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광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용을 위해
2000억 이상을 썼다'고 주장했다가 뒤늦게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구입한 주사제 비용 2026만원을 잘못 봐 벌어진 헤프닝이라지만 황당하다.
이날 그는 '청와대 식수를 끊을 수 있다'는 독설도 던졌는데 공당의 대표로서 부적절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추 대표의 발언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 18일 근거도 밝히지 않고 '박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주사' '정신몽롱' 등의 문구를 써가며 원색적으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카더라 식' 정보로 혼란을 부추키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무책임한 선동이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 때도 '엿 먹어라는 식'이라는 거친 표정을 사용했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 전 대표에게는 '부역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
추 대표는 자신의 막말 행보가 국민의 울분을 풀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점점 거칠어지는 그의 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더 큰 상처를 준다.
야당 대표가 국민의 자괴감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기는 커녕
자극적인 말로 정국 주도권만 움켜쥐려 해서야 어떻게 수권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품격을 잃은 말은 꼬인 정국을 푸는 데도 별 도움이 안 된다.
24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추 대표를 향해 '헌정사에 남을 두 번의 탄핵을 주도하는 대단한 업적에 흥분했냐'며
비아냥거렸는데 결국 막말이 막말을 부른 것이다.
추 대표를 보고 있으면 불안불안하다.
당대표가 된 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고 해 파문을 일으키더니
박 대통령에게 불쑥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영수회담 헛발질은 그의 불통과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을 뿐 아니라 박 대통령에게 반격의 기회를 줬다.
비상시국에 과연 제1 야당를 맡을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금 추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돌출정치를 접고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행동으로 정국 수습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