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살아온 것 같다. 지금의 삶이 잘 살고 있는지 그렇지 않는지는 내가 죽을 때 평가되는 것이다. 아무리 지금의 생활이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죽을 때 비참해지면 불행한 삶을 산 것이다. 그래서 선현들이 "결과가 좋아야 다 좋다" 라고 한 것 같다. 100세 시대라고 하니 나도 그 정도 나이까지는 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다.
앞으로 약 30년 정도 남았다. 내 인생의 70%를 보내고 남은 30%를 더 살아야 한다. 70년간 살아온 삶도 중요하지만 남은 30년이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기간동안 무엇을 준비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고 먼 훗날 과연 내 삶이 그렇게 전개되었는지 리뷰해 보는 차원에서 글을 써 본다.
남은 인생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어있는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노후의 3대 적은 돈, 건강, 외로움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적들을 사전에 없애면 되는 것이다. 먼저 돈에 대해서 살펴 본다. 통계에 의하면 나처럼 30년을 더 살아 100세까지 보내려면 최소 14억~20억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통계가 아니라 실제로 계산을 해 봐도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30년간 생활비는 월 300만원 x 12개월=3600만원 x 30년= 10억 8천만원이 필요하다. 월 300만원은 물가인상 및 화폐가치 하락 등을 고려하면 절대 큰 금액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살아야 할 집은 꼭 있어야 하기에 집값이 최소 3억~10억이 필요하다. 이 2개를 합치면 약 14억~21억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70대 이상이 이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런 사람들은 평생 일을 해야 하거나 투자(재테크)를 하고 또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나도 아직 전자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둘째 건강은 3대 적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준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간다는 말이 있다. 건강하려면 운동, 수면,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금연과 금주도 필수적이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수면, 식단, 금연, 금주 등은 저절로 해결이 된다. 52년간 달리기를 하면서 이 모든 것을 해결한 장본인이기에 감히 말할 수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운동은 신체적 훈련 뿐만 아니라 뇌훈련까지 병행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6년째 독서를 하고 있다.
지난 구정때 처가 패밀리 모임을 가졌다. 식사 도중에 처남이 나보고 젓가락질을 하고 있는데 손이 심하게 떤다고 하면서 종합검진을 받아 보라고 했다. 무심결에 손을 떨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두들 한번 해보라고 하고 나도 다시 한번 해 보았다. 정도의 차이일 뿐 대부분 미세하게 손떨림은 있었지만 심각한 것은 아닌듯 했다.
그때도 말했지만 사람들은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먼저 병원을 찾는데 그것보다는 육체와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해도 내 의견을 받아 들이지 않아 세월이 말해 줄 것이라고 하고 끝냈다. 내 말의 핵심은 건강은 처방이 아닌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뜻이였는데 통하지 않아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담배나 알콜중독보다 더 해롭다고 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바쁜 삶을 살고 그런 불청객이 찾아오면 술로 풀었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작년 년말 이후로 잠시 외로움이 찾아왔다. 집사람이 갑자기 찾아온 허벅지 협착증에 감기몸살까지 앓아 몇개월간 고전을 면치 못해 그 여파가 내게 전파된 것이다.
집안에 내가 아프던 가족이 아프면 분위기가 우울해진다. 아픈 집사람을 위해 내가 더이상 해 줄 것이 없었고 말할 상대도 없어 점시 외로움을 탔다. 지금은 많이 호전되었지만 아직도 그때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어 안타깝다. 외로움은 3대 적인 돈과 건강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그 처방책으로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노래와 춤을 배우는 등 취미생활을 해 보라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그것을 운동과 독서로 대체하고 있다. 운동은 혼자하는 것이지만 독서는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특히 나와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나보다 수준이 높은 사람일 경우에는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모든 저자들은 나보다 수준이 높고 배울 점이 많아 스승 또는 멘토로서 받아들인다.
100세 인생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재앙이라고 했다. 재앙을 맞기 전에 준비하는 것이 대책이고 지혜이다. 늦었지만 그래도 이나이에 내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먼 훗날 이 글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오늘에 충실할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