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100마리 밖에 없는
뿔제비갈매기 이동경로 확인
국내 연구진이 지구상 약 100마리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
신비의 새 뿔제비갈매기의 이동경로와 번식 성공을 확인했다.
뿔제비갈매기 위키피디아 제공© 제공: 서울신문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가 전라남도 영광군 육산도에서
2016년 이후 6번째 번식에 성공했으며 개체 경로추적을 통해
이동경로가 파악됐다고 13일 밝혔다.
뿔제비갈매기는 종 생태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희귀한 새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7년부터 2000년까지 63년 동안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2000년 중국 남부 한 섬에서 4쌍의 번식 개체가 발견되고
중국 섬에서 2~16마리 규모의 소수 개체 번식이 확인됐다.
발에는 개체 확인을 위한 가락지(흰색 화살표)가 채워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맥(IUCN) 적색목록에 ‘위급’으로 등재된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2013~2015년 중국에서 진행된
복원사업으로 번식개체수가 증가해
최근 76~82마리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뿔제비갈매기가 확인된 육산도는
칠산도로 불리는 7개 무인도 중 하나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중요한 번식지이다.
육산도에서는 2016년 4월 괭이갈매기 무리 사이에서
알을 품고 있는 뿔제비갈매기가 처음 발견되면서
중국 남부 우즈산섬, 지우산섬, 마주섬, 펑후섬에 이어
뿔제비갈매기 5번째 번식지로 기록된 곳이다.
지난 3~6월 육산도에는 총 7마리의 뿔제비갈매기가 찾아왔으며
그 중 한 쌍이 알을 낳아 새끼 1마리를 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원 연구진은 지난해 6월 뿔제비갈매기 성체 1마리 다리에
금속가락지, 새끼 1마리 다리에 노란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했다.
금속가락지는 국가명과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고,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유색가락지는 다양한 색과 코드번호를
새겨 개체를 확인할 수 있다.
뿔제비갈매기 이동경로와 서식지 국립생태원 제공© 제공: 서울신문
부화 36일차, 날기 연습 중인 새끼 뿔제비갈매기(흰색 화살표)
지난 6월 3일 육산도에서
성조 2마리와 새로 태어난 새끼 1마리를 포획해
유색가락지를 끼우는 과정에서 지난해 육산도에 머물렀던
뿔제비갈매기 중 일부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칭다오조류관찰협회와 산둥성의 조류 탐색가 관찰을 통해
우리나라를 들렀던 뿔제비갈매기들이 중국 칭다오시 자오저우만 해안과
산둥성 르자오 해안, 대만 이란시 난양 하구 등에서 목격됐다.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은 “이번 뿔제비갈매기 이동경로 확인은
유색 가락지 부착과 함께 국내외 조류 탐색활동가들의
관찰기록이 공유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중국, 대만은 물론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등
국제기구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외 조류관찰 협력망을 구축함으로써
서식지 보전과 멸종을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내년 초 시행을 앞둔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에
뿔제비갈매기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등록하기 위해
환경부 누리집(me.go.kr)에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 대해
지난 5일부터 40일간 의견 수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