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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 존망지추(危急 存亡之秋)
사느냐 죽느냐 하는 위급한 시기란 뜻으로, 나라가 존재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중대한 때를 일컫는 말이다.
危 : 위태할 위(卩/4)
急 : 급할 급(心/5)
存 : 있을 존(子/3)
亡 : 망할 망(亠/1)
之 : 갈 지(丿/3)
秋 : 가을 추(禾/4)
출전 :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
앞으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위기를 즐긴다는 사람이 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새끼 호랑이를 잡는 사람들이다.
눈 먼 말 타고 벼랑을 가듯이 일부러 위험에 빠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위기를 맞을 때가 많다.
그만큼 슬기롭게 조심조심 헤쳐 나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성어가 수두룩하다. 여리박빙(如履薄氷), 위재단석(危在旦夕), 일발천균(一髮千鈞), 풍전등화(風前燈火) 등이다.
위급하기(危急)가 사느냐 죽느냐하는 것이 걸린 시기(存亡之秋)란 이 성어도 그만큼 급박하다. 여기서 가을 추(秋)는 시기, 때라는 의미다.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촉한(蜀漢)의 재상 제갈량(諸葛亮)의 유명한 출사표(出師表)에 등장하는 말이다.
위(魏), 촉(蜀), 오(吳) 삼국이 세력다툼을 할 때 촉의 유비(劉備)가 삼고초려(三顧草廬)했던 제갈량은 그에 보답하듯 신묘한 전략으로 기반을 잡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러다 유비가 죽으면서 부탁한 아들 유선(劉禪)을 보필하며 제갈량이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날 때 올린 글이 출사표란 것은 잘 알려진 바다.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께 올리는 글이 출사표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며 유선에게 올리는 간곡한 당부의 말이 담겼다.
중국 3대 명문에 들어가는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충신이 아니라는 말까지 전해진다.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선제께선 창업이 아직 절반도 이루어지기 전에 중도에서 붕어하셨습니다.
先帝創業未半, 而中道崩殂.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뉘고, 익주는 곤궁에 빠져 있으니, 이는 그야말로 존망이 걸린 위급한 시기입니다.
今天下三分, 益州疲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익주(益州)는 촉나라가 있었던 사천(四川)성 일대를 말한다. 성심을 다해 출사표를 올리고 출정한 제갈량은 그러나 보급이 충분한 위나라가 수비에 치중함으로써 대승을 거두지 못하고 진중에서 병사했다.
요즘 큰 경기에 임하거나 선거에 출마할 때 ‘출사표를 던지다’란 표현이 흔한데 제갈량이 유선에게 올렸듯 던지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미래의 희망을 품고 나설 때 이뤄줄 사람에게 정성을 다해 큰 뜻을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존망지추(存亡之秋)
존속과 멸망이 갈리는 중대한 시기
중국의 3대 명문이라 하면 효성과 우애를 절절히 나타낸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 한유(韓愈)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과 함께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를 꼽는다.
삼국시대(三國時代) 촉(蜀)의 재상이었던 제갈량은 유비(劉備)를 도와 나라의 기반을 다졌지만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선제가 죽자 위(魏)와 결전을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유비의 뒤를 이은 어린 군주 유선(劉禪)에게 출정에 앞서 올린 글이 출사표다.
이 글의 첫머리에 존속과 멸망, 또는 생존과 사망, 즉 나라의 존망(存亡)이 결정되는 아주 절박한 시기라 표현한 데서 이 성어가 나왔다.
결단을 앞두고 햄릿(Hamlet)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라고 한 유명한 독백과 닮았다.
와룡(臥龍)이라 불리며 초야에 은거하던 제갈량을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발탁하여 중책을 맡겼던 유비는 이릉(夷陵)전투에서 패한 뒤 63세로 병사하고 만다.
제갈량은 어린 유선을 부탁하며 북방을 사수하라는 유비의 유언을 받들어 전장에 나가면서 우국충정의 글을 올렸다.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며 각 분야의 현명한 신하들로 나라를 굳건히 하라는 구구절절의 내용에 읽고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충신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왔다.
전후편이 있고 삼국지(三國志)와 문선(文選) 등에 실려 전한다. 앞부분의 내용을 보자. 선제께서 한실(漢室) 부흥의 대업을 시작하여 아직 반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면서 이어진다.
今天下三分, 益州罷蔽.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촉한의 익주 백성이 가장 피폐해 있습니다.
此誠危急, 存亡之秋.
지금이야말로 나라가 살아남느냐 망하느냐 하는 위급한 시기입니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도 선대에 충성을 바치던 신하들이 있으니 현명하게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제갈량 자신은 몸을 돌보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하는 식소사번(食少事煩)의 영향으로 병약해진 끝에 54세의 일기로 오장원(五丈原)에서 죽고 촉나라도 가장 먼저 망하고 만다.
스승을 나타내는 사(師)는 군사, 군대의 뜻도 있어 고대 군제로 군사 2500명 규모의 단위라 한다. 제갈량의 명문장 이후 출병하면서 황제에 나아가 고하는 글이 출사표의 일반명사가 됐다.
출전뿐만 아니고 큰일을 다짐하며 포부를 밝히는 것도 포함하여 '출사표를 내다', '출사표를 던지다'로 흔히 사용된다. 임금에 바치는 글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
▶️ 危(위태할 위)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병부절(卩=;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와 厃(우; 사람이 벼랑가에 선 모양, 깎은 듯이 선 벼랑, 쳐다보다, 위태롭다)로 이루어졌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병부절(卩)部와 厃(우, 위)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危자는 ‘위태롭다’나 ‘불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危자는 ‘재앙’을 뜻하는 厄(재앙 액)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또는 厃(우러러볼 첨)자와 㔾(병부 절)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厄자는 기슭 아래에 사람이 굴러떨어진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재앙’을 뜻하는 厄자 위로 사람을 그려 넣은 危자는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진 사람이 ‘위태롭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危(위)는 높고 험한 경사진 땅으로 위태롭다, 위성(危星)의 뜻으로 ①위태하다, 위태롭다 ②불안하다 ③두려워하다, 불안해하다 ④위태롭게 하다, 해치다 ⑤높다, 아슬아슬하게 높다 ⑥엄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엄정하다(엄격하고 바르다), 엄하게 하다 ⑦발돋움하다 ⑧병이 무겁다, 위독하다 ⑨바르다, 똑바르다 ⑩빠르다 ⑪마룻대(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용마루(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 ⑫별의 이름 ⑬거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위험한 고비를 위기(危機), 실패하거나 목숨을 다치게 할 만함을 위험(危險), 형세가 매우 어려움을 위태(危殆),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병세가 무거움을 위중(危重), 매우 간절함을 위간(危懇), 두렵고 불안함을 위공(危恐), 아주 위독함을 위극(危劇), 위급하고 절박함을 위발(危悖), 매우 피로함을 위비(危憊), 병세가 매우 중하여 생명이 위태로움을 위독(危篤), 위태로워 망하려 함을 위망(危亡), 두려워함 또는 그런 느낌을 위구(危懼), 위험한 상황 또는 위험스런 지역을 위역(危域), 처신이나 행동이 매우 그릇됨을 위왕(危枉), 위험한 말을 적은 글장이란 뜻으로 직언의 상소문을 이르는 말을 위장(危章), 위험을 무릅쓰는 심정을 위종(危悰), 중형에 해당하는 죄를 위죄(危罪), 위태로운 목숨을 위천(危喘), 위독한 병세가 지속됨을 위철(危綴), 위험을 무릅쓰는 충정을 위충(危衷), 대단히 황망함을 위황(危惶), 편안함과 위태함을 안위(安危), 외롭고 위태함을 고위(孤危), 위급한 것을 구함을 구위(救危), 위험한 지경에서 벗어남을 탈위(脫危), 형세가 위태로움을 경위(傾危), 위태롭게 여김을 회위(懷危), 위태한 때를 탐을 승위(乘危), 위태로운 처지를 붙들어 줌을 지위(持危),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알을 쌓아 놓은 것같이 위태롭다는 뜻으로 몹시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위여누란(危如累卵), 아슬아슬한 순간 또는 아주 급한 순간을 일컫는 말을 위여일발(危如一髮),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몹시 위험함을 일컫는 말을 위험천만(危險千萬),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위방불입(危邦不入), 매우 위태함을 일컫는 말을 위태위태(危殆危殆), 시국이나 병세가 매우 위급하여 안심하기 어려움을 일컫는 말을 위다안소(危多安少), 위험이 조석에 달려 있다는 말을 위재조석(危在朝夕) 등에 쓰인다.
▶️ 急(급할 급)은 ❶형성문자로 忣(급)은 동자(同字)이다. 急(급)은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刍(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刍(추)는 남을 쫓아 따라가는 모양이며 조급한 마음(心)이라는 뜻과 합(合)하여 급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急자는 ‘급하다’나 ‘재촉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急자는 心(마음 심)자와 刍(꼴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刍자는 及(미칠 급)자가 변형된 것이기 때문에 急자는 心자와 及자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及자는 사람을 뒤에서 붙잡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急자는 이렇게 사람을 붙잡는 모습에 心자를 더한 것으로 떠나는 사람을 붙잡고 싶은 ‘초조한 마음’을 뜻하고 있다. 그래서 急(급)은 (1)변화나 진행이 별안간 빠르고 아주 심한의 뜻을 나타냄 (2)비탈진 정도가 크고 험함의 뜻을 나타냄 (3)병세(病勢)나 어떤 사태(事態) 따위를 유예(猶豫)할 수 없이 위급(危急)한. 다급한 (4)생각지도 않은 어떤 일이나 현상(現狀)이 별안간, 갑작스럽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급(急)하다 ②중요(重要)하다 ③켕기다(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다) ④재촉하다 ⑤빠르다 ⑥긴요(緊要)하다 ⑦줄다 ⑧경계(警戒)하다 ⑨갑자기 ⑩엄하게 ⑪휴가(休暇)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촉할 촉(促), 급할 표(慓), 급할 황(遑), 급할 구(絿), 조급할 조(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느릴 완(緩)이다. 용례로는 요긴하고 급함을 긴급(緊急), 물가나 시세 따위가 갑자기 오름을 급등(急騰), 급하고 격렬함을 급격(急激), 급히 늘어남을 급증(急增), 급하고 빠름을 급속(急速), 급히 줆을 급감(急減), 물가나 시세 등이 급히 떨어짐을 급락(急落), 급한 성질을 급성(急性),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급히 침을 급격(急擊), 일이 중대하고도 급함을 긴급(緊急),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더할 수 없이 몹시 급함을 지급(至急), 성질이 급함을 성급(性急),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일이 바싹 닥쳐서 매우 급함을 다급(多急), 급한대로 우선 처리함을 응급(應急), 위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구급(救急), 걷잡을 수 없이 타는 불과 같이 썩 급함을 화급(火急), 눈썹이 타게 될 만큼 위급한 상태라는 뜻으로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매우 다급한 일이나 경우를 비유한 말을 초미지급(焦眉之急), 눈썹이 타는 위급함이라는 뜻으로 잠시도 늦출 수 없는 다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소미지급(燒眉之急),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급히 가면 잘 걸을 수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급하게 서두르면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을 급행무선보(急行無善步),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이르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사태가 돌연히 바뀌어 결정적인 형국으로 치달음을 일컫는 말을 급전직하(急轉直下), 마치 별똥 빛 같이 급하고 빠름을 일컫는 말을 급어성화(急於星火), 특별히 사람을 보내서 급히 알려준다는 말을 전인급보(專人急報) 등에 쓰인다.
▶️ 存(있을 존)은 ❶회의문자로 侟(존)과 통자(通字)이다. 子(자; 약한 아이)와 在(재; 만물이 살고 있다)의 생략형(省略形)으로 이루어졌다. 아이가 살고 있음을 불쌍히 여겨 동정을 베푼다는 뜻이다. 전(轉)하여 오래 살다, 있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存자는 '있다'나 '존재하다', '살아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存자는 才(재주 재)자와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才자는 땅속에서 올라오는 초목을 그린 것이다. 存자는 이렇게 어린 초목을 뜻하는 才자와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는 어린아이의 안부를 묻는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여기서 안부라고 하는 것은 생존 여부를 묻는다는 뜻이다. 조그만 병치레에도 쉽게 목숨을 잃었던 예전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在자는 이렇게 '안부를 묻다'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후에 '있다'나 '존재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存(존)은 ①있다, 존재하다 ②살아 있다 ③안부를 묻다, 노고를 치하하고 위로하다 ④존문(存問)하다, 문안하다 ⑤보살피다, 살펴보다 ⑥보존하다, 보전하다 ⑦편안하다 ⑧관리하다, 관장하다 ⑨생각하다, 그리워하다 ⑩가엾게 여기다 ⑪마음이 향하다, 쏠리다 ⑫세우다, 설치하다 ⑬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다다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유(有), 날 생(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빠질 몰(沒),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이다. 용례로는 현존하여 있음 또는 있는 그것을 존재(存在), 보존과 폐지를 존폐(存廢), 생존하여 자립함을 존립(存立), 계속하여 존재함을 존속(存續), 제도나 설비 따위를 없애지 않고 그대로 둠을 존치(存置), 아직 살아서 목숨이 붙어 있음을 존명(存命),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 또는 생존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존부(存否), 삶과 죽음 또는 존재와 멸망을 존망(存亡), 살려 주어 양육함을 존육(存育), 다른 지방에 임시로 머물러 삶을 존접(存接), 꿋꿋하게 주견을 가짐을 존주(存主), 잊지 않고 생각에 늘 지니어 둠을 존념(存念), 남아 있거나 남겨 둠을 존류(存留), 마음속의 생각을 존심(存心), 없애지 않고 보존하여 둔 원안의 문건이나 안건을 존안(存案), 본디의 양심을 잃지 않도록 그 착한 성품을 기름을 존양(存養), 셈에서 어떤 것을 넣거나 빼거나 함을 존발(存拔), 위로하여 안심하게 함을 존무(存撫), 이미 존재함 또는 이전부터 있음을 기존(旣存), 의지하고 있음을 의존(依存), 보호하여 남아 있게 함을 보존(保存),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 지금 생존함을 현존(現存), 함께 도우며 살아나감을 공존(共存), 실제로 존재함을 실존(實存), 남아 있음을 잔존(殘存), 엄연하게 존재함을 엄존(嚴存), 언제나 존재함을 상존(常存), 같이 있음이나 함께 생존함을 동존(同存), 쓰고 난 뒤에 남아 있는 돈이나 물건을 여존(餘存), 건강 따위를 소중히 보존함을 정중하게 하는 말을 온존(溫存), 양친이 모두 살아 계심을 구존(俱存), 제 힘으로 생존하는 것을 자존(自存), 존속하느냐 멸망하느냐의 매우 위급한 때 또는 죽느냐 사느냐의 중대한 경우를 이르는 말을 존망지추(存亡之秋), 죽고 사는 중대한 시기를 일컫는 말을 존망지기(存亡之機), 어떤 존재는 인정하나 그 존재하는 까닭을 논하지 않음이나 그대로 버려 두고 이러니저러니 더 따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존이불론(存而不論), 몸을 편안하게 보존하는 길을 일컫는 말을 존신지도(存身之道), 낡은 예의나 허례를 버리지 못하고 그냥 남겨둠을 일컫는 말을 존양지의(存羊之義) 등에 쓰인다.
▶️ 亡(망할 망, 없을 무)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兦(망)이 본자(本字),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망하고 도망해 와서 숨는다는 뜻이 합(合)하여 망하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亡자는 ‘망하다’나 ‘도망가다’, ‘잃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亡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돼지머리와는 관계가 없다. 亡자의 갑골문을 보면 칼날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칼날이 부러졌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칼날이 부러졌다는 것은 적과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亡자는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의미에서 ‘멸망하다’나 ‘도망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전쟁에서의 패배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亡자에는 ‘죽다’나 ‘잃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亡(망, 무)은 ①망하다, 멸망하다, 멸망시키다 ②도망하다, 달아나다 ③잃다, 없어지다 ④없애다 ⑤죽다 ⑥잊다 ⑦업신여기다, 경멸하다 ⑧죽은, 고인(故人)이 된 그리고 없을 무의 경우는 ⓐ없다(무) ⓑ가난하다(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이룰 성(成), 있을 유(有), 일 흥(興)이다. 용례로는 죽은 아버지를 망부(亡父), 망명해 온 사람을 망객(亡客), 아주 주책없는 사람의 낮은 말을 망골(亡骨), 패가망신할 못된 짓을 망덕(亡德), 죽은 며느리나 죽은 아내를 망부(亡婦), 망할 징조를 망조(亡兆), 죽은 뒤를 망후(亡後), 망할 조짐을 망괘(亡掛), 집안이 결딴남을 망가(亡家), 망하여 없어진 나라를 망국(亡國), 있는 것을 아주 없애 버림을 망살(亡殺), 사람의 목숨이 끊어져 죽는 때를 망종(亡終),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일을 망축(亡祝), 무례한 언동을 망상(亡狀), 죽은 사람의 혼을 망혼(亡魂), 장사葬事를 치르는 동안에 죽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망인(亡人), 손아래 사람의 죽은 날을 망일(亡日), 죽은 아이를 망아(亡兒),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망신(亡身), 죽은 사람의 영혼을 망령(亡靈), 자기 나라의 정치적 탄압 따위를 피하여 남의 나라로 몸을 옮김을 망명(亡命), 피하여 달아남이나 쫓기어 달아남을 도망(逃亡), 망하여 없어짐을 멸망(滅亡), 꺼져 없어짐을 소망(消亡), 잘 되어 일어남과 못 되어 없어짐을 흥망(興亡), 잃어 버림이나 망하여 없어짐을 상망(喪亡), 싸움에 져서 망함을 패망(敗亡), 쇠퇴하여 멸망함을 쇠망(衰亡), 위태로워 망하려 함을 위망(危亡), 사냥이나 주색의 즐거움에 빠짐을 황망(荒亡), 양을 잃고서 그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실패한 후에 일을 대비함 또는 이미 어떤 일을 실패한 뒤에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망양보뢰(亡羊補牢),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려움 또는 방침이 많아 할 바를 모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망양지탄(亡羊之歎), 나라가 망함에 대한 탄식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탄(亡國之歎), 나라를 망치는 음악이란 뜻으로 저속하고 난잡한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음(亡國之音), 망하여 없어진 나라의 백성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민(亡國之民),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물건을 얻거나 잃거나 함에 있어 그 이해를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을 망극득모(亡戟得矛), 죽을 죄를 저지른 사람이 몸을 감추어 멀리 도망함을 일컫는 말을 망명도주(亡命逃走)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秋(가을 추/밀치 추)는 ❶회의문자로 秌(추), 鞦(추)의 간자(簡字), 秌(추)가 본자(本字), 龝(추)가 고자(古字)이다. 禾(화; 곡식)와 火(화; 불, 말리는 일)로 이루어졌다. 秋(추)는 곡식을 베어서 말리는 뜻에서, 그렇게 하는 계절(季節)인 가을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秋자는 '가을'이나 '시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秋자는 禾(벼 화)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래서 秋자는 가을에 곡식이 익어가는 모습을 火자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곤 했다. 그런데 秋자의 갑골문을 보면 禾자가 아닌 메뚜기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메뚜기를 구워 단백질을 보충하던 시기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본래 '가을'은 메뚜기를 구워 먹는 계절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소전에서 메뚜기가 아닌 禾자가 쓰이면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秋(추)는 (1)시기(時期)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을 ②때, 시기(時期) ③세월(歲月) ④해, 1년 ⑤여물다 ⑥날다 ⑦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⑧시름겹다 ⑨추상(秋霜)같다 ⑩밀치(마소의 꼬리에 거는 나무 막대기) ⑪그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봄 춘(春)이다. 용례로는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로 음력 8월 15일 한가위를 추석(秋夕),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둬 들이는 일을 추수(秋收), 가을 밤을 추야(秋夜), 가을에 거두는 모든 곡식을 추곡(秋穀), 가을철에 느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추사(秋思), 가을 빛이나 가을의 경치를 추색(秋色), 가을의 구름 낀 하늘을 추음(秋陰),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추량(秋涼), 가을 경치를 추경(秋景), 가을의 찬 기운을 추랭(秋冷), 가을 밤의 달을 추월(秋月), 가을날 또는 그날의 날씨를 추일(秋日), 가을 하늘을 추천(秋天), 맑게 갠 가을날을 추청(秋晴), 가을철의 잔잔하고 맑은 물결을 추파(秋波), 가을갈이로 다음 해의 농사에 대비하여 가을에 논밭을 미리 갈아 두는 일을 추경(秋耕), 가을 바람을 추풍(秋風), 가을에 내리는 서리라는 뜻으로 백발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추상(秋霜), 가을철에 털을 갈아서 가늘어진 짐승의 털이란 뜻으로 몹시 작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추호(秋毫), 익은 보리를 거두어 들이는 일을 맥추(麥秋), 봄과 가을을 춘추(春秋), 가을의 석 달 동안을 삼추(三秋), 늦가을을 만추(晩秋), 가을이 한창일 때라는 뜻으로 음력 8월을 달리 이르는 말을 중추(仲秋), 초가을을 조추(肇秋), 늦가을을 모추(暮秋), 늦은 가을을 심추(深秋), 다음에 다가오는 가을로 내년 가을을 내추(來秋),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좋은 계절인 가을을 이르는 말을 추고마비(秋高馬肥), 가을철에 털갈이하여 가늘어진 짐승의 털끝이라는 뜻으로 매우 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추호지말(秋毫之末),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라는 뜻으로 세력 따위가 갑자기 기울거나 시듦을 이르는 말을 추풍낙엽(秋風落葉), 마음이 아주 깨끗하고 청렴하여 조금도 남의 것을 범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추호불범(秋毫不犯)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