬프게도 나는 이 사건에 대해 비로소 오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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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4일, 박근혜 정부에 박근혜의 공약인 쌀 수매가 인상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석하였다. 오후 8시 10분 경찰차로 다가가서 경찰 버스에 매인 밧줄을 당기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4시간 가량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2015년 11월 18일, 백남기의 가족들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측은 강신명 경찰청장·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7명을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2016년 9월 1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백남기 청문회'가 진행되었고, 청문회에 나왔던 대부분의 경찰 관계자들이 책임 회피, 대답 회피, 본인은 모르겠다는 수수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시 책임자였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청문회에서 당시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당시 부상당한 110여 명의 일선 경찰관들과 의경들의 앞으로의 행동 반경이 축소될 것을 염려하여 "인간적인 사과는 몇 번이고 하겠으나, 법률적인 사과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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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시민이다. 같은 시민이 좀 살겠다고, 정부가 약속한 만큼 쌀 값을 올려달라고 시위를 했다.시위 도중 폭력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경찰은 시위를 제압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았다. ‘물대포’를 말이다. 물대포를 사람에게 쏜다는 건 정말 너무나도 무자비하다. 그 과정 속 물대포는 백남기 농민에게 직사되었고 결국 백남기 농민은 돌아가셨다.
정말 너무하다. 그러나 민중 총궐기 집회 물대포 사건의 해결 과정은 더 가관이었다. 사건 해결이 아니라, ‘은폐’ 수준이었다.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유가족들은 부검하지 않기를 원했다. 백남기 농민은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돌아가신게 명백한 사실이었고 그에 대해 더 이상 부검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뜻과는 다르게 국가는 강제로 시신을 부검하게 되었고 사인은 “병사”였다.
정부의 치사하고 말도 안 되는 대응.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정부는 다 잘못이 있기 마련이지만, 박근혜 정부, 정말 이건 좀 아니지 싶다. (물론 이 모든 책임을 박근혜 한 개인에게 모조리 돌리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다.) 약속한 쌀 가격 인상도 지키지 않았으면서 물대포로 진압하고 또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병사”로 부검까지 해가며 억지를 부리다니.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으면 책임을 지고 “행동”하자. 설명 말고 행동하자.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정부는 왜 시민들을 상대로 싸움을 하려고 할까? 대통령도 장관도 공무원도 다 같은 시민 아니었나?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 최소한의 양심이 있지 않았나?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애초에 클럽에 간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우리나라가 살기 편안해져서 젊은이 들이 클럽에 갔다, 젊은이들이 미친거라고. 또 많은 기독교인들은 말한다. 할로윈은 귀신들의 날인데 그걸 기념해서 이태원 압사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니냐고. 문란한 생활을 즐기러 갔다가 압사사고가 일어난 거 아니냐고.
(특히 일부 기독교인들의 생각과 사상에 대해선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화가 난다. 그 사람들은 뇌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정말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그 사람들의 뇌에 행방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
그러나 결코 이렇게 간단하게 단정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 사고로 의해 부상을 입거나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없으니 저런 말을 하지 않을까?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분들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 하나 없으면서 마음대로 유가족들 마음에 비수를 꽂는 일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본인의 가까운 가족이 이태원 참사로 인해 희생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위와 같은 주장을 할 수 있을까?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비해 사람들이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는다. 관심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관심이 어느순간 푸욱 식어버렸다. 왜 일까?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니 하며 시끄러워졌을 수도 있다. 비극은 잊어버리고 대한민국의 자긍심만 세우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보면 짐작이 가긴 한다. 그러나 나는 이태원 참사에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와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나서서 참사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같은 한 나라의 구성원, 시민으로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방지하려 노력하기는 커녕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며 유가족을 견재했다.11월 22일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국가는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는 커녕 재빨리 기사를 냈다. “대통령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의한 일괄 국가배상도 검토”
유가족들이 돈을 원할까? 사랑하는 아들, 딸, 누나, 언니, 오빠, 형…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는데 돈이 중요할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정말로 돈일까? 그런 기사를 무자비하게 내보낸, 어떻게든 책임을 막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정부가 정말 밉다.
이태원 침몰 사고, 민중 총궐기 집회 물대포 사건, 이태원 참사. 우리, 방관하지 말자. 우리 개인은 힘이 없다. 혼자 기억해서는, 혼자 진상 규명과 사건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는 힘들다. 우리는 더더욱 힘없는 청소년이다. 그래도 개인은 힘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뭉치면 힘이 생긴다. 우리라도 기억해 보자. 만약 이번 정부가 이태원 참사의 해결과정을 유가족들과의 싸움이라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켜보고 유가족들에게 힘을 실어주자. 과연 누가 이기는지 함 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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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문제에 관해 다루었기에 논란의 여지가 많을 수 있고 내 주장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근거가 부적합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날들을 기억하고 마음에 깊이 새기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막는 것임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또한 예민한 문제에 대해 마음껏 자신의 주장을 펼쳐 볼 수 있는 게 우리의 특권이기도 하다. 로고스서원 아니면 또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해보겠는가. 이번 만큼은 글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보다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함께 이야기를 해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번에도 글에 대해 대충 얼버무리고 패스를 하면, 인간적으로 아니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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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몇몇 자료들은 보기 힘들 수도 있고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그런 자료는 ‘주의’란에 모아두겠다. 초딩도 볼 만한 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는 ‘안전’ 란에 모아두겠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봐도 되는 건 아니니 알아서 판단하고 알아서 보길.
<안전>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2061400001
ㄴ대통령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의한 일괄 국가배상도 검토"
https://www.youtube.com/watch?v=xBvpmuU8Y5Q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더딘 이유 - 뉴스타파
<주의> 초등학생 분들은 제발 보지 않는 걸 추천할게요. 그래도 정 보고 싶다면 우선 부모님께 허락받고 오기! 부모님이 안 된다고 하시면 정말 안 되는 거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srDNOTeubh4
[다큐] 故 백남기 농민이 남긴 것 by KBS광주
https://www.joongang.co.kr/article/3169182#home
물대포의 위력은?… 명중하면 장파열ㆍ뇌진탕으로 목숨 잃을 수도
https://www.youtube.com/watch?v=mnLGU1rCJC4
뉴스타파 - 실정에 분노한 민중...물대포로 맞선 정부(2015.11.15)
(이태원 참사는 너무 최근이라 자료 보다가 좀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