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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경제난을 만든 한나라당, 새누리당 현 여권의 정권의 대표를 지내고 후보로서 나선 박 후보는, 지금의 경제적 피폐에서 가장 소외되고 가장 힘들고 하찮은 일거리로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그 수많은 여성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으로서 누려야할 행복과 기쁨을 모두 버리고 생활 현장에서, 정치적 부패와 구태정치에 의해 구조적인 모순에 의해 일터에서 가진자 힘있는자들의 횡포에 눈물을 견뎌내야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가정을 책임져야하는 실정인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해 보았는지?
여당의 모든 법적 권한을 다 거머쥐고 계셨던 박 후보는 그 해결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뒷짐지고 무엇을 하셨는지?
나는 공주로, 여왕으로 살테니 경제적 약자인 여성 그대들은 노예처럼 열심히 일하고 기득권, 가진자, 보수주의에 충성하라! 라는 얘기는 아니겠지?
그러니까 여성으로서 현재 대한민국의 여성이 처한 고통과 어려움 그리고 생활고를 이해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여성이면서 한번도 대한민국의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마음과 상황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앞뒤가 모순되고 비정상적인, 몸따로 말따로 공약만으로 아주 세밀하고 섬세한 감성의 여성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그런데 박근혜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은 무엇인가 의심스런 부분, 의아한 내용이 있다.
그녀의 발언에는 "아직 대한민국에 여성 대통령이 없었으니 내가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되어 그 길을 열겠으니 나를 따르라, 내가 앞장 서겠다." 라는 듯이 혁명가의 태도이다.
그러니까 곰곰이 되짚어 보면 '5.16 군사 쿠테타로 유신 독재를 한 박정희의 딸인 박 근혜'다운 발상이다.'여성'을 내세워 자신의 목적만을 달성하려는 소인배의 '여성' 도용이 아니길 바란다.
(참고: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여성혁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한민국 여성혁명 시대를 선포합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고 쇄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큰 변화를 강조해도 이것보다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
과연 박정희 시대에 공주로, 퍼스트레이디로 사신분이 그 시절에는 왜 여성의 인권신장에는 노력하지 못했는지? 측근에 아버지와 동생들이 격리시키고 만류했으며(최태민은 횡령 14건,사기 1건, 변호사법 위반 11건, 권력형 비리 13건, 이권개입 2건, 융자간여 3건, 온갖 성추문과 성폭행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도됨, 이에 박 근혜 가족들 박근령과 박지만은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까지 냈던 일이 있었다 한다), 성추문과 성폭행 의혹이 있는 최태민 목사를 옹호하고 곁에 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최근에도 4.11총선에서 인륜을 어긴 성추문이 있는 총선 후보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 될 때까지 무관심하게 넘어 갔었는지?
그리고 혹시 대통령이 당선 되더라도 공약은 빌 空자 공약이고, 해보았는데 안되더라 하고 유체이탈식 정치를 하면 어찌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정수장학회, 5.16, 유신에 대해 오직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의 프레임에 갇혀있는, 진실성이 없는 형식적 발언으로 사과를 대신하고 있는 그녀의 정치행태에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왜일까? 다시말해 대통령이 된다고 한들 대선 때는 대선 때이고 지금은 대통령이 되었으니 나 홀로 맘대로, 아버지 박정희의 모든 것만 훌륭하게 보이고 나머지는 눈 앞에 안보여서, 아버지 관련된 일만 아니면 모두 묵인해주고 인정해준다면 이것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5년 전의 실수 보다도 더 엄청난 큰 실수를 또 저지른 꼴이 된다는 것이다.
진정 박근혜 후보가 여성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어려운 경제난에 소외되고 권리주장을 못하는 처지의 여성 근로자 ==> 주로 경제 약자의 처지에서 휴일이나 일요일에도 생계를 위해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 많은 여성 근로자들을 위해서 여성의 선거권,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선거시간을 10시까지 연장하는 데에 동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성있는 여성을 위한다는 대통령 후보의 마음가짐이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조속히 文-安 정책공약을 빨리 수립하고, 박근혜 후보와 정책 대결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감동적인 후보 단일화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
文-安 단일화 만이 박근헤 후보의 지지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 정신을 실현하여 생명이 지속가능한 사회, 여성의 모성애로 모든 사회의 아픈 곳을 생명을 보듬어 안고 활기 넘치고 생명력 넘치는 새 세상을 펼칠 것을 주문한다.
여기 여러 여성학자의 여성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자.
‘그레이스 언니’라 불린 박근혜, 언니 맞아요?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당선된다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여성 리더십과 거리가 먼 여성 대통령의 탄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박 후보가 지난 10월12일 당사 회의실에서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선캠핑]2002년 ‘여성 대통령론’은 2012년 ‘여왕 칭송’으로
‘여자도 국민도 아닌 박정희의 딸’한테 민주주의 끼어들 틈 있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을 꺼냈다가 혼쭐이 났다.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전해들은 박근혜 후보는 “21세기에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나요?”라고 쏘아붙였다. 친박 조원진 의원은 “아직 정신줄을 놓을 나이가 아닌데”라고 했다. 여성 대통령 자체를 문제 삼았다가는 이런 꼴을 당하는 시대다.
박 후보가 지난 8월20일 대통령 후보로 뽑히자마자 ‘여왕 칭송’이 시작됐다. 황우여 대표는 박 후보를 대영제국 시절의 빅토리아 여왕과 엘리자베스 1세에 빗댔다. 박 후보의 ‘커피 서빙’으로 화제가 됐던 8월31일 새누리당 연찬회에서는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은 게 여성 최초 임금인 선덕여왕”이라는 건배사도 등장했다. 여기까지는 ‘아부’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선거전이 본격화하자 새누리당의 여성 대통령론은 ‘진화’한다. “여성 대통령은 역사적인 일이다. 여성들은 무조건 박근혜 후보를 찍어 대통령으로 선출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는 황우여 대표의 ‘역사적 사명론’(10월4일 중앙여성위 대선 필승 결의대회)은 ‘돌아온 친박’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을 통해 ‘정치 쇄신론’으로 나아갔다. “그동안 여성 국무총리, 여성 당대표, 여성 대법관은 있었지만, 여성 대통령은 없었다. 여성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리 정치의 최고의 쇄신이고, 남성 중심의 기존 체제에 새로운 변화와 바람을 몰고 올 사회적 혁명이다.” 박 후보의 생각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박 후보는 지난 10월18일 세계여성경제포럼 축사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면 건국 이후 가장 큰 변화이자 쇄신”이라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이 정치 쇄신인가.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갖고 있는 조순형 전 의원의 답을 들어보자. 10월9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심포지엄 뒤 열린 오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새누리당에 ‘남자 의원’은 박근혜 후보 단 한 명뿐이다.” 황우여 대표가 “여자 몸으로 정말 대단하시다”며 박 후보를 추어올리자 나온 ‘촌철살인’이었다. 이 소식을 트위터로 전한 정옥임 의원은 “모두 웃었으나, 제겐 쓴소리로 들렸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좌중이 썰렁해졌고, 조 전 의원은 “아니 뭐, 영국에서 대처도 남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의원은 심포지엄 초청 연설에서 새누리당이 해결해야 할 정치 쇄신의 첫째 과제로 “1인 지배 체제로 인한 사당화 타파”를 꼽았다. “박 후보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과거사 인식이 문제”라고도 했다.
2002년 초 여성계의 ‘박근혜 지지론’ 논란이 있었다. “박근혜를 사유하자”는 영화잡지 <프리미어> 편집장인 최보은씨의 주장이 발단이 됐다. 여성 국회의원이 스무 명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여성 정치의 척박함을 한탄하며 나온 주장이었지만, 진보 진영은 물론 여성계에서도 포화가 쏟아졌다. 여성의 정치 참여와 민주주의 실현은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인데, ‘박정희의 딸’에게 민주주의가 들어설 틈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2012년 새누리당의 1인 사당화와 과거사 논란에서 드러난 박 후보의 태도와 인식은 “맞다. 틈이 없다”고 증명하는 듯하다. 박 후보의 불통과 권위주의는 소통·포용·공감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성 리더십’과는 정반대다. ‘여성 대통령’에 별반 호응이 없는 이유다.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숫자가 2라는 사실 외에는 여성과 가장 거리가 먼 여성이다. 그녀는 여성도 국민도 대변하지 않는다. 그녀의 몸은 ‘아버지 박정희’를 매개한다”고 말한다.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여성의 지위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치리라는 관점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유일한 남성 의원’이라는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그렇게 볼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다. ‘진생쿠키’ 발언으로 공분을 자아낸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박 후보를 “그레이스 언니”라고 부른단다. 언니, 언니 맞아요?
==등록 : 2012.10.31 09:50 수정 : 2012.10.31 09:58 한겨레 이지은 기자==
박근혜 “여성 대통령만큼 큰 변화와 쇄신은 없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유모차 걷기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여성혁명시대 선포식 등 참석
“주변 권력다툼·부패 없을 것”
“여성을 정부 요직에” 여심잡기
당사 어린이집 설치외엔 소극적
당내선 “여성문제 관심 없었는데…”
여성계선 “일하는 여성만 강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각종 여성 관련 행사에 참여하며 ‘첫 여성 대통령’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28일 서울 대방동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출범식에서 “지금이야말로 모든 것을 다 던질 수 있는 어머니와 같은 희생과 여성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여성들을 정부 요직에 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처(전 영국 총리)나 메르켈(독일 총리)은 세계의 어느 지도자보다도 국민들의 신뢰와 믿음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모두가 변화를 주장하고 쇄신을 주장하지만, 여성 대통령만큼 큰 변화와 쇄신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행사에 앞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회 위드베이비 유모차 걷기대회’에 참석해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고, 아기를 키우는 것이 진정한 축복과 기쁨이 될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말하는 등 보육정책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앞서 27일 박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혁명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남성이었는데 주변 권력 다툼과 부패 등을 반복하며 국민이 바라는 희망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 캠프와 새누리당에선 ‘여성 대통령’을 주요 승부수로 띄워보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여성 대통령은 우리 정치에서 최고의 쇄신”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직자 교육용으로 배포된 ‘대한민국 대통령, 왜 박근혜인가’라는 자료에서도 ‘여성 대통령’은 5가지 이유 가운데 3번째로 등장한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여성 대통령론’ 구호에 대해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가 그동안 자신의 이미지를 부드러운 ‘여성’보다는 강고한 ‘보수의 대표’로 부각해 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만 해도 박 후보는 ‘여성 대통령’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박 후보는 의정 생활 동안 자신이 여성임을 부각하는 활동을 꺼려왔다”고 말했다. 2004년 당 대표 시절, 사무처 당직자들을 위해 당사에 어린이집을 설치한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박 후보가 여성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지적된다. 박 후보는 자신이 사실상 전권을 쥐었던 지난 4·11 총선 지역구 공천에서 애초 ‘여성 30% 공천 노력’을 약속했으나, 결과는 7%에 그쳤다.
인혁당 사건과 정수장학회 논란에서 타격을 입은 박 후보가 국면 전환을 위해 ‘여성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의구심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선 여성의 경제참여를 중시하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의 말에 박 후보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성우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 교수(여성학)는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시절, 박 후보는 새마음운동과 구국여성봉사단 등의 여성활동을 하면서도, 여성 개인의 자아실현, 여성인권, 사회적 평등보다 여성들을 국가발전에 동원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도 ‘일하는 여성’만 강조하는 것은 국가경제에 참여하는 여성상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김외현 기자 등록 : 2012.10.28 19:33 수정 : 2012.10.29 10:32 ==
[세상 읽기] 여성 유권자에게 응답하라! / 이나영
▲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한 술자리에서 지인은 이번 대통령 선거가 누구를 선택할지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하는 ‘꽃놀이패’ 같다고 했다. 지난 대선이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면 확실히 이번 선거는 최선을 고를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여성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꽃놀이패를 가늠하는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생물학적 성과 젠더 감수성 사이의 상관관계이다.
지금까지 가장 두드러진 세 후보를 간략히 살펴보자. A는 지금은 사라진 왕국의 비운의 공주님이며, B는 새로운 왕국 건설에 실패한 지난 왕국의 신하 출신이다. 생물학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A는 B, C와 확실한 변별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최근 A가 대통령 후보로 있는 정당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발언은 생물학적 성과 젠더 감수성 사이의 의심스러운 관계를 보여준 것 같다. 그는 스스로를 ‘재벌좌파’라 칭하더니 경제민주화를 강제로 하는 것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일자리를 스스로 창출하지 못하고 정부에 기대는 젊은이들의 수동성을 비난했다. 급기야 “고학력 여성이 ‘솥뚜껑 운전’만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신은 젖을 먹이면서도 주방에 앉아서 ‘웰빙 진생쿠키를 만들었다’고 강변한다.
가사노동을 폄하하고 있다는 단선적인 비판은 차치하고 ‘솥뚜껑 운전’이 국민 재생산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과 고학력 여성이 ‘솥뚜껑 운전’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을 그는 이해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쿠키를 만들려면 오븐이 필요하며, 시간도 돈도 없는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쿠키를 굽는 일’은 꿈에서나 실현될 수 있는 현실을 그는 알까?
사실 그간 많은 사람들은 한국 사회가 비교적 빠른 시일에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가시화했다고 생각하며 남녀는 이미 충분히 평등하다고 여긴다. 여성 10명 중 4명이 임노동 현장에 있으며, 각종 국가고시에서 약진하고 남학생의 대학진학률(77.6%)을 넘어선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이 그 증거로 채택되어 왔다. 이는 아마도 우리 어머니 세대가 솥뚜껑을 부여잡고 흘렸던 눈물의 세월을 딸자식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관련해 종종 망각되는 사실은 1인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이 더는 유지되기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계층적 하락을 경험하고 남성 가장의 임금으로는 생계가 어려운 가족이 많아짐에 따라 ‘솥뚜껑 운전’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수많은 여성들이 저임금 노동 현장으로 투입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남녀의 임금격차는 줄어들기는커녕 벌어지고 있으며 여성 고용률은 53%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09년 기준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의 63.5%로 2008년 65.2%에 비해 더 벌어졌으며, 남성 비정규직의 경우 최저임금 미달 비율은 20.6%인 데 비해 여성 노동자의 최저임금 미달 비율은 44.9%에 이른다. 세계 성별 격차 순위에서도 대한민국은 135개국 중 107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출산 및 양육을 일과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유리벽과 유리천장, 각종 성희롱과 폭력에의 노출은 아마도 통계치로는 잡아내기조차 힘든 감춰진 여성의 경험일 것이다.
자, 이제 여성 유권자들은 여성 후보와 여성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게 진정성 있는 답변을 바란다. 진정 본인들이 바라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며 무슨 일을 실제로 할 수 있으신지. 부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진부한 헛발질만은 하지 않기를 바라며. == 한겨레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등록 : 2012.10.16 19:21 수정 : 2012.10.16 21:00 ==
‘트러블메이커’ 김성주 “박근혜는 화이트골드미스”
▲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박근혜 대통령 되면 여성대통령·육아대통령 돼야” 강조
“30~40년 전 일로 물고 뜯고 싸우는 건 공평하지 않아”
“우리 후보도 사실 골드미스죠. ‘화이트’ 골드미스라고 해야 하나, 하하하.”
스스로 ‘트러블메이커’(말썽꾸러기)를 선언한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성주그룹 회장)이 24일 박근혜 대통령 후보을 묘사한 말이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를 갖춘 미혼 여성을 일컫는 ‘골드미스’라는 표현에, 박 후보의 나이(60살)를 감안해 백발을 연상케 하는 단어 ‘화이트’를 붙인 신조어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나 예의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박 후보에 대해, “골드미스 리더십의 박 후보에겐 여성에 대한 배려, 육아 문제, 고령자·은퇴자 등이 ‘여성 대통령’의 최대 과제”라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여성대통령, 육아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본인이나 박근혜 후보가 겪어온 인생이 결혼, 육아, 취업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오늘날 젊은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직장, 결혼, 육아를 포기하는 ‘3포’ 시대라고 하던데, 충분히 공감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국제결혼이나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과 출산 등 본인의 경험을 언급하며 공감을 호소했다.
박 후보의 삶에 대해선 “부모가 비명에 가시고, 가족 고난을 받는 상황에서 어느 남자가 용기있게 결혼을 신청하겠나”라며 “그러면서도 (박 후보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의 청렴과 투명을 강조하면서, “정치인들이 왜 감옥에 가느냐. 남편이 부인을 잘못 만나서 감옥에 가는 경우가 많잖냐”라고 말해, 부인의 부동산 투기나 수뢰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인사들을 꼬집기도 했다.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은 당 사무처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과거사 문제 때문에 우리가 너무 당하잖아요”라며 “여기서 깨끗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왜 우린 저격수가 없나”라고 말했다. 최근 인혁당 사건과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내놓은 발언이 야권의 공격 대상이 된 데 대해 맞대응을 촉구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도 “만약 과거사를 갖고 얘기하면 어느 야당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과연 전 정부는 100% 면죄부를 받을수 있는가”라며 “왜 우리는 한 사람만 갖고 30~40년 전 일어난 일 갖고 물고 뜯고 싸우면서, 왜 자신들은 잠잠한지, 그건 페어(공평·fair)하지 않다고 생각해요”라며 박 후보를 옹호했다.
김 위원장은 당직자 간담회에서 꽃다발을 받으며, 사진을 찍던 젊은 당직자에게 농담조로 “나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한겨레 김외현 기자
등록 : 2012.10.24 20:04 수정 : 2012.10.25 15:59 ==
[권태선 칼럼] 박근혜 시대가 두렵다
▲ 권태선 편집인
얼마 전 여성운동가들이 교본처럼 여기는 <델마와 루이스>의 지나 데이비스와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다. 델마 역에 이어, 드라마 <최고사령관>에서 갖은 노력 끝에 ‘남녀평등 헌법수정안’을 통과시키는 미국의 여성 대통령으로 분했던 데이비스는 실제로도 성평등 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나 데이비스 미디어연구소를 만들어 어린이용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성평등 문제를 연구할 정도다. 그렇다 보니 그날 모임에선 유력한 여성 후보가 나선 한국 대선도 당연히 화제에 올랐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의 지위가 개선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근혜와 여성 이야기가 나오면 2000년대 초반 한 후배의 ‘박근혜를 사유하자’는 글로 촉발됐던 논쟁이 떠오른다. ‘박근혜의 여성’에 주목한 그의 의견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같은 여성인지라 박 후보가 공감·배려·소통 등 여성 리더십의 장점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1일 정수장학회 회견은 그런 바람이 헛된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는 피해자 김지태씨를 부정축재자로 매도했고, 구금당한 상태에서 겁박당해 재산을 넘겨준 것을 ‘헌납’이었다고 강변하며 국가폭력을 사실상 용인했다. 피해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은커녕 일말의 배려도 없었다. 기자회견 내용은 당 공식기구는 물론이고 측근의원들과도 상의하지 않은 것이었음도 확인됐다. 국민과의 소통은커녕 당내 소통조차 못하는 불통 정치인임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생물학적 여성과 여성적 리더십이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시켜준 회견은 박 후보의 학습능력에 대한 의문도 불러일으켰다.
그는 김지태씨 유족의 장학회 반환 소송에 대해 법원이 (재산 ‘헌납’을)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다 해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걸로 안다”고 했다가 바로잡는 소동을 벌였다. 법원이 강압은 인정하면서도 시효 소멸을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는 내용은 이미 여러 번 보도됐는데도 엉뚱한 소리를 한 것을 많은 이들은 그의 불통과 무지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똑같은 일을 겪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판결이 있으니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가, 재심 결정이 법원의 최종판단이라는 사법체계의 기본도 모르는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고서야 재심 결정을 존중한다고 후퇴했다. 이렇게 자신과 관련해 오랫동안 문제가 돼왔던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조차 틀리는 이야기를 하는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단순히 그의 무지 탓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 17일 오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제주시 건설회관 2층에서 열린 제주도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가운데 박 후보가 발대식을 지켜보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는 이를, 박 후보가 “‘아버지의 대한민국’이란 미분화된 신화적 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고 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 역사 그 자체로 인식해온 그에게는 아버지가 정리하고 합리화했던 틀을 넘어 세상과 시대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합리적 시각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박정희 시대에 대한 새로운 평가나 판결이 나와도 그것은 스쳐 지나갈 뿐 그의 내면으로 스며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박 후보가 지난달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 사과는 진정성이 있는 걸까.
당시 박 후보는 자신이 그동안 구국의 결단 등으로 규정했던 5·16이나 유신에 대한 평가를 바꾼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아니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정치의 출발점이자 목표점이 아버지 박정희의 신원임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이제 그 최종 목표지점에 이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조아리긴 했지만, 그의 진심은 여전히 ‘구국의 결단’ 쪽에 가 있었을 터이니. 정수장학회 회견은 잠시 감춰뒀던 그의 진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주었다.
그 회견을 본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실망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러나 박정희 시대를 겪은 이들은 걱정을 넘어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국민총화를 부르짖으며 국가폭력을 휘둘렀던 박정희의 망령이 다시 배회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한겨레 권태선 편집인
등록 : 2012.10.24 19:31 수정 : 2012.10.24 21:00 ==
文측 "朴 참정권 폄훼..대통령 자격없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측은 31일 투표시장 연장 문제와 관련, "참정권의 가치를 폄훼하는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거세게 몰아쳤다.
진선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투표시장 연장에 대해 "1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는 데 그럴 가치가 있냐는 논란이 있다"는 박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아 "참정권 보장 요구를 가치없다고 짓밟은 것은 정치의 기본 책무조차 내팽겨친 무책임한 행위"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진 대변인은 `100억원 소요' 발언에 대해서도 "중앙선관위의 추계는 명백한 오류"라며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미 2시간 연장시 약23억원 가량이 들어간다고 밝혔으며,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중앙선관위가 의도적으로 과다 계상한 부분을 걷어내면 약 36억원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는 국민이 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는지를 대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새누리당도 조속히 관련 법안 통과에 동참하라"고 압박했다.==연합뉴스 입력 2012.10.31 11:38 송수경 기자 ==
박근혜 “투표시간 연장? 100억 든다는데 가치있나”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센터에서 열린 '100만 ICT인과 함께하는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30일 야권의 투표시간 연장 요구와 관련해 "100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그럴 가치가 있냐는 논란이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인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데가 한국밖에 없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휴일도 불필요하다는 뜻인가' 묻는 질문엔 "이미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공휴일이잖아요"라고 답했다.==민중의소리 최명규 기자 입력 2012-10-30 17:30:48 l 수정 2012-10-30 19:10:35 ==
박근혜, 여성 대변하는 대통령 될 수 있을까
[게릴라칼럼] 박 후보의 '여성 커밍아웃'이 불편한 이유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총대선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여성혁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한민국 여성혁명 시대를 선포합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고 쇄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큰 변화를 강조해도 이것보다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27일 일부 여성단체들이 주최한 '대한민국 여성혁명 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 쇄신"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지난 28일 박 후보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출범식에서 "집권한다면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여성들이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확실하게 힘이 될 것"이라며 "먼저 여성들을 정부 요직에 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육아 문제를 비롯해 현실적으로 여성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그런 여성정책들을 국가 정책의 핵심으로 둘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대선 유력후보 3인 중 유일한 여성후보이면서도 스스로 여성후보임을 의도적으로 내세우지 않은 박근혜 후보의 행보로 볼 때는 '여성 대통령'을 강조한 발언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는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영남권의 보수적인 표심을 고려하여 '여성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의 여성 커밍아웃에 대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간 애써 여성후보라는 점을 드러내지 않으며, 오히려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등 강한 리더십을 내세우던 박근혜 후보의 변화가 매우 생경하게 느껴진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꾼다면 여성 정책에 대한 남다른 비전을 제시해야 했음에도 선거 코 앞에 이르러 부르짖는 '나도 여성이오! 표를 주시오!'라는 외침은 너무나 공허하여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하다.
군복 입었던 박근혜의 변신?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지난 9월 25일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월운리 수리봉 21사단 유해발굴현장으로 이동하며 북한지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유모차 걷기대회'에 참석해서도 육아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박근혜 후보는 "아기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기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아이 키우기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면서 일하는 어머니를 지원하기 위해 시간제 보육 서비스 도입, 국공립 보육시설 30% 증설 등을 정책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가 지원하는 '일하는 어머니'의 범주가 사실상 매우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미쓰마마>는 미혼이라는 뜻의 Miss와 엄마라는 뜻의 Mama의 조합이 가져오는 부조화가 말해주듯이, 한국 사회에서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미혼모에 대한 이야기이다(영화 주인공 지영은 '미혼모'의 '미未'자는 미성숙한, 그러니까 결혼에 이르지 못한 상태를 말하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의해 결혼을 하지 않은 '비혼모'라는 말을 사용한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애를 낳았다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추문거리다. 여자 혼자 벌어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애까지 딸린 여자는 단박에 사회적 최하층으로 떨어지기 일쑤이다. 게다가 혼자 애를 낳아 기르겠다는 기특한 결심은 부모형제의 지지를 얻기보다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기 쉬우며, 당차게 집을 나와서 미혼모 지원시설에서 시작한 새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고단하다.
영화 <미쓰마마>는 아이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문에 대고 유학갈 학원비를 내느라 돈이 없다고 답하는 아이 아버지의 철없는 문자에 악다구니를 퍼붓고, 엄마가 거북이처럼 너무 천천히 일해서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는 아이의 투정에 성마른 짜증을 담아내고 있다.
미혼모이지만 아이에게는 아버지를 만나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은 아이 아버지의 무성의한 태도에 잘 차려입은 트렌치코트 위로 흐르는 눈물이 되고, 느닷없는 아이 아버지의 결혼 소식에 만감이 교차하는 소주 한 잔이 된다.
미혼모가 아이에게 묶여서 '엄마'로만 머무르는 사이에,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무런 족쇄도 없는, 소위 '잘 나가는 싱글'이 된다.
미혼모는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으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한 교회관계자의 말에 영화 주인공 형숙은 벌떡 일어나 이의를 제기한다. 결혼으로 이루어진 정상가족만이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사회적 편견의 높은 벽은 정상가족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많은 어머니들로 하여금 아이를 낳고도 포기하게 만들거나, 낙태 등을 통해 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지 않도록 한다.
미혼모 이야기를 다룬 잡지 <빅이슈코리아> 기사에 따르면 미혼모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입사하려 했던 대학생 엄마가 오히려 미혼모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지는 쓰라린 경험을 소개한다. 이는 과연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이 누구에게나 축복이며 기쁨이 될 수 있는지, 일하는 어머니는 누구여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질문한다.
▲ 미혼모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쓰마마>
야심차게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표방하는 박근혜 후보는 과연 미혼모의 문제에, 혹은 일하는 어머니의 문제에 어떤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표방한다면 적어도 본인이 '여성'이라는 점 이외에 양육이나 육아, 가족을 구성하는 권리에 대해서 보다 여성친화적이고 차별적인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왜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 받지 못할까 박근혜 후보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사람임을 역설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여성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못해 냉랭한 상태이다.
왜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가장 유력한 여성 후보임에도 여성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할까?
한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알파걸 현상이 크게 주목받았다. 남성과 동등한 능력 및 스펙을 갖추었거나 더 나아가 남성을 위협할 정도로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발휘하는 알파걸은 성차별시대를 마감하게 만드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들은 왜 알파걸이 알파맘, 혹은 알파우먼이 되지 못하는가를 분석하고 있다.
알파걸은 부모, 특히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과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면서 사회에 나온다.
그러나 시험점수나 봉사활동 등 수량화할 수 있는 비교적 공정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학교와 달리 사회는 학연, 지연을 비롯한 온갖 연줄과 줄서기 등 여러 가지 복합적 기준이 난무하는 정글이다.
알파걸은 대학의 문턱을 넘어서 취업하는 순간 더 이상 사회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유리천장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절감하게 된다.
특히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험난한 고개에서는 그동안 야근과 주말특근으로 버텨오던 대부분의 알파걸들은 쓰러지고 만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며 같은 대학원 동기였던 남편보다 좋은, 소위 글로벌한 S기업에 취직했던 후배도 결혼과 출산의 고개에서 쓴 잔을 마셨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봐줄 사람이 없어 한동안 지방 시댁에 아이를 맡겼으나, 결국 연봉이 거의 천만원이나 깎이는 것을 감수하면서 칼퇴근하는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겨야했다.
한국의 알파걸이 알파맘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한국경제연구원은 육아 및 자녀 교육에 있다고 분석하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7월 17일 발간한 '저출산 시대에 대비한 기업의 인력활용' 보고서에서 '고학력 엄마'일수록 자녀의 연령대가 올라가더라도 경제활동에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고학력 여성에겐 자녀 교육이 경제활동 결정에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미혼모에게나 알파맘에게나 모두 힘겨운 일이다.
박근혜 후보가 '여성대통령'으로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성의 경험과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 후보가 아이를 출산해서 키워보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의 경험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단순한 논박이 아니다. 사실 아이를 출산하지 않은 것은 문재인, 안철수 두 남성 후보 모두 마찬가지이며 박근혜 후보와 다를 바 없다.
안철수 후보가 밝힌 바 있듯이,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는 정치적 혁신은 단지 성별이 여성인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통령이 당선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은 남성 중심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소외되는 여성의 경험과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이는 더 나아가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을 제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여전히 사회적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책을 지지해왔으며,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혁신은 단지 한 두 명의 여성 고위직 관료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삶의 전반적인 질이 개선되는 것을 통해 완성된다.
박근혜 후보는 여전히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가신그룹의 보호를 받으며, 사회에 갓 나온 알파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알파걸을 벗어나 미혼모나 알파맘을 도울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는 아버지의 후광 뒤에서 '여왕'으로 군림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공주'에만 머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오마이뉴스 12.10.31 16:24 최종 업데이트 12.10.31 16:24 이은심 기자==
<인터넷한겨레,오마이뉴스,민중의소리에서 퍼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