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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시모음
* 시성 두보와 시선 이백은 744년에 기적같이 만났다. 그해 이백은 퇴직하고 동부로 유랑 떠나는 길이였다. 한편 두보는 735년 과거에 낙방하고 낙양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다. 이때 이백은 44세 두보는 33세 청년으로 서로 만나자 마자 의기투합하여 2년간을 불후의 우정을 쌓고 평생을 서로 위로하고 존경하며 9수의 시를 남기였다.
두보는 이백의 호탕 표일한 낭만적 기질을 좋아하면서 그 영향을 받았으나 그 스스로의 유가적 본성을 버리지 않았다. 이백이 유배와 사면 등 비운으로 풀려나며 방랑하는 것을 듣고 그 문재를 찬양하고 억울함을 위로하였다. 이 시는 처음으로 이백을 읊은 시이다.
1
동일유회이백(冬日有懷李白) - 두보(杜甫)
겨울날 이백을 그리워하다
寂寞書齋裏(적막서재리) : 적막한 서재 안에서
終朝獨爾思(종조독이사) : 아침이 다 가도록 홀로 그대를 생각하네.
更尋嘉樹傳(갱심가수전) : 아름다운 나무에 대해 쓴 좌전(左傳)을 다시 살펴보고
不忘角弓詩(불망각궁시) : 각궁시(角弓詩)를 잊지 못한다오.
短褐風霜入(단갈풍상입) : 짧고 거친 베옷으로 바람과 서리 스며드는데
還丹日月遲(환단일월지) : 그대는 아직 환단(還丹)을 만들지 못했나 보네.
未因乘興去(미인승흥거) : 기분 내키는 대로 그대 있는 곳으로 떠나지 못하니
空有鹿門期(공유록문기) : 부질없이 녹문(鹿門)의 기약만 남아 있네.
* 嘉樹傳(가수전) : 아름다운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실려 있는 춘추좌전(春秋左傳). 춘추시대 진(晉)의 한선자(韓宣子)가 노(魯) 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소공(昭公)이 베푼 잔치에서 형제국은 서로 친애해야 한다는 뜻으로 <각궁> 시를 읊었고, 연회가 끝나자 계무자(季武子)의 집에서 주연을 베풀었는데 계씨의 집에 아름다운 나무(嘉樹)가 있어 이를 읊으니, 계무자는 각궁 시와 가수를 칭송한 글을 잊지 말아 달라고 하였다.<春秋左傳·昭公二年>
* 角弓詩(각궁시) : 시경(詩經) 소아(小雅) 어조지십(魚藻之什)에 실려 있는 <각궁(角弓)> 시로 “형제와 인척은 서로 멀리하지 말라(兄弟昏姻, 無胥遠矣.)”는 구절이 있다. 두보가 이백에게 형제와 같이 생각하여 서로 잊지 말자는 뜻.
* 短褐(단갈) : 짧고 거친 베옷. 裋褐(수갈)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으며 수갈은 헤진 좁고 짧은 옷을 말한다.
* 還丹日月遲(환단일월지) : 환단을 이루는데 세월이 더디 가고 있다. 還丹(환단)은 《廣宏明集(광굉명집)》에, “丹砂(단사)를 태워 수은(水銀)을 만들고, 수은을 되돌려 丹砂(단사)를 만들기 때문에 還丹(환단)이라고 한다.[燒丹成水銀 還水銀成丹 故曰還丹]”라고 하였다. 본초강목에는 단사를 오래 먹은 자는 신명을 통하고 늙지 않으며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고 하였다. 이백이 도교에 심취하여 도교에 입문하였으나 시간만 보내고 있음을 말한다. 두보의 시 <贈李白(증이백)>에도 기술하였다.
* 乘興(승흥) : 흥이 나다. 기분이 내키다.
* 鹿門期(녹문기) : 녹문산에 은거 하자는 기약. 동한(東漢)의 방덕공(龐德公)이 현산(峴山)의 남쪽에 지내면서 성안에 들어가지 않고 형주자사(荊州刺史) 유표(劉表)의 추천 역시 여러 차례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녹문산(鹿門山)에서 은거하며 삶을 마쳤다. <後漢書(후한서) 逸民列傳(일민열전) 龐公傳(방공전)〉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천보(天寶) 4년(745)에 두보가 34세 때 지은 시로, 천보(天寶) 3년(744) 두보(杜甫)는 처음 이백(李白)을 알게 되어 이백과 함께 제주(斉州:지금의 산동성 일대)를 유람하고 있다가 이백은 제주(斉州)에서 도사(道士) 고여귀(高如貴)에게 입문하였고 두보는 제주사마(斉州司馬)로 부임하였다. 겨울날 홀로 앉아 이백을 생각하며 이백을 따라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가지 못하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경과 춘추좌전의 각궁 시와 가수(嘉樹)를 인용하여 읊은 시이다
2
몽이백이수(夢李白二首) - 두보(杜甫)
꿈속에 이백을 보다
其一
死別已吞聲(사별이탄성) : 사별 후의 이별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나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이별 뒤는 항상 슬프기만 하구나
江南瘴癘地(강남장려지) : 강남은 열병이 많은 땅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 귀양 간 그대는 소식 없어라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 옛 친구 꿈속에 나타나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 나를 반기니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서라
君今在羅網(군금재라망) : 그대는 지금 비단 이불 속에 있어야 하거늘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 무슨 일로 날개가 달려있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 평상시 그대 모습 아니거니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 길이 멀어 확인 할 수 없어라
魂來楓林青(혼래풍림청) : 혼백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 푸르렀는데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 혼백이 돌아가니 변방의 관문이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 지는 달빛 집 마루에 가득하여
猶疑照顏色(유의조안색) : 여전히 그대 얼굴색을 비추고 있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 물은 깊고 물결이 드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게나.
其二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 뜬 구름 종일토록 하늘을 떠다녀도
遊子久不至(유자구불지) : 떠난 친구는 오래도록 오지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 한밤에 자주 그대를 꿈속에서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우정의 친함으로 그의 마음을 보노라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 돌아간다 말할 때 항상 풀 죽어 보이고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 돌아오기 어렵다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 강호에 풍파 잦고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 배 젓는 노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 문 나서며 흰머리 긁는 것이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생의 뜻을 저버린 듯 하구네.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 높은 벼슬아치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 이 사람 내 친구는 홀로 얼굴 수척하다.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 누가 말했나, 하늘의 그물이 한없이 넓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 늙어서 몸이 도리어 법망에 걸려들었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 천추만년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寂寞身後事(적막신후사) :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
3
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 - 두보(杜甫)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
涼風起天末(량풍기천말) :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魑魅喜人過(리매희인과) :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4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 - 두보(杜甫)
봄날 이백을 생각하다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 이백의 시는 적수가 없어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 표연하여 그 생각 특출하다.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 참신성은 유개부와 같고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 기상이 뛰어남은 참군 포조와 같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 위수 북쪽은 봄 하늘의 나무가 무성하고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 강동은 저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 언제나 한 동이 술로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 다시 그대와 글을 논할까
5
증이백이수(贈李白二首) - 두보(杜甫)
이백에게
其一
二年客東都(이년객동도) : 낙양의 길손 된지 2년 남짓 지나고
所歷厭機巧(소력염기교) : 관직 생활 중에 겪은바 간교함에 염증 느껴
野人對腥羶(야인대성전) : 순박한 야인이 비린내만 맡았고
蔬食常不飽(소식상부포) : 소찬도 배불리 채우지 못했소.
豈無靑精飯(기무청정반) : 어찌 없으랴. 도사의 청정 밥이
使我顔色好(사아안색호) : 나의 안색을 좋게 금 해주련만
苦乏大藥資(고핍대약자) : 귀한 약재 살 돈도 없으며
山林跡如掃(산림적여소) : 산속을 내왕할 길도 없도다.
李候金閨彦(이후금규언) : 이백은 대궐 금마문 출입한 선비였으나
脫身事遊討(탈신사유토) : 벼슬 길 버리고 은퇴 하고자
亦有梁宋遊(역유양송유) : 나와 더불어 양과 송의 땅을 떠돌며
方期拾搖草(방기습요초) : 장차 신선 약초 찾고자 하였지요.
* 東部 : 낙양. 서부는 장안 * 厭機巧 : 간교함에 염증느낌 * 野人 : 벼슬 안한 사람 * 腥羶 : 비린내 나는 반찬
* 蔬食 : 채식 *靑精飯 : 도사가 먹는 밥 * 苦乏 : 전혀 없다 * 大藥資 : 귀한 약 살돈 * 跡掃 : 발자국을 쓸듯
* 金閨彦 : 왕을 보필하며 금마문을 드나드는 학덕 높은 선비 * 脫身 : 남에게 허리를 굽히지 않는 성품으로 양귀비에 쫓겨남
* 事幽討 : 은퇴생활을 함 * 梁宋遊 : 양·송 땅을 돌다 * 方期 : 바야흐로 * 搖草 : 신선의 약초
其二
秋來相顧尙飄蓬(추내상고상표봉) : 가을이 되어 서로 돌아보니 흔들리는 들 쑥 같아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신선 약초 단사조차 못 얻어 갈홍에게 부끄럽네.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쾌히 마시고 미친 듯 노래하며 헛되이 보내니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멋대로 날뛰었음은 누구를 위한 허세였던가?
* 秋來相顧 : 가을부터 서로 돌아본다. * 尙飄蓬 :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는 들 쑥 * 未就 : 아직도 얻지 못함
* 丹砂 : 신선이 된다는 선약. 이백은 도가의 求仙學道에 힘썼다
* 葛洪 : 동진 稚川人으로 선약의 원료로 빚는 연금술에 능했고, 그 원료인 단사가 구부현(베트남)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의 靈이 되고자 했다.
* 痛飮狂歌 : =통쾌히 마시고 미친 듯 노래함 * 空度日 : 허송세월 * 飛揚 : 새가 날아오르다
* 跋扈 : 대롱으로 된 어구를 뛰어 넘다(비양발호는 이백의 豪蕩放逸한 품을 묘사한 것)
* 爲誰雄 : 누구를 위하여 씩씩하게 날뛰었는가.
이백의 기질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그를 알고 교유한 기록으로 당시 서로 좋아하면서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한스러워하는 시이다. 뜻은 큰데 이루지 못함을 저항도 하여보고 앞의 두 구절은 이백을 읊고 뒤의 두 구절은 두보 자신을 읊은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 시 전체를 함께 어울렸던 두보와 이백의 공동의 것으로 풀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6
만성이수(漫成二首)/만성(漫成) -별 생각 없이 짓다
其一
野日荒荒白(야일황황백) : 들녘의 해는 흐릿하고
春流泯泯清(춘류민민청) : 흐르는 봄물은 맑디맑네.
渚蒲隨地有(저포수지유) : 물가의 부들은 땅을 좇아 이어지니
村徑逐門成(촌경축문성) : 마을 가는 길로 문을 만들었네.
只作披衣慣(지작피의관) : 시 짓느라 옷을 갖추어 입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常從漉酒生(상종록주생) : 항상 술을 거르는 곳을 쫓아가 산다.
眼前無俗物(안전무속물) : 눈앞에 아무런 속물도 없는데
多病也身輕(다병야신경) : 병이 많으니 몸도 야위어간다.
* 荒荒(황황) : 멀어서 희미하다. 흐릿하고 뿌연 모양. * 泯泯(민민) : 물이 맑은 모양. 넓고 큰 모양.
* 渚蒲(저포) : 물가 습지에 자라는 부들. * 村徑(촌경) : 시골의 좁은 길.
* 漉酒(녹주) : 술을 거름. 도연명이 술을 좋아해 술을 거를 때는 갈건을 사용하였다는 말을 인용함.
* 漉酒用葛巾(녹주용갈건) 술 거를 때에는 갈건(葛巾) 사용하였다오. 왕홍(王弘)이 고을의 장수로 하여금 가서 문안하게 하였더니, 도잠(陶潛)은 술이 익자 마침내 머리에 썼던 갈건(葛巾)으로 술을 거르고 다시 갈건을 머리에 썼다.
戱贈鄭溧陽(희증정율양) - 李白(이백)
* 眼前(안전) : 眼邊으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其二
江皋已仲春(강고이중춘) : 강 언덕에는 이미 봄이 한창이고
花下複清晨(화하복청신) : 꽃 아래에는 새로움을 거듭하네.
仰面貪看鳥(앙면탐간조) : 얼굴을 들어 새 보는 것 탐하다
回頭錯應人(회두착응인) : 머리 돌려 사람에게 응답하지 못하였네.
讀書難字過(독서난자과) : 글을 읽음에 어려운 글자는 지나치고
對酒滿壺頻(대주만호빈) : 술을 마주하면 술병 채워놓기를 자주 한다.
近識峨眉老(근식아미로) : 근래에 아미산(峨眉山)의 노인을 알게 되니
知予懶是真(지여나시진) : 나의 게으름이 정말임을 알았다네.
* 江皋(강고) : 강 언덕.
* 仲春(중춘) : 음력 2월. 봄은 삼춘(三春)으로 불리우며 조춘(早春:1월), 중춘(仲春:2월), 만춘(晩春:3월)로 나눈다.
* 峨眉老(아미로) : 아미산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노인. 아미산은 사천성(四川省) 아미현(峨眉縣)에 있는 높은 산이며 도교와 불교의 성지로 은자(隱者)들이 많은 곳이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상원(上元) 2년(761) 봄 두보의 나이 50세 때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渓)의 초당(草堂)에서 지은 시이다.
초당에서의 생활하는 모습을 독백하듯이 읊은 시이며, 1수에서는 봄날의 정경과 자신의 건강이 나빠짐을 읊었으며, 2수에서 마을로 나가 봄 구경을 하고 술을 탐하며 은둔생활을 하는 모습을 읊었다. 동일 제목인 만성1절(漫成一絕=만성1수)은 766년에 지었다.
7
모춘(暮春) - 늦은 봄
臥病擁塞在峽中(와병옹색재협중) : 병으로 누워 옹색하게 협곡 안에 있나니
瀟湘洞庭虛暎空(소상동정허영공) : 소상강과 동정호는 무심히 하늘을 담고 있으리라.
楚天不斷四時雨(초천부단사시우) : 초 땅 하늘은 끊임없이 사철 비가 내리고
巫峽常吹千里風(무협상취천리풍) : 무협에는 하루라도 바람이 그칠 날 없네.
沙上草閣柳新闇(사상초각류신암) : 모래톱 위 초각(草閣)에는 버들 신록 짙어져 가고
城邊野池蓮欲紅(성변야지련욕홍) : 성 주변 연못에는 연꽃이 붉어지려 하네.
暮春鴛鷺立洲渚(모춘원로립주저) : 늦은 봄 원앙과 백로는 물가에 서 있다가
挾子翻飛還一叢(협자번비환일총) : 새끼 끼고 날아서 수풀로 돌아가네.
* 峽中(협중) : 삼협(三峡)의 협곡(峡谷) 사이.
* 瀟湘(소상) : 호남성(湖南省) 지역에 있는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이며 영릉현(零陵縣) 서쪽에서 두 강이 합쳐져 동정호(洞庭湖)로 흘러 들어간다. 세칭(世稱) ‘瀟湘(소상)’이라 한다.
* 洞庭湖(동정호) : 호남성(湖南省)에 위치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 무협(巫峽) : 장강(長江) 삼협(三峽)의 하나로 사천성(四川省) 무산현(巫山縣) 동쪽에 있다.
* 鴛鷺(원로) : 원앙과 백로(해오라기).
* 洲渚(주저) : 물가. 파도가 밀려 닿는 곳.
이 시는 당(唐) 대력(大暦) 2년 (767) 봄 두보의 56세 때 지은 시로 당시 산협을 내려가 형주, 동정호 방면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비 오는 날이 많고 몸에 병이나 북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늦봄의 정취를 읊은 시이다.
숙종의 미움을 사 파직당한 두보는 중앙 정부에서 벼슬하리라는 희망을 끝내 놓을 수 없었기에 768년에 협곡을 빠져 나가 강릉(江陵)을 거쳐 악양(岳陽)에 이르렀다. 이후 그의 생활은 주로 선상에서 이루어졌고 건강이 악화되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가운데, 악양과 담주(潭州)사이를 전전하다 뱃길에서 770년 일생을 마쳤다.
8
희우(喜雨)/남국한무우(南國旱無雨) - 두보(杜甫)
반가운 비(남녘나라에 가뭄 들어 비가 오지 않더니)
南國旱無雨(남국한무우) : 남쪽 땅이 가물어 비가 오지 않더니
今朝江出雲(금조강출운) : 오늘 아침 강에서 구름이 이는구나.
入空纔漠漠(입공재막막) : 하늘로 올라가 비로소 짙어지기 시작하더니
灑迥已紛紛(쇄형이분분) : 멀리서 비 뿌리며 어지러이 흩날린다.
巢燕高飛盡(소연고비진) : 둥지의 제비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林花潤色分(임화윤색분) : 숲 속 꽃 색깔이 더욱 선명해지네.
晚來聲不絕(만래성부절) : 저물녘에도 빗소리 끊이지 않으니
應得夜深聞(응득야심문) : 밤 깊어도 빗소리 들리겠구나.
* 南國(남국) : 형초(荊楚). 파촉 땅을 가리킨다.
* 漠漠(막막) : 얕게 퍼짐. 안개나 연기에 의하여 끝이 안 보이는 경치.
* 灑逈(쇄형) : 멀리서 비를 뿌리다. 灑는 뿔릴 ‘쇄’. 逈은 멀 ‘형’.
영태원년(永泰元年: 765년) 두보의 54세 때 완화 초당으로 돌아와 지은 시로 보이며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를 기뻐하며 밤에도 빗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은근한 반가움을 표현한 시이다.
동일제목의 시(喜雨: 春旱天地昏(춘한천지혼))가 존재한다.
또한 春夜喜雨(춘야희우)는 두보의 명시(名詩)로 전해진다.
9
희우(喜雨)/춘한천지혼(春旱天地昏) - 두보(杜甫)
반가운 비(봄 가뭄에 천지가 암울하고)
春旱天地昏(춘한천지혼) : 봄 가뭄으로 온 세상이 암울하나니
日色赤如血(일색적여혈) : 벌겋고 따가운 햇살이 땅을 핥고 지나가네.
農事都已休(농사도이휴) : 모든 논밭 농사는 벌써 끝장이 났고
兵戈況騷屑(병과황소설) : 거기에다 전란으로 세상이 뒤숭숭 함에랴
巴人困軍須(파인곤군수) : 파(巴)땅 사람들이 군비 조달로 곤욕을 치러
慟哭厚土熱(통곡후토열) : 숨 막히는 더운 대지 위에서 통곡을 하네.
滄江夜來雨(창강야래우) : 강에 밤이 들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真宰罪一雪(진재죄일설) : 상천(上天)의 죄는 이 한 번의 비로 씻어졌네.
穀根小蘇息(곡근소소식) : 곡식의 뿌리는 조금 소생이 되었건만
沴氣終不滅(려기종불멸) : 세상의 악한 기운은 끝내 그치지 않았네.
何由見寧歲(하유견녕세) : 어떻게 하여야 편안한 세상을 보게 되어
解我憂思結(해아우사결) : 내 가슴에 맺힌 근심을 풀어낼 수 있을까?
崢嶸群山雲(쟁영군산운) : 가파르게 치솟아 있는 뭇 산 위의 구름은
交會未斷絕(교회미단절) : 서로 합쳐 있고 아직 흩어지지 않았네.
安得鞭雷公(안득편뢰공) : 어떻게 해야 뇌공을 채찍질 할 수 있어서
滂沱洗吳越(방타세오월) : 퍼붓는 비로 오월(吳越)땅을 씻어낼 수 있을까?
〈時聞浙右多盜〉
10
춘야희우(春夜喜雨) - 봄밤 반가운 비
* 5언율시 기승전결 대표작
기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 봄이면 초목이 싹트고 자라네.
승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 봄비는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 가늘게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시네.
전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 들길과 하늘의 구름 모두 어두운데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 강가의 배에 불빛만 번쩍번쩍
결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 이른 아침 붉게 젖은 땅을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 금관성엔 꽃 활짝 피었으리.
「봄밤에 내린 기쁜 비」, 즉 「춘야희우」는 761년 두보가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이다. 당시 성도는 겨우내 가뭄이 들어 사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때에 만물을 흠뻑 적셔주고 만물을 소생시킬 봄비가 밤새 내리는 것을 보고 기쁜 마음에 이 시를 지은 것이다. 두보는 봄비가 적시에 내려주기 때문에 반갑다고 했다. 봄비는 바람결에 남 몰래 소리도 없이 찾아들어 가뭄에 메마른 자연을 촉촉이 적셔준다.
두보가 봄비를 감상하는 시점은 비구름에 달도 뜨지 않은 세상이 온통 어두운 밤이다. 강 위 배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만이 멀리서 반짝인다. 봄비 내리는 밤에 두보는 생각한다. 내일 새벽 세상은 곳곳이 붉게 젖어 있으리라. 봄이 되어 멍울져 있던 꽃들은 밤새 내린 비로 촉촉이 젖어 생기를 머금고 겹겹이 피어나 꽃 바다를 만들어 금관성(錦官城)을 붉게 적셔놓으리라 생각하며 두보는 잠이 든다.
두보가 성도 초당에 거주하던 시기에 지은 것으로 봄비 내리는 밤에 비가 내리는 기쁨에 못 이겨 시를 지은 것이다. 이 시는 일반적인 오언율시의 형식에 따라 기승전결로 시상(詩想)이 전개된다.
기(起) 2구에서는 봄비가 때마침 내려 가뭄이 해갈되어 너무 좋다는 안도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승(承) 2구에서는 소리도 없이 가만가만 봄비가 온 세상을 촉촉이 적셔주고 있음을 묘사했다.
세상 만물에 아무런 차등 없이 골고루 내려지는 소리 없는 봄비의 은택(恩澤)을 그리고 있다.
전(轉) 2구에서는 현재 온 세상이 어두운데 강 위 불빛만이 깜빡거리고 있음을 말함으로써 자신이 시를 적고 있는 시점이 아직 한밤중임을 묘사 했다.
결(結) 2구에서는 밤새 내린 비로 금관성(錦官城)은 온통 젖은 붉은 꽃잎으로 뒤 덥혀 있으리라 예견한다.
여기서 금관성이란 지방(地方) 특산물(特産物)인 비단을 관리하는 벼슬을 둔 데서 유래된 말로 사천성(四川省)의 성도(成都)를 지칭한다. 줄여서 금성(錦城)이라고도 불린다.
11
월원(月圓) - 둥근 달
孤月當樓滿(고월당루만) : 외로운 달이 누각 위에 가득하고
寒江動夜扉(한강동야비) : 차가운 강물 빛이 밤 사립문에 어리네.
委波金不定(위파금부정) : 금빛 달빛은 파도에 실려 반짝이고
照席綺逾依(조석기유의) : 비단 방석은 달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네.
未缺空山靜(미결공산정) : 달이 둥그니 적막한 산은 고요하고
高懸列宿稀(고현렬수희) : 달이 높이 걸려 환하니 별빛들도 희미하네.
故園松桂發(고원송계발) : 고향에는 소나무와 계수나무 무성하리니
萬里共清輝(만리공청휘) : 만 리 먼 곳도 함께 맑게 비추겠네.
* 未缺(미결) : (달이) 아직 이지러지지 않음. 달이 둥그렇다.
* 列宿(열수) : 열성(列星).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
* 故園(고원) : 고향.
* 松桂發(송계발) : 소나무와 계수나무가 무성하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 및 두소릉집(杜少陵集)에 실려 있는 시로 서각(西閣)에서 둥근 달을 보고 읊은 시이다. 대력(大曆) 원년(元年:766) 겨울 두보는 기주(夔州)에 머물면서 서각(西閣)에 우거하고 있었는데, 당시 이곳은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었다.
서각의 높은 누각 위에 둥근 달이 떠올라 가을밤의 한기 중에 장강에 비친 달빛을 보며 고향인 장안 쪽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읊은 시이다.
12
일모(日暮)1 -날이 저무네.
*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 (767年) 두보 56세 때 지은 시이다. 두보가 만년에 기주(夔州) 양서(瀼西)에 머물 때 양서의 날이 저물 때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고향 생각과 자신의 늙어감을 읊은 시이다.
牛羊下來久(우양하래구) : 소와 양이 내려 온지 한참 되었고
各已閉紫門(각이폐시문) : 집집마다 이미 사립문을 닫았네.
風月自淸夜(풍월자청야) : 바람과 달은 그대로 맑은 밤인데
江山非故園(강산비고원) : 강산은 고향풍경이 아니구나.
石泉流暗壁(석천류암벽) : 바위샘은 석벽(石壁)으로 흐르고
草露滴秋根(초로적추근) : 풀잎에 맺힌 이슬 가을 풀뿌리에 떨어지네.
頭白燈明裏(두백등명리) : 밝은 등불 아래 흰머리 드러나는데
何須花燼繁(하수화신번) : 심지에 맺히어 터지는 불꽃 무슨 소용 있는가.
* 牛羊下來久(우양하래구) : <시경(詩經) 왕풍(王風)> 군자우역(君子于役) 詩에 부역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을 읊은 시에 “날이 저무니 양과 소도 내려왔구나.”하는 구절에 인용하였다.
君子于役(군자우역), 不知其期(부지기기), 曷至哉(갈지재)。雞棲于塒(계서우시), 日之夕矣(일지석의), * 羊牛下來(양우하래)。임은 부역 나가고 돌아올 기약 없으니 언제나 돌아오실까. 닭은 홰에 오르고 날이 저무니 양과 소도 내려왔구나.” <시경(詩經) 왕풍(王風)> 군자우역(君子于役) 중에서>
* 故园(고원): 고향(故鄕). * 秋根(추근): 가을의 풀뿌리.
* 花燼繁(화신번) : 등불 심지에 맺히어 터지는 불꽃. 花燼(화신)은 등화(燈花 : 심지 끝에 맺힌 불꽃)를 말한다. ‘심지에 불꽃이 맺히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옛말을 인용하였다.(世俗有喜事則燈結花)”
일모(日暮)2 -날이 저무는데
日暮風亦起(일모풍역기) : 해 저무는데 바람마저 일어
城頭烏尾訛(성두오미와) : 성 머리에 까마귀 꼬리가 쫑긋쫑긋
黃雲高未動(황운고미동) : 누런 구름 높아 움직이지 않는데
白水已揚波(백수이양파) : 흰 물이 이미 물결이 이는구나.
姜婦語還笑(강부어환소) : 굳센 아낙들, 말소리 도리어 우습고
胡兒行且歌(호아항차가) : 오랑캐들 걷다가 또 노래를 부른다.
將軍別換馬(장군별환마) : 장군이 따로 말을 바꿔 타고
夜出擁雕戈(야출옹조과) : 밤에 나가 독수리를 잡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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