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창립 초기부터 어린이책과 인연을 맺은 뒤 좋은 어린이책을 찾아 읽고 널리 알리는 일을 해오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산하 단체인 전국 ‘동화읽는어른모임’을 비롯하여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강의를 계속하며 여러 곳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내 아이 책은 내가 고른다 1·2』를 썼으며, 『오줌싸개 지도』, 『삐용이네 꽃밭』 등을 엮었다.
▣ Short Summary
아이들의 나이에 맞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한 지침서이다. 단순히 좋은 책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책과 관련된 여러 경우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책과 친하지 않을 때에는 거실, 화장실, 식탁 등 보이는 곳곳에 책을 놓아두라는 충고를 해준다. 늘 다니는 곳에 책이 보이면 시간이 날 때 한번쯤은 들추어보기 때문이다.
또 어릴 때부터 위인전 읽히기를 선호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요즘은 위인전보다는 ‘인물이야기’라 해서 그 인물의 업적보다 인물이 살아온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책들이 좋고, 인물이야기나 역사책을 사기 전에는 반드시 지은이의 역사관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얘기도 들려준다. 또 바른 역사관이란 무엇인지, 그런 책은 몇 학년 이상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알려준다.
1부 <나이에 맞는 책을 주세요>에서는 아이들의 나이별 특징과 그에 맞는 책들은 무엇이 있는지 설명해놓았다. 처음 책읽기를 시작하는 영유아 아이들에서 학교라는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저학년 어린이, 독립성이 싹트는 중학년 어린이 그리고 이제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고학년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학년별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과 그 시기에 읽어야 하는 책들을 분야별로 살펴볼 수 있다.
2부 <갈래별 책읽기>에서는 옛이야기, 우리 창작동화, 다른 나라 동화, 동시, 글모음, 인물이야기, 놀이·노래, 전통문화, 환경, 도감, 만화 등 어린이책을 11가지 갈래로 구분하여 우리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소개한다. 3부 <주제별 책읽기>는 가족, 가치관, 늙음과 죽음, 따돌림, 성교육, 평등한 여성상, 장애아, 평화, 우정 등 어린이책을 주제별로 나눠 학년별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소개해놓았다.
4부 <어린이책 Q&A>는 그동안 강의를 하면서,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를 하면서, 어린이도서연구회 상담실을 운영하면서 학부모나 교사들로부터 받았던 질문과 그에 관한 내용들을 모았다. “우리 아이는 책은 안 보고 게임만 좋아해요”, “우리 아이는 한 번 본 책은 다시 안 보려 해서 걱정이에요”, “우리 아이는 책을 많이 읽는데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을 못 해요” 등 실제 생활에서 겪는 책읽기와 관련된 궁금한 점들과 구체적인 대답들이 사례별로 나와 있다.
저자는 이렇게 아이들의 책읽기 문제로 애태우는 부모와 교사의 마음을 다독이고, 아이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결국 내 아이가 보는 책을 어른들도 읽는 것이 내 아이를 더 잘 이해하는 길이라는 깨달음도 얻게 될 것이다.
▣ 차례
글쓴이의 말
1부 나이에 맞는 책을 주세요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책읽기의 첫걸음, 영유아 어린이와 책읽기
세상의 주인, 저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독립성이 싹트는 중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고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2부 갈래별 책읽기
옛이야기 - 전래동화와 삶의 지혜
인물이야기 - 위인전 다시 보기
동시 - 노래하듯 읽는 책, 동시집
우리 창작동화 - 우리 동화, 잘 고르는 법
다른 나라 동화 - 똑 소리나게 고른 다른 나라 동화
글모음 -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
놀이·노래 - 건강한 마음을 키우는 노래와 놀이
전통문화 -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길러요
환경 - 자연의 질서를 배워요
도감 - 풍부한 정보를 주는 책, 도감
만화 - 만화책만 보려는 아이들
3부 주제별 책읽기
가족 -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
가치관 형성 -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책들
늙음과 죽음 - 사람은 왜 늙고 죽을까?
따돌림 - 따돌리는 아이들, 따돌림받는 아이들
성교육 - 엄마, 아기는 어디에서 나와요?
평등한 여성상 - 여성과 남성은 동등한 인격체
장애아 -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
평화 - 전쟁과 싸움을 멈추세요
우정 - 친구는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
4부 어린이책 Q&A -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어린이책에 관한 모든 것
그림책 고르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애니메이션 동화와 그림동화의 차이점
줄임판으로 된 고전 명작을 읽혀도 괜찮을까요?
전집을 읽히고 싶은데 어떤 출판사 책이 좋을까요?
책에 대한 정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나요?
어른이 읽는 베스트셀러를 아이가 읽어도 되나요?
어린이책 전문서점의 중요성
가벼운 책은 무조건 나쁜가요?
책을 고를 때 엄마와 생각이 달라요
명작 비디오를 너무 좋아해요
학교 도서 바자회에 살 만한 책이 없어요
책을 많이 읽어주었는데도 효과가 없어요
그림책을 읽히면 글자를 빨리 깨우칠 수 있나요?
글로 된 책을 잘 보려 하지 않아요
혼자 읽는 게 좋을까요, 읽어주는 게 좋을까요?
1930, 40년대 동화를 어려워해요
책에 있는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려요
좋아하는 책만 반복해서 읽어요
아이가 책을 직접 읽게 하려면?
책을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읽어요
방학중에는 독서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효과적으로 책을 읽어주려면?
주의력 결핍 장애에 걸린 아이를 위한 책읽기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책에 재미를 붙이려면?
글 없는 그림책과 글 있는 그림책을 읽힐 때 주의할 점
책보다 게임을 더 좋아해요
가정 독서 지도에서 주의할 점을 알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쓰게 할 수 있을까요?
문장을 정확하게 읽지 않아요
동생을 본 아이의 책읽기 지도
독후감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
일곱 살 아이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사달라는데
책보다 텔레비전을 더 좋아해요
지방에 살아서 책이 부족해요
멀티 동화는 언제부터 보여주어야 할까?
선생님이 권한 책을 아이가 어려워해요
알아두면 좋아요
책 찾아보기
1부 나이에 맞는 책을 주세요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엄마들로부터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해 고민했다. 아이들마다 처해 있는 환경이나 관심을 갖는 문제,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그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방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한 아이의 정서나 심리적 특성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므로, 아이들의 공통된 정서와 심리, 세상에 대한 이해력에 바탕을 두고 그림과 글의 내용, 편집, 디자인 등 여러 요소를 토대로 그 나이의 아이에게 근접하겠다고 판단되는 책을 골라줄 따름이었다. 그러니 아이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부모가 어린이 책에 대한 이해와 정보를 가질 수 있다면 아이로서는 전문가보다 더 나은 책 지도교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책읽기의 첫걸음, 영유아 어린이와 책읽기
* 영유아 어린이 책읽기 지도
1) 반복해서 같은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의 요구를 즐겁게 들어주어라.
2) 글과 함께 그림도 충분히 보도록 시간을 준다.
3)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책을 읽어주어 책읽기에 대한 기대감을 준다.
- 운율이 있는 노래 그림책 : 엄마가 좋은 책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는 것, 운율이 있는 노래책을 읽으며 노래하는 것, 모두가 아이를 위한 책읽기 교육이다. 운율을 살려서 정확한 발음으로 부드럽고 다정하게 읽어주면 좋다.
- 장난감 같은 사물 그림책 : 책을 글자를 빨리 읽히기 위한 도구로 삼지 말고, 삶이 곧 놀이인 아이에게 장난감처럼 책의 모양, 색깔, 크기 등 외형적인 이미지를 인식하면서 책에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자.
- 친숙한 생활 그림책 : 세상에 대해 배울 것이 많은 아이에게 책이 실제 사물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것이 많을수록 배경 지식이 많아져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충분히 놀게 한 다음 아이가 실제로 본 것과 비슷한 생활 그림이 나와 있는 책을 읽어주자.
세상의 주인, 저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 저학년 어린이 책읽기 지도
1) 책읽기는 즐거운 놀이라는 것을 알게 하라.
2) 부모가 직접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라.
- 그림책 : 글자를 아는 것과 글은 읽는 능력은 다르다. 우선 활자가 많은 책보다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 운율, 그림의 선과 색, 스토리, 배경 등을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는 책을 주변에 두면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읽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 옛이야기 : 우리의 옛 이야기에는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온갖 부당한 일을 힘과 꾀로 물리치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것은 실제나 이야기에서 편가르기와 어느 한쪽의 승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부분이다. 또한 권선징악의 기본적인 덕목과 삶의 지혜가 풍자와 해학과 재치로 웃음 속에 버무려져 은근한 가르침을 준다.
- 우리 창작동화 : 아이들은 또래의 동무들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여전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남아 있으므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나쁜 사람을 물리치기도 하고, 동무들의 처지에 자기를 대비시키며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일상적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자신을 보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도 하며 새로운 사실을 배우기도 한다.
- 다른 나라 동화 : 세계 각국의 문학에는 그 나라만의 독특한 삶과 문화, 역사가 반영되어 있다. 저마다 다른 문화가 담긴 작품을 읽으면서 정서적인 충돌을 느끼는 동시에 살아가는 조건은 달라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공통분모가 존재함을 감지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다.
- 동요, 동시, 글모음 : 동시는 절제된 언어로 다양한 삶과 세상 이야기, 온갖 감정과 자연을 표현한다. 아이들은 시를 통해 언어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미적 감수성을 키운다. 또 아이들은 아름다운 언어로 삶의 진실성을 추구하는 시에서 부당한 세상에 분노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저학년을 위한 동시집은 많지 않으므로 어린이가 직접 쓴 글모음을 읽게 하는 것도 좋다.
- 인물, 역사 이야기 : 많은 학부모가 인물, 역사책을 읽히고 싶어 하지만 저학년에게는 지식보다 정서교육이 더 필요하다. 저학년 어린이들의 관심사는 아직 자기 둘레에 머물러 있어서, 아이들의 생활을 다룬 동화나 선과 악의 개념을 인식하게 하는 옛이야기가 훨씬 크게 와 닿는다.
독립성이 싹트는 중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 중학년 어린이 책읽기 지도
1) 아이들 스스로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주어라.
2) 다양한 영역의 책을 보게 하라.
3) 글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4) 좋은 책을 친구에게 권해보게 한다.
- 옛이야기 : 중학년이 되어도 나이와 시대를 뛰어넘는 옛이야기의 재미는 계속된다.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에 담긴 풍부한 지혜를 충분히 얻고 유머와 풍자를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어라.
- 우리 창작동화 : 아이의 관심이 자기 둘레에서 차츰 사회로 넓어지는 것에 맞추어 삶과 사회, 역사를 반영한 책이 필요하다. 어른들이 알게 모르게 아이들은 왕따, 공부, 친구, 선생님, 가정 내 어른들의 문제 등으로 자기의 세계에서 무수히 부대끼고 갈등을 겪는다. 창작 동화는 동시대 아이들의 삶과 문화를 반영하므로 아이들은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자기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또한 우리 창작동화를 통해 우리말을 풍부하게 배워 우리말의 정서를 충분히 갖게 할 수 있다.
- 다른 나라 동화 : 세계화의 시대에 강도 놓은 서구 중심 문화에 길들여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보편적 진리가 담긴 외국 동화는 세계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설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힘의 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독자적인 주체로 설 수 있게 도와주자.
- 동요, 동시, 글모음 : 동시를 읽으면 아름다운 언어와 말로 다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넓혀갈 수 있다. 글모음은 대개 아이들이 쓴 생활글, 시, 일기, 독후감 따위를 모은 책이기 때문에 학교, 가정,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일을 소재로 한 갈등과 고민, 꿈과 소망이 담겨 있으며 도시, 농어촌 아이들 저마다의 생활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또래의 글을 읽으면 억눌린 마음이 풀리고 다른 사람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인물, 역사 이야기 : 다양한 꿈을 가진 아이들에게 인물이야기는 큰 역할을 한다. 요즘에는 왕이나 장군보다 노동자, 동식물 연구가, 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바람직한 인물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개성을 내뿜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 역사의 주체로 살아온 인물들을 다룬 책을 통해 아이들이 폭넓은 삶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어라.
- 지식을 주는 책 :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방법 중 하나가 책이다.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다룬 책은 알아 가는 즐거움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게 한다. 중요한 것은 우선은 아이의 관심사나 호기심에 따른 책을 주고 이후에 부모가 생각하기에 관심이 생길 만한 책을 권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고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 고학년 어린이 책읽기 지도
1) 책을 즐겨 읽도록 도와주어라.
2)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책읽기로 논리적, 주관적 사고력을 기르게 한다.
3)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게 한다.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자유와 평등, 평화를 추구하게 하는 것이 이 시기 독서교육의 목표다.
- 옛이야기 : 가장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가장 심오한 철학을 주는 것이 옛이야기이다. 찾아보면 고학년에 맞는 분량과 수준의 옛이야기도 많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오래도록 두고 읽을 책은 단연코 옛이야기이다.
- 우리 창작동화 : 시대 경향이 가장 빠르게 적용된 책은 바로 우리 창작동화이다. 최근에는 이혼이나 집단 따돌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소재로 한 작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 다른 나라 동화 : 21세기의 세계관이 반영된 동화는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서로 다른 삶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인류가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동요, 동시, 글모음 : 지식이 머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면 감성은 마음을 움직여 여러 기쁨을 선사한다.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아름다움에 눈뜨게 한다. 공감대가 형성된 또래아이들의 글모음을 계속 읽히는 것도 아이들이 직접 글쓰기를 하는 데 자신감을 붙여줄 것이다.
- 인물, 역사 이야기 : 한 나라가 형성되어온 과정, 민중이 이끌어온 역사의 흐름을 아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배자의 관점에서 쓴 책보다는 역사의 주인이 민중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쓴 책, 주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쓴 책을 찾아 읽도록 하라. 또한 인물 이야기는 당대 역사의 주인으로 살아간 인물의 사상과 철학을 이어받는 의미도 있다.
- 지식과 정보를 얻는 책 :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의 대중매체에서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책을 통해 길러주어야 한다. 정보의 객관성을 판단하고 삶에 활용하는 지혜를 기르도록 논리적으로 정리된 책을 먼저 쥐어주어라.
- 문화, 예술에 관한 책 : 그림, 음악 등 예술에 대해 아는 것은 문화적 정서를 고양시킬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토대가 된다.
2부 갈래별 책읽기
1. 옛이야기 - 전래동화와 삶의 지혜
- 우리의 뿌리를 알게 하는 신화
<단군신화 이형구/홍성찬(보림)> 우리 겨레가 처음 세운 나라 고조선의 건국과정을 알려주는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민족을 결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 책에는 씨를 뿌려 농사를 짓고 무리를 이뤄 살아온 우리 겨레의 삶과 문화가 잘 나타나 있다.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 김장성/노기동(사계절)> 이 책에서는 세상은 하느님이 만든 것이 아니라 미륵님이 어둠 속에 묻힌 땅을 뚫고 나와 하늘과 땅을 떼어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또 저승과 이승을 다스리는 <대별왕과 소별왕>, 제주도 창세설화인 <설문대 할망>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마고 할미 장근/조선경(보림)> 남성 신들이 주인공인 다른 신화와 달리,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발은 동해에, 또 한 발은 서해에 담그고 물장구를 칠 만큼 거대한 마고 할미가 주인공이다. 가로 세로 석 장의 펼침그림 속에서 거대한 여신으로 살아나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민족의 진취적이고 웅대한 기상을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곡선과 화려한 색감에서는 한국적 해학과 정서가 전해진다. 남성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책이다.
- 강자와 약자의 대결
<팥죽 할멈과 호랑이 서정오/박경진(보리)> 팥밭을 일구며 사는 할머니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를 밤톨, 맷돌, 쇠똥, 지게, 멍석이 통쾌하게 물리친다는 이 이야기는 민중이 힘을 합치면 포악한 지배자도 물리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똥벼락 김회경/조혜란(사계절)> 연극으로도 만들어졌으며 옛이야기 형식을 빌려 쓴 창작 그림책이다. 돌쇠 아버지를 30년이나 부려먹고도 못 쓰는 돌밭 한 뙈기만을 주었던 김 부자는 돌쇠 아버지가 도깨비의 도움으로 농사를 잘 지어 곡식을 거두자 그것마저 뺏으려 욕심을 부린다. 그러자 화가 난 도깨비가 김 부자에게 어마어마한 똥벼락을 내린다. 쉽고 재미있는 글만큼 우리 옛 정서를 잘 드러낸 해학적 그림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도둑 나라를 친 새신랑 김중철/강우근(웅진닷컴)> 괴수에게 빼앗긴 색시를 찾아 도둑 나라를 찾아가 싸우는 새신랑의 용감한 모험 이야기. 긴장감이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은 불의에 맞서는 정신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슬기를 배운다.
- 익살과 재치와 풍자의 세계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 권전생 외/윤정주 외(사계절)> 북한과 남한, 옌벤의 옛이야기 모음. 지역은 달라도 옛이야기의 주제는 크게 다르지 않으며 가장 기본적인 삶의 잣대들을 우리 정서로 풀어내 남과 북의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한국전래동화집 이원수 외/장양선 외 (창비)> 이야기 중 <불쌍한 서울 사람>에서는 서울 구경 온 시골 사람이 “우리 고을에는 관복을 입은 사람이 원님 한 분뿐인데도 온 고을이 무서워 벌벌 떠는데, 서울에는 관복 입은 벼슬아치가 득시글거리니 서울 사람 참 불쌍타”라며 관리들의 폭정을 풍자하고 있다.
<재치가 배꼽잡는 이야기 조호상/김성민(사계절)> 익살과 재치가 담긴 이야기들을 모아 펴낸 책.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서두르지 않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담겨 있다.
<옛이야기 보따리 서정오/금환영 외 (보리)> 이야기로 들려주듯 구어체로 쓰인 책으로 “옛날에 옛날에”로 시작해서 “그랬다지 뭐야, ~란다”로 끝나는 이야기. 친근감을 주면서 재미를 더한다.
2. 인물이야기 - 위인전 다시 보기
- 인물이야기를 고를 때 생각할 점
1)현대의 가치관에 맞는 인물과 내용 2)태어나는 인물보다는 만들어지는 인물 3)인간적인 약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진실되게 살아가는 동안 쌓인 훌륭함이 느껴지는 책 4)내용이나 그림이 사실에 맞는지 살펴볼 것 5)글쓴이를 분명하게 밝힌 책 6)쉽고 명쾌하고 편안한 문장을 갖춘 책
- 어린이를 위해 일한 사람들
<뚱보 방정환 선생님 이야기 이재복(지식산업사)> 어린이 문화운동의 아버지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가 사회적 존재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했다.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그의 생애를 그린 이 책은 그늘에서 소리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물오리 이원수 선생님 이야기 이재복(지식산업사)> 어린이문학을 바로 세운 이원수 선생의 삶을 다룬 책.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 이원수가 방정환 선생을 만나는 일부터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며 어려운 가운데에도 어린이들을 위해 동요와 동화를 쓰는 모습이 자세히 나온다. 어린이들이 겨울 들판의 나무처럼 꿋꿋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선생의 생애가 감동을 준다.
-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한 사람들
<인권 변호사 조영래 박상률/한병호(사계절)> 27세 때 민청학련 사건으로 수배되어 숨어 다니며 전태일 평전을 써서 유명해진 조영래의 삶에 관한 책이다.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생애를 바친 그의 삶은 새로운 의미의 ‘훌륭함’으로 제시될 수 있다.
<마틴루터 킹 권태선/강우근(창비)> 흑인 운동가이자 목사인 마틴루터 킹이 차별 받는 흑인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온몸으로 싸워나가는 과정을 읽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청년 노동자 전태일 위기철/안미영(사계절)> 우리나라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자신의 몸을 불살라 일깨운 전태일의 이야기. 자기만 알고 이웃의 불행한 삶에 무관심하기 쉬운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줄 것이다.
-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
<새 박사 원병오 이야기 원병오/박선호(우리교육)> 유명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던 예전의 위인전과 달리 원병오 박사가 직접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위인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비 박사 석주명 박상률/한병호(사계절)> 석주명은 우리나라의 나비를 연구해서 우리 겨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분이다. 평소 공부하기를 싫어하던 그가 어느 날 반에서 꼴찌를 하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아 그날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의 모습으로 변해 그로부터 10년 뒤 그는 세계가 인정하는 나비 연구가가 된다. 어느 분야든 10년만 한눈팔지 않고 매달리면 세계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는다.
-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들
<백범 김구 신경림/이철수(창비)> 조국의 해방과 남북통일을 위해 일하다 암살 당한 김구 선생이 걸어온 길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라의 독립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큰길을 걸었던 겨레의 큰 어른을 만날 수 있다.
<민주주의의 등불 장준하 김민수/한병호(사계절)> 장준하 역시 나라를 빼앗겼을 때 나라의 독립을 위해 총을 들고 싸웠다. 해방 뒤에는 언론인이 되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펜을 들었다. 민족을 일깨운 언론인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한 정치인으로 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신채호 김서정/박소래(산하)> 31세에 중국으로 망명한 뒤 여러 독립운동 단체에 가담해 독립을 위해 싸우다 57세에 운명할 때까지 불의와는 타협할 줄 몰랐던 꼿꼿한 지식인 신채호를 만날 수 있다.
- 예술가로 살아간 인물들
<민족 음악가 김순남 김별아/한병호(사계절)> 우리나라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곡가 김순남은 우리 고유의 음악을 연주, 작곡하였고 <산유화>, <진달래꽃>과 같은 주옥같은 명곡을 남겼다. 화려한 음악가의 길을 뿌리치고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희망의 노래를 심은 그를 만나보자.
<천재화가 이중섭과 아이들 강원희(예림당)> 세계적 화가 이중섭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만나기 전에 먼저 한없이 어질고 따스하며 풍부한 감성을 소유한 인간 이중섭을 만날 수 있는 책. 시대적 현실 때문에 외롭고 고달팠지만 마음을 바칠 수 있는 예술세계를 가진 행복을 읽을 수 있다.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 김현숙(나무숲)> 나무를 주요 소재로 삼아 우리 겨레의 삶을 화폭에 담은 화가 박수근의 예술세계를 문학 형식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내레이션 형식의 전개는 미술에 흥미가 없는 아이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민족시인 신동엽 김응교/한병호(사계절)> 민족 정서를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신동엽의 생을 보며 민족정신의 고귀함을 배울 수 있다.
3. 동시 - 노래하듯 읽는 책, 동시집
- 농촌 아이들의 자연과 일과 삶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박진웅(실천문학사)> 시인 김용택이 삶의 뿌리를 농촌에 두고 있는 시골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시집. 이 책에는 전교생이 열여섯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들꽃 같은 아이들로부터 희망을 느낄 수 있다.
<감자꽃 권태응/송진헌(창비)> 1940, 50년대에 활동했던 권태응 역시 <감자꽃>에서 우리의 자연과 아이들을 노래했다. 자연이라는 큰 스승과 함께 살아온 아이들이 그가 말하는 노래의 힘으로, 자연의 힘으로 한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 요강/산골아이 임길택/이태수(보리)> 탄광촌과 농촌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교사이자 농부로 살았던 시인 임길택이 쇠락해 가는 농촌을 지키는 아이들을 삶을 노래했다.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진실을 캐내는 시인의 눈은 소박한 것과 나누는 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 도시 아이들의 유쾌한 상상력
<바퀴 달린 모자 신형건/위승희(현암사)> 아이가 아니면 보지 못할 유쾌한 세계가 그려진 시집. 모자에 바퀴가 달렸을 가정 아래 온갖 상상을 펼치며 주변의 사물을 의인화하거나 아이의 마음을 소재로 발상의 전환을 꾀하면서 거기서 발견되는 뜻밖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신발 속에 사는 악어 위기철/안미영(사계절)> 아이를 키우면서 즉흥적으로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을 노랫가락처럼 풀어낸 동시집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번뜩이는 재치가 담겨 있다.
- 사회와 역사와 호흡하는 아이들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권정생(지식산업사)> 조그만 상자에 갇혀 헤어진 가족을 생각하며 자유를 꿈꾸는 토끼를 통해 자유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그린 책. 남과 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맑은 하늘 아래 자유와 평화를 꿈꾸게 한다.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윤동주/권현진(푸른책들)> 나라의 독립을 소망한 노래들로, 읽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독립을 꾀한 이유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해방 6개월을 남겨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아홉 생을 마감한 민족시인 윤동주의 혼을 느껴보자.
<쑥쑥문고 동시집 이주영 엮음(우리교육)> 초등학교 교사이자 아동문학평론가 이주영이 교육현장의 경험을 살려 엮은 동시집. 윤석중, 이원수, 권태응, 윤동주, 이오덕, 박목월, 김은영, 임길택 등 원로부터 현대 시인에 이르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학년별 수준으로 나누어 엮었다.
<주제별 동시선집 조월례 엮음(오늘)> 220편의 동시를 가족의 소중함, 생명과 환경, 일하는 삶, 역사 바로 보기, 자연의 아름다움 등 10가지 주제별로 묶어 개인적 성향이나 관심에 따라 골라 읽도록 하였다.
4. 우리 창작동화 - 우리 동화, 잘 고르는 법
- 우리 창작동화를 고르는 잣대 (추천도서)
1) 작가의 올바른 아동관과 사상
아이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예쁘고 고운 모습만 보여주면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힘을 기르지 못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어린이의 주체성을 키우고 삶의 가치를 찾도록 한다.
2)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은 첫째도 둘째도 재미다. 어른들이 온갖 이유를 대며 권해도 흥미롭지 못하면 책은 읽을지언정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좋은 책을 고르되 먼저 우리 아이에게 흥미가 있을지부터 생각한다. (<만년샤쓰 방정환/김세현(길벗어린이)>, <팔려가는 발발이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보리)>)
3) 적절히 녹아 있는 교훈
어린이책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교육성’이다. 좋은 우리 동화는 교육적 가치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강아지똥 권정생/정승각(길벗어린이)>,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 권정생 외/강요배(창비)>, <약초 할아버지와 골짜기 친구들 황선미/김세현(사계절)>)
4) 지금 우리 아이들의 현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다뤄질 때, 또래 아이들이 나올 때, 자기가 겪었음직한 이야기가 나올 때 눈을 반짝 뜬다. 허구인줄 알면서도 울고 웃고 분노하고 좌절하는 것은 다름 아닌 예술의 경험이다. (<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권사우(웅진닷컴)>,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위기철/이희재(사계절)>,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송진헌(푸른책들)>)
5) 편견이 없어야 한다
아이에게 편견을 주는 것은 평생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차단하는 위험한 일이다. 좋은 어린이책은 사는 처지, 사는 곳, 피부색, 종교, 성별, 나이 등 어떤 상황, 이유에서도 편견을 갖게 하지 않는다.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이금이/원유미(푸른책들)>, <가방 들어주는 아이 고정욱/백남원(사계절)>)
6) 생생한 겨레의 정신
1920년대 방정환 선생은 그 시대 아이들을 독립의 역군으로 키우고자 했다. 어린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것이 바로 독립할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칠칠단의 비밀 방정환/김병하(사계절)>, <떡배 단배 마해송/백남형(너른들)>, <아름다운 고향 이주홍/손장섭(창비)>, <숲속 나라 이원수/김원희(웅진닷컴)>, <메아리 소년 이원수/이정규(창비)>, <5월의 노래 이원수/김용덕(창비)>, <민들레의 노래 이원수/양성용(사계절)>)
7) 신기하고 재미난 상상의 세계
상상의 세계를 모험하는 것은 어린이의 특징이자 권리이다. 판타지동화는 지금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도 가능할 수 있다는 꿈을 키워주어 의식을 성장시키는 밑거름 역할을 한다.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 임정자/이형진(창비)>, <고양이 학교 김진경/김재홍(문학동네)>, <말박사 고장수 곽옥미/김유대(시공주니어)>)
8) 쉽고 재미있는 우리말
동화를 읽는 즐거움은 문체에 따라 좌우된다. 필요 이상으로 멋을 부리거나 늘여놓은 문장, 복잡하거나 한참 생각해야 이해가 되는 난해한 문장은 동화를 재미없게 만드는 치명적 요인이다. 또 저속한 말, 유행어, 상투어, 관념어들이 섞여 있지 않아야 한다. 읽으면 바로 그 뜻을 알 수 있고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책이 좋다. (<황소 아저씨 권정생/정승각(길벗어린이)>)
9) 아름답고 감동을 주는 그림
그림은 많은 이야기를 함축해서 보여주며 글이 다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그림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질이 좋은 책을 골라라. (<너 먼저 울지 마 안미란/김종도(사계절)>,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김환영(사계절)>)
5. 다른 나라 동화 - 똑 소리 나게 고른 다른 나라 동화
- 다른 나라 동화를 고르는 잣대 (추천도서)
1) 보편적인 세계관
모든 편견을 넘어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시대에 맞는 책을 골라주자.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도 다른 나라 동화 읽기의 즐거움이다.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다니엘 포세트/베로니크 보아리/최윤정(비룡소)>, <선생님하고 결혼할 거야 다니엘 포세트/장 프랑수아 뒤몽/최윤정(비룡소)>, <사랑에 빠진 꼬마 마녀 군터 프로이스/질케 브릭스 행커/김경연(길벗어린이)>,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롤프 레티시/햇살과나무꾼(시공주니어)>, <개 한 마리 갖고 싶어요 아놀드 로벨/조은화/보물섬(푸른나무)>)
2) 여러 나라 동화 고루 읽기
책조차도 서구 중심으로 읽는다면 다양한 문화를 느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진 아시아나 동구권, 제3세계 작품들을 고루 읽혔으면 좋겠다. (일본 : <모두가 고릴라 야마나카 히사시/오타 다이하지/이경옥(사계절)>, 터키 : <제이넵의 비밀편지 아지즈 네신/최정인/이난아(푸른숲)>, 스웨덴 : <사자왕 형제의 모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김경희(창비)>, 핀란드 : <즐거운 무민 가족 토베 얀손/햇살과나무꾼(소년한길)>)
3) 번역이 잘 된 책
번역이 잘못된 책은 쉽게 이해할 수 없고 따져가면서 읽어야 하므로 불편할 뿐 아니라 잘못된 문법에 노출될 수 있다. 역자를 꼼꼼히 살펴보고 역자를 명확하게 밝힌 책을 골라라.
4) 더 읽어볼 다른 나라 동화
<고물장수 로께 호셉 발베르두/김재남 옮김(푸른나무)>, <늙은 자동차 귀도스타스/다닐로 잔주끼/김홍래(서광사)>, <악어클럽 막스 폰 데어 그륀/신가영/정지창(창비)>, <왕시껑의 새로운 경험 장 요우 더어 외/김환영/유중하(창비)>,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간다/아버지의 꽃은 지고,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다 린하이윈/관웨이싱/방철환(베틀북)>,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수지 모건스턴/미레유 달랑세/김예령(문학과지성사)>, <천둥치는 밤 미셸 르미유/미셸 르미유/고영아(비룡소)>
3부 어린이책 Q&A -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어린이책에 관한 모든 것
Q: 그림책 고르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A: 그림만으로 이해가 가는 책을 고르세요
유아기와 유년기의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글자보다 그림을 읽는다. 때문에 그림만으로도 이해가 가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그림책이 좋다. (추천도서: <빨간 끈으로 머리를 묶은 사자>, <무지개 물고기>, <우리끼리 가자>, <모기와 황소>, <반쪽이>, <참새>, <새벽>, <생각만 해도 깜짝 놀라는 벌레는 정말 잘 놀라>, <수백만 개의 눈송이들> 등)
Q. 애니메이션 동화와 그림동화의 차이점
A. 애니메이션 동화만 보면 색에 대한 감각을 잃어요
우리 아이들이 읽는 애니메이션 동화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같은 서구의 동화가 주류를 이룬다. 특히 서구 애니메이션 동화는 그림이나 내용에서 절대적으로 서구인의 가치관을 반영하며 원색의 자극적이고 동적인 이미지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이런 색에 길들여지면 색에 대한 감각을 잃을 수 있다. 또한 스토리가 있기는 하지만 만화 형태의 그림에 더 중심이 가므로 그림과 글로 주제를 형상화한 이야기 그림책으로 감성을 자극해주는 게 좋겠다.
Q. 줄임판으로 된 고전 명작을 읽혀도 괜찮을까요?
A. 좀더 천천히 원작의 향기를 느끼도록 해주세요
요즘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읽어야 할 책을 ‘미리’ 읽힌다는 의미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줄임판 고전책을 많이 읽힌다. 그러나 많이 읽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무엇을 느꼈는지가 중요하다고 여긴다면 아이 수준에 맞는 제대로 된 책을 읽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겠다. 책을 공부하듯 읽히면 오히려 나이가 들었을 때 제 나이에 맞는 책조차 읽지 않으려 할 것이다.
Q. 책에 대한 정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나요?
A. 냉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보시면 됩니다
책을 선택할 때 무조건 광고를 믿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심심찮게 있다. 미국의 학자 에머슨은 출판된 지 일 년이 지나지 않은 책은 선택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좋은 책은 과대광고가 아니라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나 신간에 의존하지 말고 정평이 난 책 가운데 우리 아이에게 알맞은 책을 고르도록 하라. 또 광고나 신문 기사에 나온 책을 취사선택하는 안목을 키우는 데는 어린이책 관련 단체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 그림책을 읽히면 글자를 빨리 깨우칠 수 있나요?
A. 그림책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이 먼저입니다
아이가 글자를 빨리 깨우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림책을 글자를 가르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면 아이는 영영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하고 책에서 멀어질 것이다. 그림책으로 ‘학습’을 시키려 하다보면 자꾸 질문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예상하면서 답을 준비하느라 미적, 예술적 가치,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험, 리듬, 인물들의 표정, 색깔, 선, 모양 등 여러 즐거움을 놓치고 만다. 풍부하게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읽다 보면 한글은 자연스럽게 깨치게 될 것이다.
Q. 방학중에는 독서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놀면서도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어요
방학중에는 약간 게으름을 피울 여유를 주면서 책으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읽은 책의 목록을 여러 분야별로 작성하게 하고 많이 읽지 않은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서점에서 사서 읽을 계획까지 세우게 하면 아이도 스스로 부족함도 느끼고 행동에도 옮기기 쉬워진다. 함께 가는 여행에서 짜투리 시간을 내어 온 가족이 책을 함께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방학이 끝나면 목표했던 것을 이루었는지 살펴보고 책거리를 하여 격려해주면 좋겠다. (방학중 추천도서 : <마음 알기, 자기 알기>,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어딸멋져>, <클라리스 빈의 우승컵 구출작전>, <클로디아의 비밀>, <파브르 식물기> 등)
Q. 주의력 결핍 장애에 걸린 아이를 위한 책읽기
A. 먼저 주의력 결핍 장애를 치료해야지요
‘주의력 결핍’도 아이를 힘들게 하는 요소일 텐데 엄마가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요하면 이중의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책읽기가 아이의 마음에 즐거움을 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지식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아이 마음에 짐이 되면 곤란하다. 우선은 아이의 주의력 결핍을 치료하는 데 집중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권해서 아이가 뭔가 해냈다는 자신감을 주길 바란다.
Q. 책보다 게임을 더 좋아해요
A. 게임 일기를 써보게 하세요
엄마가 먼저 게임은 나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겠다. 게임의 긍정적인 요소로는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과 게임의 법칙을 따르면서 일상 속의 규칙을 이해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요소가 많은 게임은 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여 아이들이 폭력에 둔감해지고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대인관계를 맺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아이가 하는 게임을 함께 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나아가 게임 일기를 쓰면서 자기가 하는 게임의 장단점을 스스로 점검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통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여 그에 어울리는 책을 권해주면서 게임을 허용하는 대신 책도 읽게끔 하라.
Q. 독후감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
A. 독후감 쓰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들이 독후감을 몇 장 써야 하는지 묻고 상투적으로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 책을 읽으면 반드시 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자기감정을 드러내기가 힘들다. 책을 읽고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클 때 독후감을 쓸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라. 둘째, ‘책을 읽은 동기-내용 요약-느낌’ 순 등 형식에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기 느낌을 담기보다는 상투적이고 형식적으로 쓰게 된다. 독서감상문은 말 그대로 책을 읽은 자신만의 감상을 쓴 글이다. 아이가 쓴 글에 대해서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기보다는 씌어 있는 느낌에 대해 함께 말하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듯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격려해주어라.
Q. 멀티 동화는 언제부터 보여주어야 할까?
A. 최소한 유아기는 지나야 합니다
멀티 동화는 그림이 움직이고 소리가 나서 아이들이 텔레비전 보듯 따라 보기만 하면 되는 반면, 활자도서는 생각을 요하는 두뇌활동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다르다. 멀티 동화의 장점은 화려한 색깔과 움직임에 민감한 아이들의 마음을 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점이라면 아이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인데, 장단점을 따지기보다는 어른들이 책도 보고 영화도 보는 것처럼 움직이는 동화는 책과는 다른 매체로 그 자체로 즐거움이 있다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유아기까지는 확실히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을 통해 사물을 이해하는 힘을 키우고, 풍부한 언어감각을 쌓으면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Q. 가정 독서지도에서 주의할 점을 알고 싶어요
A.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세요
첫째,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할 때 학습의 연장으로 생각하지 마라.
둘째, 명작전집을 선호하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셋째, 어른들이 먼저 책을 읽어 집안에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라.
넷째, 무조건 나이보다 앞서나가는 게 능사가 아니다. 아이의 지적 발달수준에 맞추도록 하라.
다섯째, 줄임판을 읽히지 말아라. 문학은 줄거리를 알기 위함이 아니라 그 향기를 즐기기 위해 읽는 것이다.
첫댓글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 김장성/노기동(사계절)> 이 책에서는 세상은 하느님이 만든 것이 아니라 미륵님이 어둠 속에 묻힌 땅을 뚫고 나와 하늘과 땅을 떼어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애들한테 읽히기에는 좀.... ^^;
그렇군요. 나도 몰랐는데....근데 전래 동화들은 원래 좀 그렇습니다. " 옛날에 옛날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이렇게 시작하잖아요. ^^ 재미있게 어린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는 책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