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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실 우리말 스크랩 지혜가 반짝이는 속담 8 - 민족 대명절 `추석`과 관련된 속담 이야기
흐르는 물 추천 0 조회 123 15.09.02 09:49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9월,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밤 민족대명절 ‘추석’과 관련된 속담 이야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사진1‘한가위’는 ‘가배’, ‘가위’, ‘가윗날’과 함께 추석을 일컫는 말입니다. 가위는 ‘종이 따위를 자르는 가위’가 아니라 ‘8월의 한가운데 또는 가을의 가운데’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와 ‘크다’라는 뜻의 ‘한’이 합쳐져 ‘한가위’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한가위’는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큰 명절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추석이 되면 예에 따라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요리도 하고, 온갖 과일도 풍성하게 차립니다. 오곡백과가 익는 계절인 만큼 일 년 중 먹을 것이 가장 풍성한 때인데요, 이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밤낮 가리지 않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은 추석 때 음식을 많이 차려 놓고 밤낮 즐겁게 놀듯이 한평생을 이와 같이 지내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매일 추석처럼 가족과 친척이 함께 모여 각종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다면 정말 바랄 것 없이 행복할 것 같네요!

 

 
 
 

푼주의 송편이 주발 뚜껑 송편 맛보다 못하다

 

사진2‘푼주’는 아가리는 넓고 밑이 좁은 너부죽한 사기그릇을 뜻하고 ‘주발’은 놋쇠로 만든 밥그릇을 뜻합니다. 놋그릇인 주발보다 사기그릇인 푼주가 더 고급이고 비싼 그릇인데요. 이 속담의 뜻은 ‘정성과 사랑이 담기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그릇에 차려진 음식이라도 맛이 없다‘로 음식에는 만든 사람의 정성과 따뜻한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떤 연유로 이러한 속담이 생겨났을까요?’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먹을 것이 변변치 못한 선비 내외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부부가 송편을 만들었는데, 마땅히 담을 그릇이 없어 주발 뚜껑에 담아 놓고 입으로 송편을 주고받으며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우연히 보게 된 숙종은 이를 몹시 부러워하며 왕후에게 송편이 먹고 싶다고 하였는데요, 얼마 후 커다란 푼주에 맛깔스러운 송편이 산같이 쌓인 수라상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숙종은 선비 내외의 다정한 모습이 떠올라 울화가 치밀어, 송편상을 뒤엎어 버렸다고 합니다. 숙종이 간절히 원했던 것은 맛있는 송편이 아니라, 왕후의 진실한 마음이었던 모양입니다.

 

 
 
 

작년 팔월에 먹었던 오례송편이 나온다

 

사진3속담에서 ‘팔월’은 음력 팔월을 뜻하는 것으로 ‘추석’을 의미하고, ‘오례’는 ‘올벼의 쌀’과도 같은 말인데 제철보다 일찍 여문 벼의 쌀을 가리킵니다. 올벼의 쌀로 만든 송편인 ‘오례송편’은 추석 때 햅쌀과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을 뜻하는데요, 무슨 연유로 지난해 맛있게 먹었던 오례송편이 게워져 나오는 걸까요?
 
이 속담은 다른 사람의 아니꼬운 행동에 속이 뒤집힐 것처럼 비위가 상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얼마나 그 행동이 못마땅하고 눈에 거슬려 불쾌했으면 이미 소화가 다 되어 피가 되고 살이 되었을 송편이 다시 목구멍으로 나온다고 표현했을까요? 흔히 관용구로 사용하는 ‘눈이 시다’, ‘콧등이 시다’, ‘비위가 사납다’라는 말보다 더욱 생생하게 그 거북한 심경이 전해지는 속담이 아닌가 합니다. 같은 뜻의 속담으로 ‘작년 추석에 먹었던 오례(오려)송편이 나온다’, ‘재작년에 먹었던 오려 송편이 나온다’가 있습니다.

 

 
 
 

칠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못 먹어도 팔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먹는다

 

사진4이삭이 생기는 것을 ‘패다’라고 합니다. 속담에서 백로는 왜가릿과의 몸빛이 흰색인 ‘백로(白鷺)’가 아니라 24절기 중 하나인 백로(白露)를 뜻합니다. 음력 7월에 드는 백로 때까지 이삭이 생기지 않은 벼는 먹지 못하고, 음력 8월 백로에 이삭이 생기지 않은 벼는 먹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백로는 양력 9월 8일 무렵인데 음력으로는 8월에 속하는 절기입니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을 나타내는데, 이 시기에 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져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납니다. 이때는 추석 무렵으로 만곡이 무르익는 시기인데요, 이처럼 백로는 이삭이 여물기 좋은 철이므로 백로 전에 이삭이 생기는 것이 좋습니다. 백로의 이삭 상태는 가을 농사의 성공을 가늠할 정도로 중요했지요. 그런데 백로 전까지 벼가 패지 않으면 이삭이 여물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되어 그 벼는 먹을 수 없습니다. 어느 해에 절기가 일찍 진행되어 음력 7월에 벌써 백로가 들었다면 벼가 여물어 추수할 시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반면 음력 8월에 백로가 들었다는 것은 절기가 늦게 진행되었다는 뜻이므로, 이삭이 늦게 여물더라도 추수할 여유가 생길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 속담은 특별히 숨은 뜻이 있다기보다는 농경 사회였던 과거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풍습이 담긴 속담인 것입니다. 한편, ‘패지 않다’라는 말을 ‘미발(未發)’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뜻의 속담으로 ‘팔월 백로 미발은 먹어도 칠월 백로 미발은 못 먹는다’가 있습니다.

 

 
 
 

팔월 그믐에 마지막 쉰다

 

사진5음력 팔월 그믐은 언제일까요? 음력 팔월 그믐이면 추석이 훨씬 지난 때이므로 가을이 한창일 때입니다. 날씨가 비교적 선선할 때이지요. 팔월 그믐에 마지막으로 무엇이 쉰다는 것일까요? 그 의미가 알쏭달쏭한 이 속담의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속담의 의미는 가을인 음력 팔월에도 음식이 쉴 만큼 날씨가 덥다는 것으로 날씨가 선선할 때에도 음식이 쉴 수 있으니 항상 음식이 상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식재료를 쉽게 구입하거나 냉장고에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없었던 옛날에는 항상 음식이 상하지 않게 각별히 조심해야 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속담은 그야말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음식이 상할 걱정은 훨씬 줄어들었지만 무슨 일이든지 방심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두에 소 타지 말고 팔월에 타라

 

사진6‘유두(流頭)일’은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로 음력 유월 보름날입니다. 이날에는 나쁜 일을 떨어 버리기 위해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이 있었는데요, 수단1), 수교위2)와 같은 음식물을 만들어 먹으며 농사가 잘 되기를 비는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두일에 소를 타지 말고 팔월에 타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소를 탄다’는 것은 일손을 놓고 여가를 즐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속담은 음력 6월의 농번기 때 놀 생각 말고 농사일에 매진하면 추수가 끝난 후인 팔월 추석 농한기 때 편안해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불볕더위 속에서 농사일을 해야 하는 농부들의 여름살이는 매우 고생스럽습니다. 그러나 수확 철을 맞으면 그간의 수고를 보상 받듯이 편안히 쉴 수 있습니다. 우리도 유두일에 최선을 다해서 풍성하고 편안한 추석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사한 속담으로는 ‘유월 농부가 팔월 신선이 된다’, ‘유월 저승을 지나면 팔월 신선이 돌아온다’가 있습니다.

 

 
 

1) 쌀가루나 밀가루를 반죽하여 경단같이 만들어서 삶은 후에, 냉수에 헹구어 물기가 마르기 전에 꿀물에 넣고 실백잣을 띄운

음식. 흔히 유월 유두에 먹는다.

2) 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빚어서 그 속에 고기와 오이 따위를 잘게 썬 소를 넣고 만두 모양으로 찐 음식.

 
 

 
 

※ 참조 자료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세시풍속사전’ (http://folkency.nfm.go.kr/sesi)
최동호, 김윤식, ≪소설어사전≫, 고려대학교출판부, 1998.
원영섭, ≪우리속담사전≫, 세창출판사,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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