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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의 탄생
뮤지컬 <맘마미아!>는 프로듀서 쥬디 크레이머(Judy Craymer)의 참신한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팀 라이스(Tim Rice) 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던 쥬디 크레이머는 뮤지컬 <체스 Chess>를 제작하면서 전설적 그룹 ABBA의 멤버 베니 엔더슨(Benny Andersson)과 비욘 울베이어스(Bjorn Ulvaeus)와 처음 인연을 맺는다. 1989년, 세계적 히트를 구가하고 있는 그들의 음악성에 주목한 쥬디는 베니와 비욘에게 ABBA의 노래를 엮어 뮤지컬을 만들 것을 제안하고, 1994년 마침내 새로운 뮤지컬 <맘마미아!>의 신화가 탄생하게 된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음악의 힘을 넘어서서 세계 최고의 메가톤 급 뮤지컬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연극적 가치 때문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주인공은 바로 영국 극작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캐서린 존슨(Catherine Johnson). '선데이 타임스'는 그녀의 성과를 “이 작품의 재미는 노래를 장식의 수준에서 넘어서서 줄거리 속에 솜씨 있게 배치한 기술과 위트에 있다”라고 칭찬했다. 여기에 오페라와 연극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필리다 로이드(Phyllida Lloyd)가 연출가로 낙점되면서 <맘마미아!>의 히트는 이미 예견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떠오른 쥬디 크레이머와 함께 각본, 연출 모두가 동갑내기 여성으로 구성된 독특한 뮤지컬 <맘마미아!>는 팝 그룹 ABBA의 명성만큼이나 대단한 힘을 발휘하면서 오늘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21세기 뮤지컬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고의 흥행작
뮤지컬 <맘마미아!>가 오늘날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롱런 뮤지컬을 기다리고 있는 이 때에 웨버나 맥킨토시와 같은 주류가 아닌 이른바 비주류에서 빚어낸 롱런 신화였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뉴욕과 런던에서는 <캣츠 Cats>와 <미스사이공 Miss Saigon>등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의 고전들이 하나 둘씩 막을 내리면서 대를 이을 신작에 고민하고 있었다. 특히 런던의 경우 과거 1960년대 고전의 리바이벌만이 활발해 지면서 지루한 공황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뮤지컬 <맘마미아!>는 놀랄만한 작품의 힘으로 런던 뮤지컬 시장을 다시 전성기로 돌려놓는다.
1999년 4월6일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Prince Edward Theatre)에서 초연한 뮤지컬 <맘마미아!>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큰 갈채를 받으며 성공을 거둔다. 오프닝 이후, 박스 오피스 기록을 연일 갱신하며 입석까지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AP통신은 “<맘마미아!> 공연이 매일 새로운 박스 오피스 기록을 갱신하고 있으며 이것은 매우 당연한 현상”이라고 전했고, 데일리 메일은 “<오페라의 유령>과 <레 미제라블>의 뒤를 잇는 최고의 히트작”으로 평가했다.
<맘마미아!>의 행진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더욱 불이 붙는다. <맘마미아!>는 2001년 10월부터 <캣츠>가 막을 내린 뉴욕의 윈터가든(Winter Garden)극장에서 3년째 흥행 선두를 고수하였고 현재도 흥행 랭킹 탑 5위안에 들어있다.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에는 9.11 테러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99%를 올리며 초토화 된 미국 공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흥행신화는 오늘날 런던, 뉴욕과 더불어 전 세계 각지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런던, 뉴욕, 독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라스베가스 등 전세계 극장가에서는 매일 밤 1만 8천명이 넘는 관객들이 <맘마미아!>를 즐기고 있다. <맘마미아!>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조 4천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으며 현재도 계속 새로운 프로덕션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로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ABBA의 힘
뮤지컬 <맘마미아!>에는 전세계를 통해 사랑받았던 전설적인 그룹 ABBA의 주옥같은 대표 곡 22곡이 그대로 사용됐다. ABBA를 듣고 자란 30-50대 세대는 추억에 젖어 다음에는 어떤 곡이 나올까 기대하며 볼 정도다. 혹, ABBA를 모르는 세대라고 하더라도 신나고 대중적인 그들의 음악에 금새 익숙해져 공연장을 찾은 모든 관객들은 극장을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그룹 ABBA의 음악이 없었다면 이 뮤지컬은 탄생할 수 없었다. 그들의 음악적 역량이 뒷받침 되었기에 탄생하자마자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블록버스터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흥행은 현대 뮤지컬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이후 대중가요를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 붐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등장한 대표적인 작품이 퀸(Queen)의 노래로 구성된 뮤지컬 <위 윌 록 유 We Will Rock You>와 같은 작품이다. 하지만 <맘마미아!>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따뜻한 가족애의 감동 스토리
엄마와 단둘이 사는 딸이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옛 애인들을 만나 자신의 아버지를 가려낸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줄거리로 한 이 작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중년여인의 심리와 사랑의 가치, 청춘에의 동경 등 삶의 진솔한 가치들이 구석구석에 녹아 들어가 있다. 보편적 삶의 가치를 특정한 문화와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따뜻하고 가볍게 그려낸 장점 때문에 뮤지컬 <맘마미아!>는 전세계 관객들 누구에게나 감동을 전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첫 노래와 마지막 노래는 ABBA의 대 히트곡 'I have a dream'이다. 그 노래처럼 이 작품에서 사용된 그리스의 신화적 이미지는 정갈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사랑과 꿈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화이트와 블루의 아름다운 조명과 큰 장면 전환없이 기발하고 단순한 이동을 통해 보여지는 간결하고 실용적이면서도 관객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내는 무대는 <맘마미아!>가 지닌 꿈으로의 여정을 훌륭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맘마미아!>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지금까지 그 어떤 뮤지컬에서도 보지 못했던 21세기 대표적인 뮤지컬 다운 새롭고 모던한 무대를 보게 될 것이다.
서비스로 주어지는 성대한 커튼콜 또한 이 작품의 백미로 손꼽힌다. 세계 어디에서나 뮤지컬 <맘마미아!>의 커튼콜이 시작되면 초로(初老)의 관객들과 풋풋한 젊은이들이 함께 ABBA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일어나 춤을 추며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모든 세대를 즐겁게 하는 특별한 뮤지컬로서 그 가치를 발휘하는 순간인 것이다.
한국의 맘마미아
한국의 뮤지컬은 최근 몇 년간 양적,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나 다양한 연령층을 골고루 만족시키는 작품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우리가 항상 볼 수 있는 그런 중년의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모녀간의 사랑과 가족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Thank you for the music'이라는 극 중의 노래 제목처럼 서로 다른 세대가 음악을 통해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하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이다.
지금까지 <맘마미아!>가 공연되었던 그 어떤 곳에서도 신분,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 함께 일어나 춤추며 어우러졌으며 한국에서도 2004년 그 놀라운 광경이 공연 기간 내내 펼쳐졌다.
시높시스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 젊은 날 한때 꿈 많던 아마츄어 그룹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Donna)와 그녀의 스무살 난 딸 소피(Sophie)가 주인공이다.
도나의 보살핌 아래 홀로 성장해온 소피는 약혼자 스카이(Sky)와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 싶어하던 중 엄마가 처녀시절 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찾은, 자신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는 세 명의 남자, 샘(Sam Carmichael), 빌(Bill Austin), 해리(Harry Bright)에게 어머니의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낸다.
결혼식을 앞두고 분주한 소피의 집에 엄마의 옛 친구들이며 같은 그룹의 멤버였던 타냐(Tanya)와 로지(Rosie)가 도착하고 소피의 친구들도 부산해하며 즐거운 가운데 어머니의 옛 연인 3명이 한꺼번에 도착한다. 어머니 도나는 그들을 보고 크게 놀라 당황하며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흥분되는 마음에 진짜 아빠를 찾는데 여념이 없는 소피는 세 남자를 만난 후에 진짜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더욱 헷갈려한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세 명의 남자는 도나와 각기 옛 일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고 그중 샘은 아직도 도나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가 다시 자기를 향해 마음을 열기를 바라지만 도나는 혼란스러워하며 그를 거부한다.
드디어 소피의 결혼식 날, 결혼식이 거행되기 전, 도나는 축하객들 가운데 소피의 아버지가 있지만 자신도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소피 또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버지가 아니라 주체적인 자기 자신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소피는 자신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주인을 잃어버린 결혼식은 하객들의 왁자지껄한 권고 끝에 샘과 도나에게 돌아간다. 샘의 청혼 앞에서 망설이던 도나가 친구들과 하객들이 보내준 용기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 것이다.
행복한 결혼식 후 소피는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것을 노래하며 약혼자 스카이와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