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일명 몰몬교)의 역대 최고령 회장인 러셀 M. 넬슨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밤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P 통신이 다음날 전했다.
교회 대변인 캔디스 매드슨은 성명을 내 고인이 솔트레이크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심장 외과 의사로 명성을 쌓았던 넬슨은 1984년 십이사도 정원회(Quorum of the Twelve Apostles)란 교회 최고 지도부에 합류한 뒤 40년 동안 몸 담아왔다. 그는 토마스 S. 몬슨이 사망한 2018년 1월에 제17대 회장 직을 맡아 지난해 100세를 넘긴 최초의 회장이 됐다. 차기 회장이 즉시 지명되지 않았지만 교회 의례에 따라 댈린 H. 옥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십이사도 정원회에 고인 다음으로 오래 재직한 회원이다.
넬슨이 몰고 온 변화의 바람
그는 취임 첫 해 사람들에게 "몰몬"과 "LDS"라는 약칭을 자신들의 종교 이름 대신 사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놀라운 발표를 했는데, 이전 교회 지도자들이 수십 년 동안 이 별명을 홍보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출한 것에 견줘 급격한 변화였다. 넬슨은 또 이듬해 동성애자 부모의 자녀에 대한 세례를 금지하고 동성 커플을 퇴학 대상이 되는 죄인으로 분류하는 규칙을 폐지하면서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그 정책은 광범위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넬슨 행정부는 이전보다 성적 소수자(LGBTQ+) 사람들을 더 따듯하게 대하고 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 결혼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의 행정부는 또한 성별 확인 의료 시술을 추구하거나 이름, 대명사 또는 옷차림을 변경하는 회원의 참여를 제한하는 규칙을 강화해 트랜스젠더 회원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넬슨과 그의 최고 보좌 중 한 명은 LGBTQ+ 회원에 대한 접근 방식이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율법"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타주에 뿌리를 둔 이 교회의 회장들은 두 명의 최고 보좌 및 십이사도 정원회 회원들과 협력해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교회를 인도하는 선지자로 간주된다.
넬슨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교회를 이끌고 미국 보이스카우트와의 100년 동안 관계를 끊고, 미국과 캐나다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1700만 명의 교인 중 절반 이상을 섬길 수 있는 교회 자체 청소년 프로그램을 만든 것으로 유명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가 LGBTQ+ 청소년 회원과 성인 자원봉사자의 가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뒤에 손절했다.
학대 신고에 대한 조사
그의 재임 기간, 지역 지도자들이 성적 학대에 대한 신고를 처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AP 통신 탐사보도에 따르면 이 종교의 성적 학대 신고 핫라인은 지도자들이 학대 혐의를 법 집행 기관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고, 문제를 묻어버리며, 피해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교회 변호사에게 오용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넬슨과 교회 지도자들은 핫라인이 "어린이 보호와 관련 있으며 은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관행을 옹호했다. 교회는 또 정체성과 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청소년과 지역 성인 지도자 간의 비공개 일대일 인터뷰에 대한 조사에 직면했다.
이 신앙은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학대 신고를 절대 무시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지침을 변경했는데, 이전 지침보다 더 직접적이었다. 또한 어린이들이 감독으로 알려진 지역 교회 지도자들과의 일대일 면담 중에 부모나 성인을 동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리더십 확장과 파트너십 구축
넬슨은 백인으로만 구성된 최고 통치 기관에 비미국인 지도자를 임명하고 전 세계 지역 음악과 문화를 기념하는 현지 찬송가집 출판을 추진했다. 그는 주일 예배를 단축하고 더 많은 성전을 짓기 위한 장기적인 사업에 박차를 가했으며, 미국 일부 지역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 신앙의 호화로운 예배당을 곳곳에 세웠다.
그는 또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와 공식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1978년까지 교회는 흑인 남성의 평신도 사제직을 금지했는데, 흑인 피부가 저주란 인종차별적 믿음에 뿌리를 둔 정책이었다. 교회는 2013년 칙령을 통해 금지령의 이유를 부인했지만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것은 여전히 교회에 가장 민감한 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1924년 9월 9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태어난 넬슨은 청년 시절 이 종교에 입문했다. 그는 스물두 살 때 한국전쟁에 참전, 2년 동안 군의관으로 강원 강릉과 대구 등의 야전 이동병원을 돌며 부상 장병들과 민간인들을 돌봐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유타 대학 흉부외과 레지던트 책임자를 역임하는 등 의료 경력을 재개했다. 수술실에서 작동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인공심장을 개발한 것으로도 이름 높다. 후기성도교회에 따르면 넬슨 회장은 1955년에 유타에서 처음으로 개심 수술을 집도했다. 혈관수술협회 회장, 미국 심장협회의 심장혈관수술위원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모르몬 학자이며 클레어몬트 대학원대학 종교학 교수인 매튜 보우먼은 고인이 법에 대한 순종과 그가 "언약의 길"이라고 부른 것, 즉 신앙 안에서의 삶을 특징짓는 일련의 의식과 관습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1945년 결혼한 첫 아내 단첼 화이트와의 사이에 10명의 자녀를 뒀는데 둘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손주 57명, 증손주 167명을 남겼다. 단첼과 2005년 사별한 뒤 이듬해 웯디 왓슨과 결혼했다.
공교롭게도 넬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28일 아침 10시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북서쪽으로 100km 떨어진 그랑 블랑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예배당에서 총격과 화재가 발생,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경찰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7명은 안정적인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한 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했다.
경찰은 오전 10시 2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해 10시 33분쯤 교회 주차장에서 달아나려는 용의자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인근 버튼에 거주하는 40세 남성 토머스 제이콥 샌퍼드로 확인됐다.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해병대에서 복무했으며 2007년에는 몇 달간 이라크전에도 참전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불은 그가 지른 것으로 알려졌고, 화재는 진화됐다. 하지만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