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과 오세훈 집값 폭락했다더니 고작 2.3% 비정상적으로 높다.
헤럴드경제, 김성훈 기자, 2023. 1. 5.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말해 적정 집값 수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집값이 큰 폭으로 상당히 하락했다며 '바닥론'을 제기하고 있는 시장 일각의 분석과는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계상으로 보면 전국 집값은 3%, 서울 집값은 2.3% 하락에 그친다.
원 장관은 1월 4일 국토부 기자간담회에서 "집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 확고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이미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았냐는 시장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 인천 송도나 세종시 등 일부 지역은 "집값이 반토막 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침체 현상을 겪고 있기도 하다.
실제 세종시의 한솔동첫마을 1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2월 6억3000만원에 팔렸던 것이 불과 9개월 뒤인 11월 3억원에 거래됐다. 인천 청라 청라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84㎡는 12억9500만원까지 찍었던 것이 지난달 6억2500만원으로 떨어졌다. 오세훈 말처럼 文 정부 초기로 돌아가려면 30%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 사례일 뿐 실제 집값 하락폭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기준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지난해 12월 97.9로 최고점인 7월 100.9 대비 3% 하락했다. 이는 이미 집값이 엄청난 수준으로 올랐다는 2021년 10월 수준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2월 지수가 80.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은 당시 대비 여전히 22.2%가 높은 것이다.
서울 기준으로 보면 12월 98.5로 최고점(7월 100.7) 대비 2.3% 떨어진 것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직전(80.1)과 비교하면 23% 높다.
시장의 온도와 통계가 이처럼 차이나는 이유는 '폭락'의 근거로 제시되는 사례들이 극단적인 일부 사례일 뿐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1000가구 아파트 중 1가구가 5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고 해서 해당 아파트 단지의 가격이 50% 하락했다고 통계를 내지는 않는다. 특정 아파트가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그 가격에 살 수 있냐 물으면 구할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집값이 아직 더 떨어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집값은) 문재인 정부 초기로 돌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2~4년 정도 점차적으로 원래 가격대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5월의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전국이 76.6, 서울이 68.5였다. 현재 가격 대비 전국은 21.8%가 하락하고, 서울은 30.5%가 하락해야 오 시장이 말한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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