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어날 때 향기를 토하고 물은 연못이 될 때 소리가 없습니다.
언제 피었는지 알 수 없는 정원의 꽃은 향기를 날려 자기를 알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을 잘 다스려 평화로운 사람은 한 송이 꽃이 피어나듯 아무리 침묵하고 있어도 저절로 향기가 납니다.
한 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과 만나고 참으로 많은 사람과 헤어집니다.
그러나 꽃처럼 그렇게 마음 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인간의 정이란 무엇일까요. 주고 받음을 떠나서 사귐의 오램이나 짧음과는 상관없이 부부도 자식도 친구도 그 어떤 인연도 사람으로 만나 함께 호흡하다 정이 들면서 더불어 고락을 나누고 기다리고 반기다가 마침내는 보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또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
그렇게 우리는 소담하게 살다가 비록 조금이나마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보내는 것이 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나무가 속을 비우는 까닭은 자라는 일 말고도 중요한 게 더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제 몸을 단단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랍니다. 그래서 대나무는 속을 비웠기 때문에 어떠한 강풍에도 흔들릴지언정 쉬이 부러지지 않는 것입니다.
며칠 비워 둔 방 안에도 금새 먼지가 쌓이는데 돌보지 않은 마음 구석인들 오죽하겠는가.
누군가의 말처럼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저도 서서히 그리고 차분하게 그 인연의 마지막 서사인 보냄을 준비할 때가 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몹시 슬프지만 후회없게 하려고 더욱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려 합니다.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 상처 받지 말고 아프지 말고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항상 주님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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