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입구역 6번 출구
박인숙 강정희 공소윤 전정련 변영희 천영희 민은숙
정말 많은 눈이 내린다
길도 미끄럽고 곳곳에서 폭설로 인한
교통도 마비되었다는데
오늘 예정된 산사모 모임은 변동 없이
그대로 진행하는지 대장도 다른 친구들도
별다른 멘트가 없어 나도 토를 달지 않고
시간 맞추어 눈길을 헤치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
도착하니 친구들 모두 단단히 무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틱까지 준비해 갔다
남산 숲속길은 미끄러울테니 동국대쪽 북쪽 순환로둘레길을 걷자며 대장 따라 남산입구쪽으로 걸어갔다
지금은 눈이 그치고 해가 났지만
나무위의 눈이 녹으면서 마치 비처럼 떨어져
모두 우산을 펼쳐서 쓰고 갔다
입구에 도착하니 남산을 관리하는 여직원(?)이
도로를 쓸고 있었는데 오늘 남산길은 폐쇄 되었다며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아마 눈이 나무에 많이 쌓여 그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가지가 부러져 길도 막히고 눈덩이가 떨어지면
다칠 위험이 있어 통행을 통제하나보다
모두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고궁도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한다고 하였다
발길을 돌려 다시 동대입구역에서 3호선을 타고
안국역으로 갔다
3번 출구에서 내려 현대사옥 건물쪽 골목으로
길을 따라 쭉 올라갔다
우리 아파트 앞 길과는 다르게 눈도 양옆으로 치워져 있고 염화칼슘을 뿌렸는지 길도 깨끗하였다
지난번에도 몇번 온 코스라 중앙고등학교 후문 쪽에서 돌아 감사원을 거쳐 삼청공원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공원은 폐쇄가 안되어서 공원안으로 들어갔다
나무 위의 눈꽃은 정말 아름다웠고
나뭇잎 위에 녹은 눈물이 햇빛에 반사되어
영롱하게 빛나고 있어
무딘 감정에도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얗게 눈쌓인 위에 떨어진 작은 빨간단풍잎들이
흩어져 있는 문양은 어렸을 때 입었던
예쁜 포플린 치마를 연상케 했다
중간에 한번쯤은 쉬면서 간식도 먹고
휴식을 취했는데 정자도 젖어있고 어디 앉아서 쉴만한 곳이 없어 그대로 삼청공원안은 패스했다
예정대로였으면 남산에서 내려와
전에도 갔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는데
점심 먹을 곳을 마땅히 정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삼청로를 따라 걸어 내려오다가
송현공원 쪽에 있는 한식집으로 가기로 하고
그곳으로 갔다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반찬이 좋았다
모두들 2시간 이상 아무것도 안 먹고
계속 걷기만 해서 허기가 져서 배가 고픈 상태라
반찬을 몇 번이나 가져다 먹었다
식사후 안국역 쪽으로 걸어가다가
우리 7명이 함께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을 찾아서 오늘도 둘러 앉아
깊은 겨울을 감상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올해도 벌써 다 가서 이제 산사모 모임도
한 번밖에 안 남았다며 또 한 살을 더 먹어야 하는
이 나이에 새삼 놀라며 스스로 위로해 본다
다음 쫑 산행후 크루즈 여행이 예정된 인숙 대장의
말을 들으며 오늘 모임을 마무리 하였다
오늘 점심에 차까지 쏜 정희야
고마워~ㅎ
첫댓글 좀 춥고 길도 미끄러웠지만 덕분에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넘 좋았다.
겨울다운 하얀 눈과 그 위에 떨어진 빨간 단풍은 우리에게 소녀감성을 다시금 불러와 감탄사를 연발하고ㅋ
함께 할 친구들이 있어 넘 좋다.칭구들 모두 건강하게 지내자.
오늘 남산은 못 갔지만 은숙의 잔잔하게 써내려 간 글을 보며 우리가 안국역에서 내려 걸어 갔던 길들을 생각한다
눈이 쌓여 있고 약간은 녹아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걷느라 신경은 쓰였지만 그 못지않게 풍경은 보기좋다 삼청공원에서의 붉은 단풍잎들과 하얀 눈의 조화가 아주 보기 좋았고 특히 눈위에 떨어진 붉은 단풍잎이 참 예뻤는데 은숙이 그걸 포플린 같다는 표현으로 더 선명하게 생각나게 한다
어느해인가 올랐던 덕유산의
상고대를 서울 한복판에서 보게되고 이런 눈은 117년만이라고
하니 가을 끝자락에 겨울 왕국에
와있는 기분이었다.
쉴 곳이 마땅치않아 계속 걷기만
해서 힘들었던 친구들
고생많았어. 다음번엔 편한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