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선 차두리를 비롯해 한국 월드컵대표팀의 선수 들이 인기만화 슬램덩크의 북산고 농구부와 외모, 성격, 실력 등 여 러 면에서 딱 맞아떨어진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슬램덩크'는 92년부터 96년까지 만화잡지 소년 챔프에서 연재됐던( 일본에선 만화잡지 점프에서 90~96년 연재)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농 구만화. 연재될 당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며 '강백호 신 드롬' '서태웅 스타일' 등 공전의 화제를 기록했다.
단행본은 국내에서만 총 판매부수가 100만부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 슬램덩크 완전판'(대원씨아이 펴냄)으로 재출간돼 권당 5만부가 넘는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역시 강백호. 스스로 천재라고 외치는 강백호에 겐 '리바운드왕'이라는 타이틀이 늘 붙어다닌다.
'스피드대시왕'이라 는 별칭을 얻은 차두리는 강백호와 체격조건은 물론 얼굴도 비슷(?) 하다.
헤어스타일도 똑같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선천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가끔 어이없는 패 스, 어정쩡한 움직임, 뒷머리 트래핑, 슈팅능력 부족 등 아직 '미완 의 대기'인 차두리지만 그에겐 세계 최고 수준의 스피드와 대시능력 이 있다.
스피드는 1대1 기회를 만드는 결정적 조건. 설기현이나 황선홍은 대 시하면 바로 수비수의 견제를 당하는 데 비해 차두리는 공의 방향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수비보다 먼저 스프링처럼 튕겨 나간다.
페인팅 도 드리블도 없이 오직 스피드로 상대를 제낀다.
그의 파괴력 있는 움직임에 좌우에서 수비가 뚫리고 마침내 정면이 뚫린다.
"내가 차두리를 2년 전에만 발견했더라면, 세계 톱 클래스의 공격수 로 조련할 수 있었다"고 말한 히딩크 감독 역시 이런 선천적 능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슈팅, 패스, 헤딩, 드리블은 다 연습을 통해서 경지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스피드는 하늘에서 주는 선물이다.
마치 '리바운드왕 강백호' 가 천재적 점프능력으로 '파리채 블록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 처럼. 거스 히딩크는 북산고 농구부 감독 안 선생님과 여러 면에서 맞아떨 어진다.
KFC 할아버지 스타일인 안 선생님에 비해 히딩크는 자주 얼 굴을 찡그리지만 두 사람 모두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다.
특히 적절한 선수기용 능력은 놀랄 만큼 일치한다.
히딩크는 선수시절 수비수로 활동했지만(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안 선생님이 선수로 뛰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북산고 농구부를 맡고부터 성격이 너그러워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몸싸움 능력을 키웠다고 해도 몸싸움을 그리 즐기지 않는 안정환은 3점 전문 슈터 정대만과 어울린다.
뛰어난 외 모가 그렇고 서태웅, 강백호 외에 숨겨진 승부사인 정대만의 캐릭터 와 안정환의 근성이 유사하다.
168㎝의 단신 가드 송태섭은 미드필더 윤정환. 날렵한 몸놀림은 물론 볼 배급능력, 경기흐름을 읽는 능력 등 이들은 모두 팀내 살림꾼역할 을 맡는다.
이 밖에 듬직한 센터 주장 채치수는 홍명보, 서태웅은 아시아 최고 스트라이커 황선홍에, 해남고등학교의 겁없는 신인 전호장은 이천수 에 해당한다.
만화 '슬램덩크'의 북산고등학교는 32강이 겨루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아쉽게 16강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한다.
32개국이 겨루는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대표팀. 결말 부분만큼은 '슬램덩크'와 전혀 달랐으면 하 는 소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