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금지’ 2주 연장… 상견례땐 8명 허용
현행 거리두기 단계 유지하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28일까지 계속 실시된다. 그 대신 결혼을 위한 상견례와 6세 미만 아이를 동반한 모임에는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 같은 내용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12일 발표했다. 거리 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는 유지된다. ‘5인 금지’ ‘실내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도 계속된다. 다만 일부 예외가 허용된다. 결혼을 앞두고 열리는 양가 상견례, 영유아(6세 미만)를 데리고 만나는 모임에는 8인까지 참석할 수 있다. 다만 영유아를 동반한 모임이어도 성인은 4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반면 직계가족 모임 기준은 강화됐다. 이전까지 인원 제한이 없었지만 15일부터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가족 간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다.
새로운 조정안은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인원 제한 없던 직계가족 모임, 15일부터 8명까지만 가능
현행 거리두기 유지… 일부 예외 인정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주요 방역조치 연장을 12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선 방역 수위를 낮추는 게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 안팎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4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일부 예외를 허용했다.
○ 상견례, 영유아 동반 8명 가능
가장 큰 변화는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를 하는 경우와 영유아(6세 미만)를 동반해 만날 경우 8명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영유아 동반 모임을 할 때 영유아를 제외한 인원은 4인까지만 모일 수 있다. 예컨대 영유아가 5명이고 성인이 3명이라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유아 3명과 성인 5명이 함께 모이는 건 안 된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사실상 영업이 제한됐던 돌잔치 전문점도 앞으로 운영이 가능해진다. 다만 결혼식장과 마찬가지로 거리 두기 단계별 인원과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수도권의 경우 100명 미만, 비수도권의 경우 면적 4m²당 1명이 참석할 수 있다.
정부는 수도권 유흥시설의 경우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비수도권은 이를 해제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의 유흥시설 5종(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과 홀덤펍은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 시간 제한 없이 운영할 수 있다.
일부 방역조치는 강화됐다. 그동안 직계가족은 인원 제한 없이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가족 간 감염이 끊이지 않고 20인 이상의 대규모 가족 모임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는 직계가족 모임이라도 8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만약 직계가족이 돌잔치를 하기 위해 돌잔치 전문점이 아닌 일반식당에서 모이려고 한다면 8명까지만 가능하다. 수도권 목욕시설도 시간제한이 추가돼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특성상 세신사와의 대화가 금지되고 탈의실 옷장은 한 칸씩 띄어 사용해야 한다. 단, 기존에 이용이 금지됐던 목욕탕 내 사우나와 찜질시설은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수도권 내 백화점, 대형마트, 학원,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일제 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감염위험도가 높은 시설의 종사자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 ‘사우나 집단 감염’ 확진자 100명 육박
전국적으로 다중이용시설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으면서 4차 유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경남 진주시의 한 사우나 관련 확진자가 100명 가까이 늘었다. 경남도보건당국과 진주시는 추가 확진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2일 브리핑을 통해 “사우나발 확진자가 현재 92명에 이른다”며 “사우나 방문자와 접촉자 등이 많아 n차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검사를 진행 중인 사람은 100여 명이어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경남도 조사 결과 이 사우나 단골로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은 이달 초부터 발열 등 증세가 있었다. 하지만 한 차례 내과병원을 찾았을 뿐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고 이후에도 매일 사우나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봉구의 한 아동시설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이 시설 관계자의 가족이 9일 처음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11일까지 시설 직원, 이용자 등 총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동과 지도교사가 시설 안에 1시간 이상 머무르면서 함께 간식을 먹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성동구의 한 교회에서도 1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예배 후에 일부 교인이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여러 번 소모임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의 노력만큼 중요한 것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며 “목욕탕 등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장소는 가급적 방문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영 / 진주=강정훈 / 박창규 기자
유럽 일부, AZ접종 일시중단… 한국은 아직 ‘혈전 부작용’ 없어
접종 후 혈액응고 사망자 발생하자… 덴마크-伊-노르웨이 등 접종 중단
WHO는 “사용 중단할 이유 없어”
중대본 “특정시설 생산분 문제된 것… 한국 접종 백신은 모두 국내 생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혈전이 생기는 이상반응이 나타나면서 유럽 일부 국가가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백신과 혈전 발생 사이에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11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은 최근 혈전 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난 백신과 같은 공정을 거친 특정 일련번호 또는 전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했다. 스페인 공중보건위원회도 55∼65세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일정을 일시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심각한 혈액응고 현상이 발생해 사망자가 나온 덴마크, 오스트리아의 중단 절차를 따른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 외에도 아이슬란드, 에스토니아 등이 비슷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혈전 발생이 백신 접종으로 일어났다는 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MA에 따르면 유럽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300만 명이 넘는데, 혈전 발생 사례는 22건이다. 혈전 관련 사례를 추가로 조사하는 동안에도 접종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EMA의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12일(현지 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아직 국내에서 혈전 생성에 대한 신고는 없다”며 “예방접종심의위원회 등 전문가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유럽에서 문제가 된 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전체가 아니라 현지 특정 제조시설 및 과정을 거친 제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모두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것이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12일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서 “상반기까지 1200만 명의 국민에게 1차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등교수업 확대를 감안해 특수학교 교사와 보건교사에 대한 접종이 2분기(4∼6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 파리=김윤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