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의 정의(定義), 어원(語源), 유래/설화(說話), 비의 종류(種類)]
1. 정의(定義)
갑자기 구름이 짙어져서 굵은 빗방울(지름 5∼8mm)이 1∼2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강하게 내리다가 그치는 비를 말한다. 주로 한여름에 자주 있는 현상으로, 맑고 무더운 날에 적운이 발달한 적란운이 통과할 때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소나기는 아주 국지적 현상으로, 보통은 오후 늦게 내리고 뇌전을 동반할 때가 많다. 한편, 한랭전선 또는 스콜선이 통과할 때 내리는 경우가 있어서 한여름 이외의 계절에도 가끔 내린다.
2. 어원(語源)
소나기의 어이 ‘소나기’의 어원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소를 내기하다’라는 설이 전해 온다. 어느 해 가뭄 때에 시골 농부 두 사람이 비가 오늘 올 것인가 내일 올 것인가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가 급기야 내기를 걸었다고 한다.
내기에 진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자기가 기르던 ‘소’를 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억수 같은 비가 쏟아졌는데, 그 비를 ‘소’를 걸고 ‘내기’를 한 비라 하여 ‘소내기’라 불렀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지금은 이와 같은 어원설을 믿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데 최근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또 해괴한 어원설이 떠돈다.
‘두시언해(杜詩諺解)’라는 책과 「동동」이라는 고려 때의 노래를 보면, 그릇을 거꾸로 기울여서 속에 든 물건을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게 하는 것을 ‘소다’라 하고, 흘러내리는 냇물을 ‘나리’라고 하는데, 이 두 말이 합쳐진 ‘소나리’에서 ‘소나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고는 ‘소나기’를 ‘쏟아지는 내’로 해석한다. ‘소다’에 대한 설명도 이상하거니와 ‘비’를 ‘내’로 해석하는 것은 더더욱 이상하다. 이와 같은 어원설 외에도 ‘천둥’을 뜻하는 함경 방언 ‘소낙’에서 왔다는 설,
‘손(날짜에 따라서 네 방위를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과 ‘악(있는 힘을 다하여 모질게 마구 쓰는 기운)’이 결합된 단어라는 설 등도 있으나 신빙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소나기’가 이른 시기의 문헌에 ‘쇠나기’로 나온다는 사실로서도 위에 제시한 여러 어원설은 무력해진다. ‘쇠나기’는 ‘소낙’은 물론이고 ‘소내기’와 ‘소나리’와도 거리가 있다.
이쯤 되면 ‘소나기’의 어원은 ‘쇠나기’의 어원을 밝히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쇠나기’는 ‘쇠’와 ‘나기’로 분석하여 이해할 수 있다.
‘쇠’는 ‘매우, 심히’라는 뜻의 부사이다. ‘쇠’는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중세국어에서는 쓰이던 말이다. ‘나기’는 ‘出(출)’의 의미를 갖는 동사 ‘나-’에 접미사 ‘-기’가 결합된 어형이다.
이렇게 보면 ‘쇠나기’는 ‘심히 내리는 것’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다. ‘쇠나기’의 ‘쇠’와 부사 ‘쇠(몹시)’의 성조(聲調)가 평성(平聲)으로 같다는 점, 그리고 ‘소나기’가 ‘급하고 세게 내리는 비’ 곧 ‘급우(急雨)’라는 점이 이와 같은 어원적 의미를 뒷받침한다.
중세국어의 ‘쇠나기’는 18세기까지도 유지된다. 그런데 19세기에 오면 제1음절에서 ‘ㅣ’가 탈락하여 ‘소나기’로 변한다. 그리고 ‘소나기’는 ‘ㅣ’ 모음 역행 동화에 의해 ‘소내기’로 변한다. ‘소내기’가 20세기 초 이후의 문헌부터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내기’는 표준어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소나기’가 표준어인 것이다.
오늘날에는 ‘소나기’와 함께 ‘소낙비’라는 단어도 쓰인다. 이 단어가 처음 보이는 것은 19세기다. 이는 물론 ‘소낙’과 ‘비’가 결합된 형태다. ‘소낙’은 ‘소나기’와 아주 동떨어진 단어가 아니다.
‘소나기’를 ‘소낙이’로 적고 그것을 ‘소낙’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것으로 잘못 분석한 뒤, ‘소낙’에 ‘비’를 결합하여 ‘소낙비’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소나기’를 ‘쏘나기’로, ‘소내기’를 ‘쏘내기’로 되게 발음하기도 한다. 이런 된 발음이 나오게 된 것은 ‘소나기’가 거세게 오는 비라는 점을 크게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출처: 위키백과>
3. 소나기의 유래(설화)
옛날에 한 스님이 무더운 여름날 동냥으로 얻은 쌀을 자루에 짊어지고 가다 큰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게 되었는데... 때 마침 농부 한 사람이 소로 논을 갈다가 그 나무 그늘에 다가와 함께 쉬게 되었습니다.
"곧 모를 내야 할 텐데 비가 안 와서 큰일이네요. 날이 이렇게 가물어서야, 원." 농부가 날씨 걱정을 하자 스님은 입고 있던 장삼을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해 지기 전에 비가 내릴 겁니다." 그러나 농부는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에이, 스님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아, 이렇게 쨍쨍한 날 무슨 비가 온단 말입니까?"
"두고 보시지요. 틀림없이 곧 비가 올 겁니다." 스님은 비가 온다고 하고, 농부는 비가 오지 않는다며 서로 제 말이 옳다고 우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 어디 내기를 합시다. 스님 말씀대로 해지기 전에 비가 오면 저 소를 드리지요." 농부는 비와 관련된 농사일에 오랜 경험이 있는지라 날씨에 자신하며 소를 걸고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소까지 걸었으니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좋습니다. 소승은 가진 게 이 쌀밖에 없으니, 지면 이 자루에 든 쌀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스님도 스님대로 자신을 가지며 하루 종일 동냥한 쌀을 모두 내놓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고 나서 농부는 다시 논을 갈고 스님은 나무 밑에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른하늘에 천둥이 쳤습니다. 곧이어 시커먼 비구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뭉게뭉게 모여 들더니 곧 장대 같은 빗줄기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농부는 비에 흠뻑 젖어 소를 몰고 나무 밑으로 왔습니다. 농부는 내기에서 진 것보다 농사일에 도움이 되는 비가 내려 소를 잃게 됐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좋아 했습니다.
"스님, 참으로 용하십니다. 갑자기 비가 올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 예. 소승이 입고 있던 옷을 만져보고 알았지요." "예? 옷을 만져보고 어떻게 알지요?"
"네, 소승의 옷이 눅눅해지는 걸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소승들은 빨래를 자주 못 하니까 늘 옷이 땀에 젖어 있지요. 땀은 곧 소금이니, 물기가 닿으면 눅눅해지는 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아까 소승의 장삼을 만져보니 몹시 눅눅했는데, 이것은 공기 속에 물기가 많다는 증거이므로 곧 비가 오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 이치가 숨어 있었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주먹구구식으로 제 경험만 믿고 큰 소리를 치다가 보기 좋게 지고 말았습니다. 약속대로 소를 드리겠습니다. 몰고 가시지요." 농부가 아깝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스님은 껄껄 웃으면서.. 소고삐를 잡았다가 다시 농부에게 넘겨주며, "소승에게 이 소는 아무 소용이 없지만, 농부님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까?
농사짓는 일에 소만큼 큰일을 하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이 소를 드릴 터이니 이번 일을 교훈삼아 농사나 잘 지으십시오."
스님이 떠나자마자 장대같이 쏟아지던 비가 뚝 그치고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하늘도 금세 맑아 졌습니다.이런 일이 있은 뒤로부터 여름날에 갑자기 쏟아지다가 뚝 그치는 비를 농부가 소를 걸고 내기를 해서 생겨난 비라 하여 "소내기"라고 불리었는데 변형되어 오늘날, “소나기”라고 불리게 된 것이라 합니다.
4. 비의 종류(種類)
01. 안개비 - 안개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내리는 비.
02. 는개 - 안개보다 조금 굵은 비.
03. 이슬비 - 는개보다 조금 굵게 내리는 비.
04. 보슬비 - 알갱이가 보슬보슬 끊어지며 내리는 비.
05. 부슬비 - 보슬비보다 조금 굵게 내리는 비.
06. 가루비 -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07. 잔비 - 가늘고 잘게 내리는 비.
08. 실비 - 실처럼 가늘게, 길게 금을 그으며 내리는 비.
09. 가랑비 - 보슬비와 이슬비.
10. 싸락비 - 싸래기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11. 날비 - 놋날(돗자리를 칠 때 날실로 쓰는 노끈)처럼 가늘게 비끼며 내리는 비.
12. 발비 - 빗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비.
13. 작달비 -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
14. 장대비 - 장대처럼 굵은 빗줄기로 세차게 쏟아지는 비.
15. 주룩비 - 주룩주룩 장대처럼 쏟아지는 비.
16. 달구비 - 달구(땅을 다지는 데 쓰이는 쇳덩이나 둥근 나무 토막)로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비.
17. 채찍비 - 굵고 세차게 내리치는 비.
18. 여우비 - 맑은 날에 잠깐 뿌리는 비.
19. 지나가는비 - 소나기.
20. 소나기 - 갑자기 세차게 내리다가 곧 그치는 비.
21. 먼지잼 -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22. 개부심 - 장마로 홍수가 진후에 한동안 멎었다가 다시 내려, 진흙을 씻어 내는 비.
23. 바람비 -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
24. 도둑비 - 예기치 않게 밤에 몰래 살짝 내린 비.
25. 누리 - 우박.
26. 궂은비 - 오래 오래 오는 비.
27. 보름치 - 음력 보름 무렵에 내리는 비나 눈.
28. 그믐치 - 음력 그믐께에 내리는 비나 눈.
29. 찬비 - 차가운 비.
30. 밤비 - 밤에 내리는 비.
31. 억수 -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32. 웃비 - 비가 다 그치지는 않고,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33. 해비 - 한쪽에서 해가 비치면서 내리는 비.
34. 꿀비 - 농사짓기에 적합하게 내리는 비.
35. 단비 - 꼭 필요할 때에 알맞게 내리는 비.
36. 목비 -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37. 못비 - 모를 다 낼 만큼 흡족하게 오는 비.
38. 약비 - 요긴한 때에 내리는 비.
39. 복비 - 복된 비.
40. 바람비 -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
41. 모다깃비 - 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42. 우레비 - 우레가 치면서 내리는 비.
43. 이른비 - 철 이르게 내리는 비.
44. 늦은비 - 철 늦게 내리는 비.
45. 마른비 - 땅에 닿기도 전에 증발되어 버리는 비.
46. 봄비 - 봄에 내리는 비.
47. 여름비 - 여름에 내리는 비.
48. 가을비 - 가을에 내리는 비.
49. 겨울비 - 겨울에 내리는 비.
50. 큰비 - 홍수를 일으킬 만큼 많이 내리는 비.
51. 오란비 - 장마의 옛말.
52.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가 개고, 또 내리다가 개곤 하는 장마.
53. 일비 - 봄비. 봄에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비가와도 일을 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
54. 잠비 - 여름비. 여름에는 바쁜 일이 없어 비가 오면 낮잠을 자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55. 떡비 - 가을비. 가을걷이가 끝나 떡을 해 먹으면서 여유 있게 쉴 수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
56. 술비 - 겨울비. 농한기라 술을 마시면서 놀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57. 비꽃 - 비 한 방울 한 방울. 비가 시작될 때 몇 방울 떨어지는 비.
58. 비므슬 - '홍수'의 옛말.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