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폭염'이라는 단어만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그 폭염을 견디느라 힘들었는지, 꽃무릇이 필 시기가 되어도 꽃대가 올라오질 않았더랬습니다.
이미 지고 없어야 할 이 시기에 한창 불타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삼십도가 훨씬 넘는 고온에 비마져 내리지 않아 땅이 메말라서
그랬는지, 꽃대들도 땅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엄청스리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곤 사진처럼 꽃대들이 거친 땅을 뚫고 쑥...쑥...올라왔습니다.
'우후죽순'이란 말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아침과 낮과 저녁때가 다르게 꽃대들이 쑥쑥 자랐습니다.
꽃봉오리 생겨나는 것도 펼쳐지는 것도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쑥 올라온 연초록의 대궁도 시원시원하게 멋집니다.
대궁하나 또 하나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꽃무릇은 꽃수술이 예술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든것도 아닌데, 어쩌면 모두 한결같이 하늘을 향해~~~
아마도 하늘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꽃인가 봅니다.
빨갛게 화단가득 피어 있으니 화려합니다.
"곱다 곱다" 하시면서 노스님께서도 머물러 서서 구경을 하십니다.
꽃색, 꽃잎, 꽃술...모두 예술이지요?
그닥 크지 않은 화단에 스스로 번져나가 이렇듯 화려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위에서 꽃만 내려다 보는 것도 아름답구요.
자세를 낮춰 꽃대궁과 꽃을 함께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나 둘이 아닌 무더기를 이룬 연초록의 대궁들도 참 아름답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땅속에서 파란 잎이 뾰족 뾰족 올라온답니다.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해, 상사화라고 한다지요.
출처: 금음마을 불광선원 원문보기 글쓴이: 은빛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