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2025년을 기점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 고령층의 노후소득 불안정 및 사회적 고립, 돌봄 수요 확대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동반한다.
그 결과 노년기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과제가 더욱 대두되고 있다. 특히 생산인구가 줄고 국가 및 지역의 성장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경험과 역량을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하 ‘노인일자리사업’)은 우리나라의 소득보장 정책과 고용보장 정책의 한계를 보완한 사업으로서 2004년 도입됐다. 2026년 목표치는 일자리 수 115만2000개이며, 예산은 국비 약 2조4000억 원, 지방비 약 2조6000억 원이다. 2004년 첫 해 규모는 노인인구 100명 중 1명(0.9%)이 참여하는 사업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10명 중 1명(10.7%)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확대됐다([그림 1] 참고).
※ 주: 각연도 12월 말 기준 ※ 자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내부자료
이와 같은 비약적인 성장은 노인일자리사업이 일부 소외계층을 위한 한시적 지원을 넘어, 고령층을 위한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사회안전망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
정부는 2025년 8월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인구위기 대응을 위한 추진과제로 ‘노인인구 증가에 맞춰 노인일자리를 지속 확충하고, 사회서비스형·민간형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처럼 노인일자리사업이 고령세대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확장하는 정책으로서 그 역할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노인일자리사업의 중장기 계획을 보다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2025년 ‘노인일자리사업 수급 전망과 지역배분 방안 연구(Ⅰ): 중장기 수요 추계 및 배분원칙’ 연구를 통해, 정책수요의 양적 규모(얼마나 필요한가)와 질적 구조(무엇이 필요한가) 관점에서 노인일자리사업 정책수요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결과, 노인일자리사업 정책 수요는 2035년 188만4000명(2024년 대비 1.53배), 2050년 230만9000명(2024년 대비 1.87배)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그림 2] 참고).
※ 주: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중도포기자, 대기자 추이 규모(2024년 기준)에 대해 장래인구추계 중위·고위·저위 규모를 적용함※ 자료: 김가원 외(2025). 노인일자리사업 수급 전망과 지역배분 방안 연구(Ⅰ) - 중장기 수요 추계 및 배분원칙,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진은 최근 5년의 노인일자리사업 수요 규모를 기준으로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활용해 중장기 수요를 추계했는데, 분석의 기준이 되는 실질 규모는 참여자뿐 아니라 중도포기자, 대기자를 중요한 구성요소로 포함했다.
특히 대기자는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를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공급규모의 한계로 참여하지 못한 집단으로서, 향후 공급확대 필요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참여자에 제한하지 않고, 대기자 및 중도포기자를 모두 포함한 수요 추계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 정책수요를 보다 입체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연령별 수요 추계 결과, 노인일자리사업의 중장기 수요는 전기고령층에서 후기고령층 중심으로 점차 이동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에서 점차 후기고령층에 진입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해석된다. 2050년 장기 전망을 보면, 65~69세 집단의 경우 노인일자리사업 수요가 현재의 1.00~1.04배로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85~89세의 경우 현재의 2.58~2.77배로 높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3] 참고).
※ 주: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중도포기자, 대기자 추이 규모(2024년 기준)에 대해 장래인구추계 중위·고위·저위 규모를 적용함※ 자료: 김가원 외(2025). 노인일자리사업 수급 전망과 지역배분 방안 연구(Ⅰ) - 중장기 수요 추계 및 배분원칙,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따라서 향후 노인일자리사업 정책수요의 구조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기존의 다소 획일적인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노인세대의 다양성과 이질성을 고려한 새로운 직무 개발, 활동강도 및 활동 형태, 급여 수준 등에서 다양화가 필요하며, 특히 후기고령층의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한 저강도 및 유연한 직무설계, 노인복지 측면의 사례관리 등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한편 2026년부터 노인일자리사업 회계구조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이하 ‘지특회계’)로 변경됨에 따라,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전제로 한 정책 운영체계로서의 이행이 요구되며, 보다 지역수요에 부합한 합리적인 자원배분 기준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 배분은 지역의 인구구조 및 고령화 수준, 재정 여건, 공급 인프라, 그 외 정책적 노력과 의지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복합지표를 통해 지역별 상대적 취약성과 정책 수요를 보다 객관적으로 반영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의 안정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본 연구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의 기본 배분원칙은 첫째, 기존 배분체계를 일부 유지하되 지역환경 특성을 추가적으로 반영하여 복합지표를 Z-score로 통합 적용할 것, 둘째, 배분방법으로서 전년 대비 증가분 만을 대상으로 일정기준을 통해 배분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기할 것을 제안했다.
즉 현행 지역별 노인일자리사업 규모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 지역특성을 반영한 지표를 다층화하고, 추가 증가분에 대한 상대적 차이를 통해 지역의 과잉 경쟁을 방지하고,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책임 있는 사업 성과관리를 유도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했다
이상 주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노인일자리사업의 정책과제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노인일자리사업 정책집단은 전기·후기 고령층의 다층형 수요가 병존함에 따라, 이를 고려한 실질 수요중심의 정책설계가 요구된다.
둘째, 공공형은 취약·초고령층 중심의 사회안전망 기능을 강화하고, 사회서비스형은 돌봄 및 디지털 분야 등 전문 직무 중심 일자리 모델로 고도화하며, 민간형은 베이비붐 세대 경륜을 활용한 전환기 지원 모델로 사업유형별 기능을 강화한다.
셋째, 지역별 인구구조 및 정책환경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배분체계를 통해, 지역별 노인일자리사업의 안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넷째, 지특회계 전환에 따른 중앙-지방 간 역할을 재정립하여, 중앙은 통제자가 아닌 기반 제공자 및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지방은 지역 특성에 맞는 책임 있는 설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2026년에는 1차년 연구에서 도출된 수요 추계와 배분원칙을 정책 집행과정에 접목하여, 지특회계 전환이라는 제도적 변화가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후속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2차년 연구에서는 지역별 정책환경과 재정 여건, 공급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요 산정 가이드라인 마련, 중앙-광역-기초 간 역할 재정립, 읍면동 단위 전달체계 재설계 등을 통한 분권형 정책 운영모델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둘 예정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단순한 양적 확대 논쟁을 넘어, 인구 위기에 대응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사회투자 전략이자,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기반 정책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정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어디에, 어떻게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 설계이다.
핵심은 중앙과 지방의 역할 재설계이다. 결국 노인일자리사업 정책의 지향점은 획일적인 통제가 아닌, 지역 스스로 사업을 설계하고 책임지는 ‘분권형 운영체계’로의 성공적인 이행에 있다. 중앙과 지역이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기능할 때, 노인일자리사업은 비로소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고령세대의 삶을 지탱하는 지속가능한 사회안전망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정교하게 담아내느냐에 달려있다. 후속연구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이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세대 간, 지역 간 공존과 상생을 위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본 고는 「김가원, 조준행, 김태일, 강은나, 이지혜, 김지민, 장보현. (2025). 노인일자리사업 수급 전망과 지역배분 방안 연구(Ⅰ): 중장기 수요 추계 및 배분 원칙,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임
* 월간 복지저널 2026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출처 : 복지타임즈(http://www.bokj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