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밴쿠버 월드컵 예산 폭등, 몬트리올은 왜 포기했나
FIFA의 과도한 독점권 요구와 천문학적 세금 투입 실태 분석
2026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캐나다 도시들의 예산 부담이 초기 예상보다 수배 이상 급증하며 납세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몬트리올이 개최권을 반납한 배경에는 FIFA의 무리한 시설 독점권 요구와 천문학적인 보안 비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FIFA의 무리한 시설 독점권 요구
FIFA는 월드컵 기간을 전후해 올림픽 스타디움에 대한 모든 권한을 요구했다. 특히 경기장 사용 제한 기간이 2024년 9월부터 2026년 7월까지 23개월 동안 이어진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제약을 수용할 경우 몬트리올의 상징인 F1 캐나다 그랑프리나 국제 재즈 페스티벌 같은 대규모 행사를 열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캐롤라인 프룰 관광부 전 장관은 FIFA의 요구가 지나치게 탐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프룰 전 장관은 도시의 소중한 축제들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리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FIFA는 천연 잔디 설치와 지붕 수리 외에도 귀빈용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 등 끊임없이 요구 사항을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FIFA 대변인은 이러한 계약 조건이 브랜드 보호와 수익원 확보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개최 도시들의 예산 폭등 실태
토론토와 밴쿠버의 상황이 알려지면서 몬트리올의 결정이 경제적 관점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토론토는 2018년 당시 3,000만 달러에서 4,5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던 예산이 현재 최소 3억 8,0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밴쿠버 역시 당초 2억 4,000만 달러로 추산됐던 예산이 최대 6억 2,400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조시 매틀로 토론토 시의원은 이번 계약을 시민들에게 백지수표를 건넨 것과 다를 바 없는 최악의 합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두 도시는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2억 2,000만 달러의 예산을 나눠 가지며 비용을 충당하고 있으나, 계속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FIFA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BMO 필드'의 명칭에서 상업적 이름을 빼고 '토론토 스타디움'으로 부르게 하는 등 엄격한 마케팅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천문학적 보안 비용과 세금 투입 논란
연방 정부가 부담할 보안 비용도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RCMP(연방경찰) 내부 기밀 문건에 따르면 보안 작전에만 수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 캐나다 납세자 연맹의 카슨 빈다 씨는 경기 시간 1분당 약 100만 달러의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라며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몬트리올의 개최권 반납은 대규모 재정 적자 우려 속에서 시민의 실익과 지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음이 명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