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추억의 백인 수비형 미드필더 콤비 디디에 데샹과 에마뉘엘 프티에 대한 회상을 해보련다.
프랑스는 80년대 중반부터 훌륭한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많이 배출했다. 쭉 정리를 해보면 80년대의 대표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전 풀햄 감독이었던 장 티가나와 전 빌바오 감독 출신 루이스 페르난데스이다. 90년대 초중반에는 아까 언급했던 데샹과 감독으로서 리옹의 4연패를 이끌었던 폴 르 구엔이 프랑스의 중원을 주름잡았었고 때에 따라서 마르셀 드사이가 원래 본업인 수비형MF와 중앙 수비수 두 포지션에 번갈아 출장하기도 했다. 유로96에서는 왼쪽부터 뱅상 게랭-데샹-크리스티랑 카람뵈 3볼란테가 위력을 발휘했다. 우승을 차지했던 98월드컵에서는 때에 따라서 2볼란테와 3볼란테를 병행했었는데 데샹과 프티가 메인이었고, 카람뵈는 제3의 임무였다. 역시 우승을 차지했었던 유로2000에서도 마찬가지로 2볼란테와 3볼란테를 병행, 데샹이 메인이었고 프티와 파트릭 비에라의 출장 비율은 반반정도 됐었다. 실패를 경험했던 2002년 월드컵에서는 프티와 비에라 2선 라인이었고, 8강에 그쳤던 유로2004에서는 흑인 콤비인 비에라와 클로드 마켈렐레가 뒤에서 지단과 피레스를 보좌했었다. 유로2004 이후에는 비에라와 페드레티 중심으로 가고 있다.
이제 데샹과 프티의 커리어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 보겠다. 우선 데샹부터.. 바용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67년생 데샹은 이후 낭트와 마르세유로 이적했다. 93년에는 마르세유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으며, 다음 해에 이탈리아 최고 명문팀 유벤투스로 이적하게 된다. 유벤투스 시절이 그의 최고의 전성기였는데 96년에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98년에 잉글랜드의 첼시로 이적한다. 2000년에는 스페인의 발렌시아로 이적했는데 부상과 신예 루벤 바라하에 밀려 벤치신세로 전락, 말년에 초라하게 클럽 은퇴를 하고 말았다. 2002년에는 AS모나코 감독으로 취임했으며, 특히 지난 시즌 모나코를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어 지도자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 대표팀 데뷔는 89년인 이탈리아 월드컵 지역예선 구유고전이었으며, 아쉽게 90년과 94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으나, 유로96 4강, 98월드컵 우승, 유로2000 우승을 경험한 뒤 2000년 카메룬 친선전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하였다.
모나코에서 왼쪽 풀백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70년생 프티는 97년에 잉글랜드의 강호 아스날로 이적했다. 프티는 아스날에서 전성기를 보냈었고, 2000년에는 마크 오버마스와 함께 500만 파운드에 스페인의 명문 바르셀로나로 스왑딜 되었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하여 커리어 사상 최악의 나날들을 보냈었고, 2001년에 잉글랜드의 강호 첼시로 이적,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다. 첼시에서 재기에 성공을 했으나 2003년에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의 구단주로 취임하게 되자 리빌딩 차원에서 그는 처절하게 외면당하기 시작했고, 결국 2004년에는 소속팀 없이 무적으로, 그리고 계속된 부상으로 신음하다가 올해 초 은퇴를 선언하였다. 대표팀 데뷔는 90년 폴란드와의 친선전이었으며 왼쪽 풀백으로 출장했었다. 데샹과 마찬가지로 94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고, 보직을 수비형MF로 변경한 이후 선배 게랭에게 밀려 유로96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으나, 98월드컵과 유로2000 연속 우승을 경험한 뒤, 2002월드컵에서 조별예선 탈락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월드컵 이후 그는 잦은 부상과 후임 감독 자크 상티니와 사이가 틀어지며 대표팀 은퇴를 결심하게 되었고, 그의 마지막 A매치 경기는 2002년 12월 구유고전이었다.
이제 데샹과 프티의 플레이 스타일과 조합에 대해서..
단신의 볼란테 데샹은 수비형 앵커맨 스타일로 주로 4백의 앞, 미드필드의 후방에서 볼을 안전히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롱패스와 숏패스가 장기이며, 그리고 전성기 시절엔 스루패스 마져 능란했다. 수비능력은 아주 좋지는 않지만 평균 이상이었고, 무엇보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수비수 로랑 블랑과 함께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단점이란, 너무 후방에서만 놀아서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수비수 출신의 장신 볼란테 프티는 홀딩과 앵커 플레이에 모두 능하다. 일단 수비수 출신 답게 볼커트와 프레싱이 아주 뛰어나며, 왼발 롱패스에 일가견이 있다. 덧붙여 말해 세트 피스시 그의 왼발은 프랑스의 확실한 공격 루트 중 하나였다. 데샹과는 달리 전방으로 침투가 능란해 득점력도 갖췄다. 특히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쐐기골로 유명하다. 그의 유일한 단점은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것.
둘의 조합은 아주 이상적이다. 뒤에서는 데샹이 볼관리와 커멘딩을 해주고, 프티가 강력히 압박한다. 그리고 둘다 숏패스와 롱패스에 능하며, 프티가 자주 앞으로 나와줘서 득점력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프티의 존재로 세트 피스 시 확실한 옵션이 있으며, 데샹이 멘탈적인 선구자 역할까지 한다. 둘의 조합이 너무 좋아서 특별한 단점을 끄집어 내기 어렵지만 둘다 전 이탈리아 대표팀 MF 알베르티니와 같은 킬패스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근데 어떤 이들은 유로2004 때의 흑인 볼란테 콤비였던 비에라와 마켈렐레가 데샹-프티 콤비 보다 더 뛰어났다고 말한다. 주관적이지만 서로 능력의 차이는 비슷하다고 보고있고, 취향의 차이겠지만 나는 데샹-프티 콤비를 더 선호한다. 단순한 수비적 측면에서는 있어서는 일단 최고의 홀딩능력을 발휘하는 비에라-마켈렐레 라인이 더 우수하다. 허나 마켈렐레는 대표팀에서 만큼은 큰 대회에서 부진했으며 패스 전개에 있어 투박하다. 그리고 비에라가 비록 만능맨일지라도 너무나 숏패스 위주의 조심스런 플레이를 선호해 롱킥에 의한 시원시원한 방향전환 패스나 전방으로의 정확한 긴 패스를 자주 볼 수 없다. 중거리슛에 있어서도 마켈렐레 보다는 프티가 나았다. 특히, 전방의 지단을 활용하는면에 있어서 비에라와 마켈렐레는 전적으로 수비에만 치중하는 경직된 플레이를 한 반면, 데샹과 프티는 유기적인 플레이로 그들의 공격적 재능도 발휘했었다.
프랑스 대표팀은 앞으로 비에라-페드레티 라인으로 갈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이들이 아주 이상적 조합으로 보이긴 하지만 대표적 선배들인 데샹, 프티, 마켈렐레의 장단점을 잘 분석하여 그나마 있는 부족한 부분들을 잘 메꿔나가 구겨질대로 구겨진 프랑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있어서 그들이 중심축이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P.S) 이런 글을 썼다고 저를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보지 마세요. 데샹과 프티가 더 끌릴뿐..
첫댓글움..뭐 데샹과 프티 조합이 정말 좋았고 고로 98월드컵 우승까지 할 수 있었지만, 때늦은 논의같네요..; 지금 이들을 회고한다고 해서 프랑스의 장기적인 부진이 씻어질 것 같진 않구요..; 요즘의 프랑스를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공격수와 공격형 미들인 피레가 너무 고립된단 생각이 들더라구요..후방에서의 지원불가
첫댓글 움..뭐 데샹과 프티 조합이 정말 좋았고 고로 98월드컵 우승까지 할 수 있었지만, 때늦은 논의같네요..; 지금 이들을 회고한다고 해서 프랑스의 장기적인 부진이 씻어질 것 같진 않구요..; 요즘의 프랑스를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공격수와 공격형 미들인 피레가 너무 고립된단 생각이 들더라구요..후방에서의 지원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