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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국사회인야구연합회 원문보기 글쓴이: 야구연합
롯데 강민호가 들려주는 '명품 포수 되기'(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Q. 사회인야구 6년 차의 포수입니다. 사실 말이 ‘포수’지 지난해까진 유격수였습니다. 주전포수가 전근 가는 바람에 순전히 어깨가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올해부터 포수를 맡게 됐습니다. 원체 포수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팀의 ‘안방마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포수의 기초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서울 김기성 -
A. 흔히 투수와 포수의 관계를 ‘부부’에 비유합니다. 틀린 말도 아닙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투수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이러한 투수를 잘 리드해야 하는 것이 포수의 일입니다. 포수가 투수의 공을 어떻게 받고, 투수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이끄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 납니다. 그래서 포수를 ‘안방마님’ 혹은 ‘아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말만 그런 게 아닙니다. 포수의 수비번호는 2번입니다. 1번인 투수 다음입니다. 어쩌면 공만 던지면 그만인 투수보다 수비에선 훨씬 중요한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포수의 할 일이 무엇인지 확인하시면 이해가 빠르리라 봅니다.
먼저 포수는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와 상·하·좌·우로 떨어지거나 휘는 온갖 변화구, 심지어는 폭투까지 포구해야 합니다. 포수의 포구실력이 떨어지면 투수는 마음껏 공을 던지지 못합니다. 따라서 포수는 자기 팀 투수의 성향이나 구종을 항상 머릿속에 기억해야 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포수는 상대 타자의 장·단점과 심판의 성향까지 고려해 공 배합을 해야 합니다. 공 배합의 중요성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으셨을 테니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도루저지나 주자 견제, 파울볼의 대응, 1루 혹은 3루의 베이스 커버 역시 포수의 몫입니다. 무엇보다 포수는 이 많은 일을 마스크나 프로텍터, 레가드 등 무거운 방어용 기구를 몸에 걸친 채 수행해야 합니다. 정말이지 보통 고단한 포지션이 아닐 수 없는데요. 애석하게도 포수는 하는 일만큼 그리 빛이 나는 포지션은 아닙니다.
궂은일은 도맡지만, 다른 포지션에 비해 주목을 받는 것도, 그렇다고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몸집만 크고, 야구 센스가 부족한 선수들의 포지션으로 알려져 야구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었습니다. 각설하고.
하지만, 현대야구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투수들의 구속이 증가하고, 다양한 변화구들이 출현하기 때문입니다. '뛰는 야구'가 대세를 이루고, 타자들의 타격능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포수 대우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포수에 재미를 느끼는 유소년 야구선수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학교 야구부만 가도 제2의 진갑용(삼성), 박경완(SK), 김상훈(KIA)이 되겠다고 비지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회인야구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 사회인야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포지션이 투수였다면 이제는 포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투수를 비롯한 전체 수비진을 지휘하는데다 출전 시간도 가장 긴 까닭입니다. 여기다 사회인야구는 포수의 비중이 무척 큽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회인야구 포수 가운데 2루 송구는 고사하고 투수에게도 정확히 공을 던지지 못하는 이가 부지기수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포지션인 ‘포수’에 관해 이야기해줄 명강사를 모셨습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포수 강민호(25)입니다. 앞으로 10년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대표 포수’로 꼽히는 강민호는 젊은 포수 가운데 ‘포수가 할 일’을 가장 잘 아는 이로 통합니다.
<박동희의 원포인트레슨>에서 강민호에게 ‘포수의 기본’을 물었습니다. 돈 주고도 볼 수 없는, 어디서도 배우기 어려운 강민호의 원포인트레슨을 잘 보시고 그라운드에서 직접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자이언츠의 안방마님’ 강민호가 들려주는 원포인트레슨 동영상 1
‘자이언츠의 안방마님’ 강민호가 들려주는 원포인트레슨 동영상 2
1. 포구(Catching)
ㄱ. 기본자세
(1) 양다리는 어깨 폭보다 약간 넓게 벌립니다.
(2)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댄 채 최대한 편하게 앉습니다.
다른 포지션처럼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자세가 좋은 폼이다(사진=스포츠춘추) |
(3) 어떤 공에도 반응할 수 있도록 긴장을 푼 상태에서 어깨는 양쪽 겨드랑이에 살짝 댑니다.
(4) 사인을 낼 때는 양다리를 오므려 상대팀 1, 3루 주루코치에게 들키지 않도록 합니다.
야구에서 사인 훔치기보다 어리석은 건 오히려 사인을 노출한 것이다. 최대한 사인을 가리는 것이 포수가 할 일이다(사진=스포츠춘추) |
(5) 미트(포수 글러브)는 집게손가락이 ‘ㄷ’자가 되도록 잡습니다. 그래야 포구에서 송구로의 이행이 빨라지는데다 손가락을 다칠 위험도 줍니다.
(6) 가슴은 투수의 표적입니다. 가슴의 넓이와 높이가 스트라이크존이 되므로 가슴을 반듯이 편 상태로 포수 미트를 투수에게 향합니다.
(7) 투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포수 미트를 달리합니다. 투수의 공이 전반적으로 낮을 때는 가슴 위치에 미트를 대고 조금 높게 던지도록 유도합니다. 반대로 투수의 공이 전반적으로 높을 때는 무릎 정도에 미트를 대고 낮게 던지도록 이끕니다.
(8) 투수의 투구 동작이 끝날 때까지 미트는 움직여선 안 됩니다. 또한, 몸을 움직일 때는 타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움직여야 합니다. 투구 전 포수가 지나치게 큰 동작으로 움직이면 타자는 주간 경기엔 소리로, 야간 경기엔 그림자로 포수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압니다. 이는 어느 코스로 공이 올지 타자에게 대놓고 귀띔을 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ㄴ. 유주자 시 자세
(1) 오른손을 허리 근처에 두고, 포구하자마자 미트에 손을 넣어 송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송구에 대비해 왼발을 한발 정도 앞에 둡니다.
(2) 가능한 홈플레이트 앞쪽으로 위치합니다. 그렇게 할수록 투·포수 간의 거리가 좁혀져 투수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낍니다. 포수 역시 원바운드와 파울팁에 보다 쉽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3) 엉덩이 위치는 조금 높게 두고, 등은 평평하게 유지합니다.
ㄷ. 포구
(1) 미트는 스트라이크 존을 따라 원을 그리며 움직입니다. 무릎보다 높은 공은 집게손가락을 위로, 무릎보다 낮은 공은 집게손가락이 아래를 향합니다.
미트는 원을 그리듯 돌린다. 그것이 가장 기본이다(사진=스포츠춘추) |
(2) 공을 잡을 때는 미트를 뻗지 말고, 눈앞에서 가볍게 당기듯 잡습니다.
(3) 몸의 중심으로 공을 감싸듯이 잡아야 미트에서 “펑펑”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소리가 클수록 투수는 투구에 자신감을 갖습니다.
미트가 쫓아나가선 안 된다(사진=스포츠춘추) |
2. 송구(Throw)
(1) 포수 송구는 ‘민첩한 동작’ ‘빠른 구속’ ‘정확한 컨트롤’ ‘자연스러운 폼’ 등 4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민첩한 동작’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1루에서 2루까지 뛰는 데는 4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주자의 리드를 고려하면 실제론 3.5초의 승부입니다. 따라서 유주자 시 포수는 최대한 빠르고 간결한 동작으로 송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포수는 투수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테이크 백으로 오른쪽 귀 바로 뒤에서 송구합니다.
포수의 송구는 테이크 백이 짧아야 한다(사진=스포츠춘추) |
(2) 대개 주자는 변화구 타이밍에서 도루를 시도합니다. 속구보다 변화구의 구속이 느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수가 제아무리 강속구를 뿌려도 포수 송구가 느리면 변화구를 던진 것과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게 홈플레이트에서 2루까지의 거리는 39m입니다.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가 18.44m라는 점을 상기할 때 어째서 포수 송구의 구속이 빨라야 하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빠른 공을 던지려면 손목 스냅이 중요합니다. 최대한 빠르고 강하게 손목을 채는 것이 좋습니다.
(3) 많은 포수가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어깨만 강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투수처럼 포수도 구속보단 정확한 제구가 우선입니다. 정확하게 송구하려면 목표를 향하여 일직선으로 오른팔을 뻗어야 합니다. 설명이 어려우면 2루를 향해 활을 쏜다는 기분으로 일직선으로 오른팔을 뻗어보세요. 어느 정도 감이 오실 겁니다.
정확한 제구는 투수뿐만 아니라 포수에게도 중요하다(사진=스포츠춘추) |
이때 중요한 건 눈과 왼발입니다. 테이크 백부터 폴로 스루 때까지 눈은 정확히 목표물을 향합니다. 송구 시 왼발도 목표물을 향하여 내딛습니다. 그래야 엉뚱한 곳으로 송구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송구 목표는 2루수나 유격수가 어디에 있든 주자가 달려오는 방향의 베이스 바로 위(무릎 높이)입니다. 정확한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위해선 베이스 1보 앞이 이상적입니다. 타이밍 상 이 지점이 주자를 잡는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백 스텝은 사회인야구에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동작이다(사진=스포츠춘추) |
(4) 사회인야구 특성을 감안해 2루(또는 1, 3루) 송구훈련은 주 1회 50, 60개가 적당합니다. 아마추어나 프로는 매일합니다.
3. 블로킹(Block)
포수에게 바운드 공은 재앙입니다. 그만큼 처리하기 어려운 공도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 야구에서 바운드 공은 필수불가결합니다. 투수들이 장타를 의식해, 되도록 낮은 코스의 변화구를 많이 던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포수는 그러한 공을 빠뜨리지 않고 잘 잡아 팀 승리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말이 쉽지 웬만한 포크볼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면 제아무리 뛰어난 포수도 긴장하게 마련입니다.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요.
(1) 야구 중계를 통해 보셨겠지만, 프로야구 포수 대부분이 원바운드 공이 오면 공을 감싸는 형태로 몸을 숙입니다. 그래야 공을 몸 앞으로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동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바운드 공이 오면 재빠르게 양쪽 무릎을 모아 주저앉습니다. 동시에 등은 굽힙니다. 이때 가슴과 다리는 자연스럽게 90도를 형성합니다.
등은 굽어진 상태로, 턱 역시 들려선 안 된다(사진=스포츠춘추) |
(2) 강민호는 “블로킹 시 ‘훅-’하고 숨을 내뱉는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공이 프로텍터에 맞아도 멀리 도망가지 않는다고 하네요.
TIP 1. 포수는 언제 마운드에 올라가야 하나?
TIP 2. 내야 뜬공은 누가 처리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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